[인터뷰] JSPV 이정현 회장, "새만금에 태양광모듈 공급, 군산 태양광 메카 도약 총력"
[인터뷰] JSPV 이정현 회장, "새만금에 태양광모듈 공급, 군산 태양광 메카 도약 총력"
  • 조성구 기자
  • 승인 2020.08.21 19: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군산 제2산단 430억원 투자 제조공장 설립-경제 활성화 일익
기술력 바탕 셀·모듈 제조 '수직계열화'···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
해외 유명 태양광 그룹과 1천300억원 규모 수출 체결 '쾌거'
(주)JSPV 이정현 회장.
(주)JSPV 이정현 회장.

[국토일보 조성구 기자] '내수시장 기반을 강화해 국내 산업생태계를 창출하고, 기업들의 세계시장 진출을 확대하겠다.' 지난해 정부가 전남 영광풍력발전단지 준공식에서 야심차게 밝혔던 재생에너지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골자다. 하지만 1년 반이 지난 현재 재생에너지업계는 산업 기반 전체가 위기에 놓여있다. 특히 중국산 저가 제품이 잠식하고 있는 태양광의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정부의 보급 확대 정책으로 눈에 보이는 보급량은 증가했을지 모르지만, 태양광 패널 등을 생산하는 제조업은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 외산 기자재와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던 중견·중소 제조업체들은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거나 주 사업을 변경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정부 정책이 실제 국내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기술력으로 난국을 해쳐나가는 기업이 주목된다.

보급 일변도 국내 태양광 시장에 기술력으로 무장한 토종 제조기업의 약진이 매섭다.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태양광 패널제조업체 (주)JSPV. JSPV는 최근 새만금 에너지 클러스터 진출을 기반으로 자사의 태양광 제조 기술로 내수 시장 활성화에 나선다.

이정현 JSPV 회장은 "2020년은 JSPV가 다시금 도약하는 한 해가 될 것이며 이를 위해 관학연 등과 긴밀하게 준비 중"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정현 회장은 태양광 업계에서 올곧은 목소리를 내는 기업인으로 통한다. 외국산 제품이 국내에 밀려들자, 정부와 협회 등 다양한 통로를 통해 국내 시장을 살리기 위한 정책과 제도 개선 의견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그는 "태양광 정책에 목소리를 내느라, 정작 중요한 회사의 이익 창출이나 직원들을 챙기지 못했던 것이 마음 아프다"며 태양광 제조사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JSPV는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해 새롭게 도약을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새만금 태양광 사업 발주와 해외 유명 태양광 그룹과의 1,30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맺었다. 최근 JSPV는 군산시청에서 강임준 군산시장, 우범기 전라북도 정무부지사, 김흥철 한국산업단지공단 전북지역본부장, 김지중 (주)코리아에너지 대표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군산시 시민태양광발전소 프로젝트 협약'을 체결했다.

새만금 태양광 1지구 내 1-2지구 40만평에 육상 100MW, 수상 100MW 총 200MW 규모로 태양광 발전소가 건설되는 사업으로, JSPV는 모듈제조와 향후 A/S 부문을 전담한다. 새만금 재생에너지 사업은 2.1GW 규모로, 100만 가구가 사용 가능한 전력 공급을 목표로 4조6,000억원이 투자되며 연간 160만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군산시는 지난해 10월 군산 지역 새만금에 시민펀드 조성으로 발전소 운영을 계획했고, 이익을 관내 시민들에게 나눈다는 구상이다. 이에 올해 4월 새만금 재생에너지 민관협의회도 새만금 태양광 발전사업의 지역상생방안을 확정했다. 지역기업의 참여를 위해 '새만금사업 지역기업 우대기준'을 적용해 관내 기업의 발전소 시공 참여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JSPV는 이번 군산 새만금 프로젝트에 지역 상생방안의 일환으로 지역기업 시공, 기자재 공급, 인력채용 등 지역기여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참가를 결정했다.

- 새만금 사업이 진행 중이다. 어떻게 진행되나.

▲ 작년 말 군산시로부터 요청을 받았다. 군산시는 코로나19 이전부터 거제도와 함께 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조선업 불황과 GM대우 군산공장 철수로 실업률이 상승하고 인구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군산은 이를 타개하고자 새만금 1-2지구를 시민형태양광으로 발주해, 200MW 발전소를 건설한다. 여기에 JSPV가 모듈 제조기업으로 참여한다. 올해 4월 참여를 결정했고 지난 8월 20일 전라북도, 군산시와 정식 협약을 맺었다.

- 신규 법인으로 참여한다. 어떤 의미인가.

▲ (주)코리아에너지로 새 법인을 구성해 공장을 설립한다. 우선 군산대학교 내에 사업소를 구성하고 향후 신규공장 부지를 확정할 계획이다. 430억원을 투자해 총면적 6,500평, 공장면적 1,200평 규모로 제조공장을 건설한다. 이 곳에서 연간 250MW 규모의 모듈을 생산할 계획이다. 생산되는 모듈은 군산 프로젝트에 전량 공급한다. 군산에 JSPV의 계열사가 생기는 개념이다. 현재 JSPV 아산2공장에서는 400MW 규모의 모듈을 생산하고 있다.

- (주)코리아에너지가 의미가 있다. 평소 소신이 담겼나.

▲ 아산에 JSPV 설립 당시 '중국업체 아니냐'는 오해를 많이 받았다. JSPV는 100% 국내 기업으로 국내 인력과 기술력으로 발전해왔다. 대한민국 태양광 산업의 해외 진출 전략을 목표로 매진할 계획이어서, 회사명도 이를 고려해 코리아에너지로 명명했다.

- 8세대 전자동 설비 구축을 통한 '패널 생산 수직계열화'로 JSPV의 기술력은 정평이 나 있다. 향후 코리아에너지가 생산하는 제품에는 어떤 기술이 들어가나.

▲ 육상형 모듈, 수상형 모듈, 양면형 모듈(390W~410W)이 생산된다. 코리아에너지에는 독일제 8세대 전자동 생산설비가 구축된다. 8세대 설비는 이미 JSPV 공장에 설치돼 효율성을 인정받았다. JSPV의 모듈은 국내 대기업 H사, S사 등과 비교해도 객관적인 지표(출처-한국에너지공단)에서 전환효율이 가장 높다. 크기도 가장 소프트해 풍력과 풍압에 강하고 투자비도 적게 든다. 납(PB) 성분도 전혀 검출되지 않는다. 납 성분은 셀과 셀을 연결하는 '스트링' 작업에 불가피하게 사용되는데, JSPV는 다년간의 연구 개발로 납 성분 제로화를 달성했다. 더불어 군산지역이 해안 주변 지역임을 감안해, 습기 및 온도 등 외부 환경 변화에 내구성을 가진 지역적 특성에 맞는 특화된 모듈도 제조할 계획이다.

- 군산대학교와 산업협업식을 맺고 R&D 센터도 추진한다. 관내 기술 인재 육성에 힘을 보태고 있는데.

▲ 군산 지역이 경기침체로 재난관리 지역으로 선포된 만큼, 군산의 인재 육성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태양광 R&D를 기반으로 잉곳, 셀, 모듈, 설비 수직계열화로 지역의 활성화를 도모할 '미래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다. 코리아에너지는 관내 대학 및 연구원 등 인력을 연구개발, 제조부문 뿐 아니라 마케팅, 영업 등에 자체적으로 흡수할 것이다. 향후 500명 이상을 채용하고 단계별로 4년차 기준, 90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 JSPV 패널 효율은 타 기업에 비해 높다. 그럼에도 무조건적인 대기업 선호는 업계 발전에 저해가 된다. 대처 방안이나 극복하기 위한 경쟁력은.

▲ (비단 태양광뿐만 아니라) 대기업들은 하청 납품을 받아 마진을 수십%까지 높여 판매한다. 또 대기업이라는 이름으로 낮은 이자로 은행 대출을 받고 기계를 돌린다. 대출을 하청하고 자본에까지 마진을 매긴다. 언급한 바와 같이 JSPV의 모듈은 대기업 제품보다 성능이 좋다. 하지만 소비자나 공공기관들이 이름만 보고 대기업 제품을 구입한다. 그 동안 산업부나 학회 등에 많은 의견을 제시했지만 변화는 미미해 안타깝다. 결론은 기술력을 더욱 높이는 것 뿐이다. JSPV의 군산 프로젝트 참여는 그에 대한 본보기다.

- JSPV와 코리아에너지의 사업 목표나 계획은.

▲ 내년 새만금 1-2지구 개발에 태양광모듈 공급을 시작으로, 기타 지구에도 공급하는 등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생각이다. 더불어 모듈 가격도 획기적으로 내릴 계획이다. 다만 회사 임원진들도 이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공장도 지어주고 자본도 투자해 고용도 창출해 주는데, 너무 회사에 손해라는 의견이다.

- 그럼에도 가격 인하를 고려하는 이유는.

▲ 전 세계 태양광은 연간 2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좋든 싫든, 언젠가는 재생에너지로 가야한다. 아직은 미미하지만 그 기초를 닦고 싶은 마음이다. JSPV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해외 기업(중국기업 등)과 실질적인 경쟁을 못했다. 다행히 새만금 사업에는 외국 제품이 들어오지 못한다. 가격을 내려 낮은 가격으로 공급해 국내제품의 태양광 모듈 '테스트베드'로 만들고 싶다. 국내 기업이 만든 제품이 효율도 월등하고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것이다. 트랙레코드(실적)를 구축해 유지보수 데이터를 산출해 수익률은 어디가 높고, 유지보수 비용은 어디가 낮은지 '숫자'로 경쟁할 것이다. 

- 글로벌 태양광그룹과 모듈 수출계약을 맺고, 추진 중인 것으로 안다.

▲ 해외 글로벌 태양광그룹과 연간 약 1억700만 달러(한화 1,300억) 규모의 태양광모듈 공급 수출 계약을 맺었다. 연간 계약을 3년간 갱신할 계획이다. 아직 자세히 밝히기는 어렵지만 국내 대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이겨 계약을 맺었다.

- 국내 업계가 어렵다. 발전을 위해 조언 하자면.

▲ 국내 재생에너지를 현실화하고 제도화하는 과정에 정부가 판단을 잘못한 부분도 분명히 있다. 이는 소통의 부재다. 재생에너지가 친환경적인 지, 화석에너지가 효율적인 지 끊임없이 분석해,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강압이 아닌 국민의 이해가 있어야 발전할 수 있다. 덧붙이자면, 중국 셀 기업은 30개가 넘는다. 한국이 100만장 생산하면 중국은 1억장을 넘게 만든다. 물량 차이로 인한 저가 공세는 솔직히 대응책이 없다. 앞서 밝힌 바처럼 기술력을 높여야 한다. 또 미국이나 유럽의 세이프가드처럼 정부에서 진행하는 국내 태양광 발전소에는 국내 모듈을 사용하는 규정을 마련해 내수를 강화해야 한다.

충남 아산에 위치한 (주)JSPV 본사 전경.
충남 아산에 위치한 (주)JSPV 본사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