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물유지관리업 폐지는 예견된 수순… 국토부, 사업자 불러놓고 '답정너'
시설물유지관리업 폐지는 예견된 수순… 국토부, 사업자 불러놓고 '답정너'
  • 김준현 기자
  • 승인 2020.08.1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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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사업자 간담회서 폐지 움직임에 업계 집단 반발
참석자들 "설득하러 불렀나" 고성과 중도 퇴장

[국토일보 김준현 기자] 국토교통부가 시설물유지관리업을 폐지하는 방향으로 이미 가닥을 잡고 형식적 협의만 진행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시설물유지관리업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개정 추진 움직임이 알려지면서 관련 업계가 집단 반발하자 ‘긴급 사업자 간담회’를 실시했다.

이 자리는 정부의 건설업종 개편안에 대한 정책을 설명하고, 현장 목소리를 듣겠다는 취지였으나 국토부가 정책에 대해 설득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참석자들이 고성을 지르고, 회의 중간 퇴장하는 등 사업자들의 불만만 증폭시켰다는 지적이다.

앞서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달 28일부터 8월 5일까지 5개 권역을 순회, 시설물유지관리사업자를 대상으로 정부의 업종개편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시설물유지관리업을 면허제에서 자격제로 변경, 기존 사업자는 종합이나 전문건설업종으로 전환하는 부분에 대한 의견을 듣는 취지였다.

그러나 본래 취지와는 달리 간담회는 결국 파행으로 마무리됐다. 사업자 의견이 제시될 때마다 국토부가 업종폐지를 전제로 한 답변만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수도권 간담회에 참석한 사업자는 “현장 목소리를 듣겠다는 것인지 설득하러 온 것인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충청권 간담회에 참석한 한 사업자는 “간담회가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어 거북해 중간에 일어났다”고 전했다.

회의 중간 중간에는 각 사업자들이 “이미 결론 내놓고 뭐 하는 짓이냐”, “의견반영 하지도 않을 거면 간담회는 왜 하느냐”, “문제를 지적하면 수용하라”, “잘 있는 업종 강제로 폐지하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냐” 등 항의와 고성이 오가며 험악한 분위기도 연출됐다.

이번 간담회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지난 7월 사업자 2,500여명이 국토부 앞에서 시설물업종 폐지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고, 1인 시위를 이어가는 등 업계가 집단 반발하자 국토부가 당초 예정에도 없던 간담회를 준비 없이 급작스럽게 열리면서 오히려 사업자들의 혼란만 가중시켰다고 평가했다.

한편, 전국 7,200 시설물유지관리사업자는 국토부의 시설물업종 폐지 움직임에 대응해 대규모 집회와 1인 릴레이 시위, 청와대 및 국회 등에 2만8천여명의 탄원서 제출 등으로 강력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