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년 칼럼] 말 뿐인 相生 그리고 共生
[김광년 칼럼] 말 뿐인 相生 그리고 共生
  • 김광년 기자
  • 승인 2012.01.02 0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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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편집국장


어김없이 또 한 해가 밝았다.
이 맘때면 늘 ~ 느끼는 감정이지만 오늘 이 시간은 왠지 서글프다.

묵은 해가 가고 새로운 한 해가 다가오면 뭔가 기대와 우려속에 다소 긴장감이 맴돌면서 가정과 사회, 그리고 국가의 미래를 잠시라도 생각하는 여유(?)가 있었는데 2012년 임진년 새해 아침부터 그저 착잡하기만 하다.

즉 기대할 수 있는 긍정적 사고를 불러 일으킬만한 소재가 없기 때문이다.

과거를 더듬어 볼 때 보통 총선이 있고 대선이 있으면 지역개발 선심공약 등 선거특수라도 기대하며 나름대로의 사업계획을 수립하기도 했지만 이번 선거는 그 어느 때와는 다름이 분명하다.

이미 전 국토가 개발지역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마당에 무슨 개발정책이 먹힐 리도 없고 특히 돈이 없다.
중앙정부를 비롯 지방정부, 산하 투자기관 등 모두가 빚쟁이고 가난뱅이다. 그렇다고 민간사업자가 자선사업도 아니고 선뜻 나설 기업은 더더욱 없다.

그러니 당연히 선심성 개발정책은 이제 물 건너 간 것이다.

작금 국내 건설사는 2011년 한 해를 사업하면서 한 건도 수주 못하고 ‘개점 휴업상태’의 업체가 전체의 반이나 된다.

엔지니어링 업체 역시 전체 70%가 인건비를 제대로 못주고 2~3개월 밀리며 지급되고 있는 것이 이미 오래됐으며 이제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나마 회사에 근무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해야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으니 기업을 경영하는 경영자는 물론 근로자들의 고통은 말로 표현할 단계를 넘었다.

그래도 무엇인가 기대심리를 갖게 되는 것이 새해가 주는 혜택이 아닐까!

그렇다! 희망을 가져야 한다. 60년 한국건설이 걸어온 저력을 바탕으로 2012년은 60년만에 찾아 온다는 흑룡의 해라고 한다.

60년을 기다려온 흑룡처럼 이억만리 이국땅에서 한국경제의 불씨를 당긴 한국건설의 강한 의지를 다시한번 보여줘야 할 시점이다.

미래를 향한 건설정책이 없고 정치권에서, 제도권에서, 오히려 퇴보 정책을 구사한다는 지적과 함께 아직도 일부 목소리 큰 집단의 힘의 논리에 좌우되고 있는 현실을 개탄만 할 게 아니라 대다수 침묵을 지키는 자들의 행동을 보여줘야 할 때다.

말 만 무성한 상생, 공생하지 말고 그야말로 진정한 건설산업 선진화 방향이 무엇인지 홀랑 벗고 사우나 토크를 한번 해야 한다. 그 잘 차려 입은 옷 속에 한국건설이 죽어가는 정책을 보기 좋고 듣기 좋게 포장해서 숨기지 말고 우리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놓자는 얘기다.

相生과 共生하자고 얼마나 말이 많은가. 심지어 국가차원에서 핵심정책 어젠다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작금 대한민국에서 실질적으로 공생이 이루어지는 사례가 무엇이 있는가 진정 보여달라는 주문이다.

본보가 건설, 전문, 설비 등 건설산업 축을 짊어지고 가는 3개 단체 책임본부장들과 ‘공생방안을 찾자’ 며 토론을 했지만 마음은 콩밭에 가 있고 염불보단 젯밥에 아직도 눈이 멀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뿐이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지난 시절 반세기 이상 찌들어 온 업역체계를 쉽게 넘나들 순 없겠지만 때는 바야흐로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 - 자유무역경쟁 시대다.

이제는 마음을 열어야 할 때다.

吳越同舟 - 비록 적이라 해도 한 배를 타고 가야할 운명이라면 서로 돕고 양보해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이 외 방법은 모두가 죽는 길 뿐이다.

현재 대한민국 건설산업의 최대 아킬레스건은 유연성이 전혀 없다는 지적이다.
선진화로 가야 한다는 정부 정책 역시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근본적으로 현행 업역체계로서는 우물안 개구리가 되어 썩은 물에 죽고 만다. 머지 않아...

일부 목소리 큰 자들의 함성 “이대로 쭈욱 ~”을 원하는 개탄스러운 그들에게 새해 아침에 무거운 메시지를 던진다.

knk@ ikld. 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