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효제로 사라질 장기미집행공원 부지 84%는 지켰다
실효제로 사라질 장기미집행공원 부지 84%는 지켰다
  • 김준현 기자
  • 승인 2020.06.18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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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지자체·민관 거버넌스 노력으로 368㎢ 중 310㎢ 유지
650곳 공원으로 새단장 … 실효부지는 난개발 가능성 낮아

[국토일보 김준현 기자] 정부, 지자체, 시민이 힘을 모아 사라질 위기에 처한 서울시 면적 절반(310㎢) 규모의 공원 부지를 지켜냈다.

오는 7월 1일이면 20년간 조성되지 않은 공원이 자동 실효될 예정인 가운데, 실효 대상 368㎢(`18.1월 기준) 중 84%인 310㎢의 부지가 공원으로 조성되거나, 공원 기능을 유지하게 됐다.

이는 정부와 지자체, 시민 등 다양한 주체가 공원조성과 보전을 위해 노력한 결과다.

실효가 도래한 368㎢를 최대한 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 ‘18년 4월과 ’19년 5월, 두 차례 대책을 통해 반드시 공원으로 조성해야할 공원 부지를 선별(우선관리지역)하고, 지자체에 대한 재정지원을 최초로 시작했다(지방채 이자지원).

도시재생, 지역개발사업 등 국고사업과 연계한 공원 조성 방안을 추진하는 한편, LH 토지은행에서는 지자체를 대신해 부지를 매입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지자체도 지방채를 발행하고 ‘18년 선별한 우선관리지역보다 더 많은 공원 조성사업에 나서는 한편, 지역주민·환경단체 등과 민관 거버넌스를 구성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협력하는데 앞장섰다.

확정된 공원사업이 완료되면 전국 650곳의 공원이 새롭게 조성되고, 1인당 공원면적은 30%(현재 10.1㎡ → 1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공원 조성과 유지를 합쳐 총 1,500만 그루의 나무 조성효과와 연간 558톤의 미세먼지 흡수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6월 18일 국무총리(정세균) 주재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개최해 이 같은 장기미집행 공원 해소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공원 조성이 차질 없이 이루어질 수 있는 방안들을 논의했다.

국토부 권혁진 도시정책관은 “시민, 지자체, LH, 정부 모두의 노력으로 공원 대부분을 보존할 수 있게 되었다”며 “기후 변화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공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녹색공간이 최대한 조성될 수 있도록 모든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공원 실효(일몰)제란?

도시공원 실효제는 지자체가 공원 부지로 지정한 뒤 20년간 조성사업을 시행하지 않으면 공원 지정 효력이 상실되는 제도다. 도시공원은 지자체가 도시관리계획을 통해 공원부지를 지정, 공원조성사업에 대한 실시계획 승인, 부지 매입(보상), 공원시설 설치 등의 절차를 거쳐 조성하게 되는데, 사유지가 공원 부지로 지정될 경우, 해당 토지는 다른 용도로 개발(건축)할 수 없게 된다.

지자체가 그간 재원 부족 등을 이유로 공원으로 지정만 하고 장기간 조성하지 않는 ‘장기미집행공원’이 누적되자, 헌법재판소는 1999년 헌법 불합치 결정을 통해 정부에 국민의 재산권과 공원 조성의 공익을 모두 실현할 수 있는 적정한 기간을 두도록 했다.

이에 정부는 2000년 7월 1일 공원 지정 후 20년간 조성 사업을 시행하지 않는 공원부지는 지정 효력을 상실하게 하는 실효제를 도입*하였고, 올해 7월 1일 최초로 자동 실효 기한이 도래하게 된다.

공원 부지는 면적이 넓고, 지정 후 조성사업을 하지 않아도 주민들이 등산로, 산책로 등으로 이용하고 있어 실효될 경우 대규모 난개발이 이뤄지거나 주민들이 자주 찾던 휴식공간이 상실되는 문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