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의날 특별인터뷰]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유제철 원장
[환경의날 특별인터뷰]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유제철 원장
  • 선병규 기자
  • 승인 2020.06.08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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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기술‧녹색산업 투자 획기적 확대해야”
코로나19 시기에 원장 취임…조직신속 재정비
환경업체 및 지역사회 애로사항 해소 팔 걷어
환경산업 분리발주 “범정부 차원 검토 필요할 것”
유제철 원장은 “녹색기술 및 녹색산업 투자를 획기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면서 “세계 환경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녹색기술 개발 투자를 늘리고 녹색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유제철 원장은 “녹색기술 및 녹색산업 투자를 획기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면서 “세계 환경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녹색기술 개발 투자를 늘리고 녹색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국토일보 선병규 기자] 서울 불광동에 위치한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환경기술의 개발·지원, 환경산업 육성과 친환경생활 확산을 주도하고 있는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현재의 환경산업기술원은 2009년 환경기술진흥원과 친환경상품진흥원이 통합된 이후 11년을 맞고 있다.

그동안 환경산업기술원은 환경기술 개발사업 기획·평가·관리, 환경산업 육성 및 해외시장 진출 지원, 환경마크제도 운영 및 녹색제품 보급 촉진, 기업 친환경경영 및 저탄소경영 활성화, 환경신기술 인증 및 기술검증, 환경산업·기술 전문인력 양성 및 일자리 창출, 환경산업·기술 정보 수집·활용·교육·홍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지원 및 환경오염피해 구제 업무 등 전방위적 역할을 수행해 왔다.

올 1월 환경부 생활환경정책실장에서 명예퇴직 후 공모를 통해 지난 3월 원장에 취임한 유제철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은 ‘녹색산업 육성’을 강조했다.

유제철 원장은 “녹색기술 및 녹색산업 투자를 획기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면서 “세계 환경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녹색기술 개발 투자를 늘리고 녹색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향후 그린뉴딜이 본격 추진되는데 녹색기술과 녹색산업이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25회 환경의 날을 맞이해 유제철 원장을 만나 코로나19 위기속에서 환경산업을 견인할 경영계획을 들어봤다.

-코로나 19가 한창인 3월 23일 원장에 취임해 바쁜 행보를 보였는데, 소감과 그동안 활동이 궁금합니다.
▲코로나 19로 엄중한 시기였던 만큼 소수 인원만 강당에 모인 상태로 영상 취임식을 가졌습니다. 환경부나 국회, 유관기관, 현장 방문 등의 외부 일정을 최대한 자제하고 우선 기술원 내부 업무 현황 파악에 주력했습니다.

취임 후 가장 우선적으로 가졌던 부서별 업무 보고 시, 주요 사업별 상세한 업무 프로세스와 관련 자료, 규정, 홍보물 등을 준비토록 하고, 보고 내용에 대한 심층 질의응답을 통해 저는 물론 담당 직원들도 자신의 업무를 원점에서부터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기술원 개원 11주년인 4월 8일을 하루 앞둔 7일 영상 기념식을 마치고 대조시장 상인회와 자매결연 협약식도 체결했습니다. 외부활동을 자제하는 코로나19 상황에도 가습기살균제 피해 특별조사위원회를 방문해서 피해자 구제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기술원이 운영관리하는 인천시 서구 소재 환경산업연구단지를 세 차례 방문해 코로나 대응을 당부하고 영세한 입주기업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기도 했습니다.

환경부 장관님과 함께한 기후변화주간 캠페인과 환경산업 혁신성장 토론회도 개최했습니다. 그린 뉴딜과 녹색산업 성장을 뒷받침 할 핵심 업무인 녹색금융시스템 구축 준비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에게는 업무를 대하는 방식에서 고객을 최우선하는 자세를 가질 것을 강하게 주문하고 있습니다.

민께 소중한 정보를 알리고 기술원 사업에 동참을 당부하는 내용 등을 담은 보도자료라든지 대외에 제공하는 각종 자료와 홍보물은 특별히 신경을 써서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작성하라고 주문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술원이 공공기관으로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지역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습니다. 지역 재래시장과 협력, 취약계층 후원 물품 전달, 환경산업연구단지 임대료 인하, 연구개발 참여기업 기술료 납부 유예 등 다양한 형태의 지원사업을 추진했습니다.

-기술원이 환경기술산업계를 위한 노력을 많이 하고 공로도 많지만, 단기간에 조직이 비대한 성장을 하다보니 일부 문제점도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원장께서 파악한 문제점과 앞으로 어떻게 개선해 나갈지 한 말씀 바랍니다.
▲아이들이 성장할 때 성장통을 겪듯이, 조직이 성장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규모와 역량의 불일치입니다.

최근 수년 사이 기술원 조직은 급격하게 커졌지만, 사업기획과 관리역량을 갖추기 위한 시간은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환경부에 있을 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들의 기술원에 대한 따가운 질책을 보았습니다. 당시의 속기록을 분석하면서 과거의 문제점을 따져보는 중인데, 지금은 당시 지적사항들이 해소됐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문제라기보다는 바라는 바가 있습니다. 조직이 급격히 커지면서 젊은 새내기 직원들의 비중이 매우 높습니다. 기술원 직원 평균 연령이 39세입니다.

IT 벤처기업이 아닌 공공기관의 인력구성으로는 매우 이례적일 것입니다. 업무 관련 대화 과정에서 이들 젊은 직원들의 역량이 훌륭하고 열정 또한 뜨겁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중간 이상 관리자와 이들 간에 소통만 잘 된다면 조직이 크게 발전할 것으로 믿는데, 그 소통이 아쉬워서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당면한 초단기 현안을 해결하거나 미래 청사진을 그려낼 비정규 임시 TF를 기존 조직체계에 얽매이지 않고 수시로 구성해서 초단기 작업으로 결실을 보는 유연한 조직 운영을 하겠습니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일을 하는데 필요한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마련해서 기술원이 지금보다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최근 조직개편을 단행했습니다. 개편 배경이 무엇인지요. 또 조직의 허리 역할을 하는 부서장의 역할과 자세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보는데요.
▲세 가지 배경이 있었습니다. ‘그린 뉴딜’이라는 글로벌 이슈이자 우리나라 녹색전환의 성공을 위해 꼭 필요한 녹색금융 관련 업무를 수행할 조직 설치, 환경산업연구단지의 기능이 중요해지고 규모가 커짐에 따라 연구단지를 관리하는 기존 3개 팀을 총괄할 부서 신설, 처장이 관리하는 중간 부서장인 팀장 역할에 부합하는 직명 부여입니다.

이러한 수요를 반영한 조직개편을 환경부와 협의해 우선 완료했습니다.

최근 일부 부서장에 대한 인사 요인이 기다리고 있는데, 공석을 채우는 최소한의 인사로 조직 개편을 일단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이후 실의 내부 조직을 기능에 따라 정비토록 해 실 구성원의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해 나갈 것입니다.

이번에 실장으로 명칭이 바뀐 부서장들에게는 전략적 사고를 강화할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외부와의 업무협의를 부하 직원에게만 맡겨두지 말고 부서장이 시작 단계에서 앞장서 달라고 얘기했습니다. 부서장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직원의 역량 강화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직원이 하는 일을 밑바닥까지 파악하고 직원들과 열린 대화를 통해 업무 수행과정에서의 어려움을 함께 해결하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모두가 같은 식구라는 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 코로나 19에 따른 경제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각 부처와 공공기관들이 ‘그린 뉴딜’ 정책 만들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기술원서 할 수 있는 그린뉴딜 아이디어는 어떤 것이라 생각하는지요.

▲최근 그린뉴딜 관련해 정부의 3차 추경예산이 편성됐습니다.

앞으로 탈석탄과 온실가스 감축, 경제사회시스템의 구조적 대전환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에너지와 수송, 건물, SOC 등에서 ICT 디지털 기술과 접목한 새로운 사업이 그린 뉴딜의 이름으로 본격 추진될 것인데, 녹색기술과 녹색산업이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봅니다.

향후 추진될 그린 뉴딜의 추이에 따라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기술과 산업이 함께 갈 수 있도록 지금부터 수요기술 발굴 및 산업 지원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춰 나가겠습니다.

-앞으로 임기동안 중점 경영계획 3가지를 제시한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첫째는 녹색기술 및 녹색산업 투자의 획기적 확대입니다.

세계 환경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녹색기술 개발 투자를 늘리고 녹색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합니다.

둘째는 녹색생산과 친환경 소비가 국민경제를 관통하도록 해야 합니다. 국가대표 친환경 인증이라 할 수 있는 환경표지가 도입된 지 30년을 향해 갑니다.

이제 생활밀착형 제품을 중심으로 유통망을 개선해 친환경 소비생산이 이뤄지도록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환경 보건 및 안전 관리를 더욱 적극적으로 해야 합니다. 생활화학제품을 더욱 안전하게 쓸 수 있도록 유도하고, 가습기살균제 등의 환경피해에 대한 구제도 강화해 모두가 안전하고 편리한 환경을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환경업계의 성장이 참 더딥니다. 과거 기술원에서 환경업종 분리발주를 추진하다가 국회에서 마지막에 무산된 바 있고요. 환경업계의 숙원인 분리발주를 다시 추진할 의사가 있는지요.
▲환경업계의 오랜 바람인 공사 분리발주가 중소환경기업의 성장에 기반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만, 이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계약에 관해 규정된 법률을 개정해야 하는 사항이기 때문에 범정부 차원의 검토가 필요합니다.

환경업계의 숙원해소를 위해 환경부와 협의해 환경기업의 성장과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

-원장 취임이후 기술원에 생기가 돌고 있습니다. 직원간의 소통강화를 통해 사기진작은 물론 기관 청렴도 제고도 필요한 시점인데요.
▲우리 임직원들이 하루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바로 기술원입니다.

이것이 행복한 일터 만들기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행복한 일터를 위해 제일 중요한 것이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솔선수범해 직원들과 소통하고자 하며, 직원들 간의 소통 활동도 다양한 형태로 지원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청렴은 시대적 소명이자 국민과의 약속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취임 직후 곧바로 직원대표와 청렴서약식을 가졌고, 최근에는 한국투명성기구와 협약도 맺는 등 청렴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활동이 기술원의 새로운 도약에 일조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코로나19로 힘든 터널을 지나고 있는 환경업계에 격려의 메시지가 있다면.
▲중소규모 업체가 많은 환경업계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아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기술원은 이 위기를 맞아 연구단지 임대료 인하, 기술료 납부 유예 등 긴급 지원을 시작했지만, 코로나19가 일회적 처치로 해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술원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환경기업이 자생력과 기초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합니다.

다양한 경로로 기술원의 문을 두드려 주세요. 함께 해결방안을 찾고 적극적으로 실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