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울에너지공사 김중식 사장, “에너지자립 100% 달성 앞장”
[인터뷰] 서울에너지공사 김중식 사장, “에너지자립 100% 달성 앞장”
  • 조성구 기자
  • 승인 2020.05.29 19: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재생에너지 메카·메이저 크리에이터 될 것
재생E로 친환경 전력 공급, 도심속 ‘작은 한전’ 역할
조직개편 단행 환경안전부, ‘실’ 격상-에너지 안전 만전
김중식 서울에너지공사 사장.(사진-한동현 기자)
김중식 서울에너지공사 사장.(사진-한동현 기자)

[국토일보 조성구 기자] 에너지자립률 15%. ‘태양의 도시 서울’을 목표로 하는 제1의 도시치고는 초라한 성적표다. 지난 3월 취임한 김중식 서울에너지공사 사장은 취임 일성으로 서울의 에너지 자립 100%를 달성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김 사장은 공사를 서울의 ‘작은 한전’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말했다.

그는 에너지전문가다. 지난 1979년 한국전력공사에 입사한 이후 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장, 한국플랜트서비스 대표이사 등을 역임, 41년간 공공 및 민간분야에서 발전소 건설, 운전, 정비 등의 역량을 쌓았다. 이 같은 이력으로 그는 앞으로 서울에너지공사가 나아갈 방향을 명확하게 짚었다.

4년차에 접어든 서울에너지공사. 김 사장은 서울의 에너지정책을 집행하는 기관이라는 위상에도 불구하고, 공사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고도 말했다. 그는 사장 선임 인사청문회에서부터 이 문제를 고민했다. 존재의 이유는 정체성에서 나온다는 생각.

김 사장은 공사의 정체성 확립을 재임 시 달성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향후 서울에너지공사는 신재생에너지의 메카이자, 메이저 크리에이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기 사장으로 중책을 맡았다.

▲서울에너지공사가 사람으로 치면 이제 4살이 됐다. 4살 아이들이 어떤 것들을 하나 생각해 봤다. 자아가 실현되는 시기다. 고집도 세지고 무엇인가를 하겠다는 의지도 생긴다. 공사도 마찬가지 아닐까 생각한다. 지난 3년간 걸음마를 배웠다면 이제는 의지를 갖고 뛰어야 한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갈 것이다.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를 생산하는, 또 에너지수요자원시장을 리딩하는 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이다.

-서울에너지공사가 갖는 의미가 특별하다. 지자체 단위에서 에너지를 전담하는 공사의 특성이 무엇일까.

▲서울에너지공사는 지난 30여 년간 집단에너지사업을 통해 기반을 다진 회사다. 이제는 이에 더해 서울의 에너지안보를 위해 힘써야할 때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해야할 사업들이 많다. 공사를 서울시 속의 한전으로 만들 계획이다. 또한 신재생에너지 크리에이터로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다.

-자세하게 설명해 달라.

▲한전과 발전자회사는 화석연료로 전기를 생산해 발전, 배전, 송전 업무를 담당한다. 최근 신재생에너지로 전력의 일정 부분을 생산하지만, 신재생에너지 전문기관이 아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RE100 , 스마트그리드, 스마트시티 등을 추진하려면 정부의 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 전담 집행기관이 필요하다. 이것을 서울에너지공사가 맡을 계획이다. 공사가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로 전력 생산, 공급력(SR)을 만들어 서울 천만시민에게 공급하는 수요관리시장(DR)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즉 한전 중심의 전력거래를 서울시에서는 서울에너지공사가 일임하겠다는 구상이다. 

-가능할까라는 의구심도 든다.

▲발전, 배전, 송전 등 각각의 섹션으로 나누고, 산업용까지 확대하면 거대한 인프라가 필요하다. 변전소, 배전소 등도 다시 지어야한다. 하지만 서울 시민들, 각각 가정에 공급하는 전력연결은 저압의 배전으로 감당이 돼 현재의 인프라로도 충분하다. 기존에 설치돼 있는 간선 22.9kVy로 가능하다.
공급에 필요한 발전량만 생산하면 된다. 이는 향후 10년 안에 매우 중요한 에너지 이슈가 될 것이다. 친환경 정부 에너지 정책과 갈수록 문제가 되는 님비현상(혐오시설이 건설되는 것을 지역민이 반대하는 현상)으로 석탄 및 원전은 도심에 짓지 못한다. 이 자리에 LNG 발전설비가 지어지는데, LNG 발전 용량은 같은 면적 대비 석탄과 원전에 비해 작다. 산업용에 먼저 전력을 공급하고 주택용과 상업용에 배분하면 전력이 부족하게 될 텐데, 이 상황을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하는 문제가 남는다. 공사가 재생에너지로 발전량을 충당해 각각의 가정에 공급하는 역할을 맡겠다는 것이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태양의 도시’ 정책과도 연관되나.

▲물론이다. 서울시가 다른 시와는 다른 특별한 시가 되길 바란다. 정형화 된 태양광사업이 아니라 다양하고, 디자인도 친근감 있게 추진하려고 한다. 염료형, 유기성 태양광시범사업도 준비 중이다. 원자력이나 석탄화력 발전, LNG 발전의 경우 타국에서 방문했을 때 상징적으로 찾아갈 기업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를 한국이 많이 하고 있다고 알려졌어도 딱히 찾아갈 기업이 없다. 어디를 가면 좋을까 생각해보면 마땅치가 않다. 서울에너지공사를 신재생에너지 하면 떠오르는 기업으로 만들겠다.

-에너지분권과도 관련이 깊은 것 같다.

▲서울에너지공사에서 수행하고 있는 마곡제로에너지시티(ZEC) 과제가 지역단위 스마트그리드 개념이 될 것이라고 본다.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지역단위 스마트그리드 시대가 열릴 것이다. 다만 제도적으로 풀어가야 하는 문제도 있다. 특히 수요측 전력을 판매하고 연계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가 아닐까 한다. 공사에서는 현재 소규모 전력중계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태양광의 경우는 이미 베란다, 주택형 등 서울시로부터 위탁받은 미니태양광발전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강변북로 태양광발전사업, 롯데마트 옥상태양광, 수상태양광발전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구상 중이다.
아울러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서울시 내에만 국한하지 않고 지역과 상생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 현업부서에서 전남 신안 등 지자체와 협의를 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태양광발전사업을 통해 얻어진 수익을 주민과 공유하는 것이다. 에너지사업은 무엇보다 주민수용성이 가장 큰 과제인 만큼 사업을 구상하는 시점부터 주민참여형으로 진행할 계획이며, 수익 발생 시 주민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수익공유형 사업으로 구상하고 있다.

-집단에너지사업은 마곡열병합발전 이슈가 거론된다.

▲마곡열병합발전소는 지역민과의 소통으로 어떻게 순조롭게 진행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민들의 입장에서 공감대 형성을 위해 노력중이다. 더불어 주민들도 국가사업에 대한 건전한 이해가 필요하다. 정치권도 정쟁의 문제가 아니라 서울의 에너지 기반을 마련한다는 넓은 시야를 갖고 이를 바라봐야 한다.

-올해 도입된 LNG 개별요금제나 직도입제로 LNG 사용이 가능해졌다. 공사 열병합발전에도 사용 계획이 있나.

▲연료비는 집단에너지사업의 핵심 과제다. 이를 위해 TF를 구성해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필요하다면 직도입도 고민해 볼 필요성이 있다. 목표는 시민들에게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이다. 연료비를 어떻게 책정하느냐에 따라 시민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는 만큼 최적의 방법을 고민할 것이다. 아직은 검토 중이고 근시일내에 어떤 식으로든 가장 효율적이고 상생이 가능한 방향이 수립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공사 발전소가 시민들과 가까이 운영되는 만큼 환경관리도 중요하다. 최근 질소산화물 자체관리기준도 강화했는데.

▲에너지기업에 있어 안전은 최우선 과제다.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에너지사업은 있을 수 없다. 취임하자마자 공사 환경안전부를 먼저 점검했다. 또한 열수송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열화상카메라가 장착된 차량을 확충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IoT와 같은 첨단 기술을 통한 방법도 열수송관 관리에 적용할 방침이다. 무엇보다 최근에는 드론에 열화상카메라를 장착, 사람이 직접 점검하기 어려운 지역을 대상으로 열수송관을 관찰하는 기술도 도입하려고 검토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그린뉴딜에 대한 생각은.

▲그린뉴딜을 달성하려면 우선 국가 산업과 경기 전체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그린뉴딜은 새로운 정책이 아니다. 스마트그리드라는 큰 관점에서 각론이 진행 중인 것이다. 예를 들어 가상발전소와 재생에너지 공급으로 에너지를 만들어도, 경기가 어려우면 소비 진작이 안돼 이 정책은 물거품이 된다. 정부 정책의 방향은 맞지만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막힌 부분을 찾는 노력이 중요하다. 공사도 경제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다. 예를 들어 태양광 산업은 다양한 모듈 개발, 건물일체형 태양광 등이 있다. 코로나19 이후 신사업분야 개척이 필요하다.

-‘비전2030 수립’과 조직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조직개편은 직원 간 이동을 최소화 해 이뤄진다. 하지만 안전에 대한 부분은 에너지기업에서 절대로 후순위가 될 수 없기 때문에 ‘환경안전부’를 실로 격상할 계획이다. 조직은 나아가야 할 방향을 확립하기 위해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필요에 따라 개편될 수 있다. 마곡에 인재개발원을 건설해 에너지 전문 인재 양성을 계획 중이다. 최근 발전연구원과 협약을 체결하고 실무적인 진행에 나서고 있다. 또한 해외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전문 강소기업들과도 힘을 모으고 있다.
10년 후 현재보다 10배 이상으로 능력을 가진, 서울에너지공사의 모습을 그리기 위해 다양한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