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기획] 학교시설 치장벽돌 마감재 추락방지 위한 안전강화 대책 요구된다
[안전기획] 학교시설 치장벽돌 마감재 추락방지 위한 안전강화 대책 요구된다
  • 김준현 기자
  • 승인 2020.05.25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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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설재난공제회, 학교시설 치장벽돌 보수·보강 안내서 발간
학교시설 노후화 치장벽돌 마감재 면밀한 상태평가 20%
연결철물·사춤탈락·인방 콘크리트 균열·배부름 현상 '문제'
치장벽돌 안전점검 객관화 및 보수보강 체계화 방안 제시

[국토일보 김준현 기자] 지난해 5월 부산대 미술관 벽돌이 추락해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대구 영남고교에서도 같은 사례가 연이어 터지며 노후건축물 치장벽돌 마감재의 안전사각지대가 형성됐다.

외부 치장벽체에 의한 안전사고가 지속 발생함으로 인해 유사사고에 대한 국민 불안감이 증가했고, 이에 따른 선제적 안전사고 예방 조치의 필요성이 크게 부각되는 시기인 만큼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이에 교육시설재난공제회에서는 각 시·도 교육청과 교육지원청에 외부 치장벽돌에 대한 체계적 상태평가와 보수·보강 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교육부와 함께 ‘학교시설 외부 치장벽돌 보수·보강 안내서’를 개발 중에 있다.

부산대학교 미술관 외부 치장벽돌 붕괴 사진.(출처=교육시설재난공제회).
부산대학교 미술관 외부 치장벽돌 붕괴 사진.(출처=교육시설재난공제회).

■ 치장벽돌 20%, 면밀한 상태평가 대상
학교시설의 경우 1920년대부터 외부 마감재로 치장벽돌이 사용되고 있다. 특히 시공 30년 이상 경과된 치장벽돌은 유치원, 초·중·고등학교시설물 전체 중 약 20%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최근까지는 보수·보강이 진행된 외부 치장벽체를 제외하고 그 안전성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실정이다. 무엇보다 시설물 안전에 대한 인식이 미흡한 과거시기에 시공된 경우가 많아 노후화에 따른 국부적 탈락이나 전도로 인한 치장벽돌 붕괴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유치원, 초·중·고교 중 외부 치장벽돌을 시공한 동에 대해 현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약 20%에 해당하는 동에 노후화에 따른 면밀한 상태평가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학교시설 중 일부를 상태평가 대상으로 선정해 육안평가와 드론, 기울기 측정기 등 점검 장비를 활용한 상태평가가 실시됐다. 치장벽돌의 수직·수평도 측정, 균열부 조사, 공극여부 검토, 사춤의 상태 확인 등에 대해서다.

상태평가 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사항으로 보고서 및 도면 관리 권유, 균열보수재료를 사용한 보수공법 제안, 부동침하 발생 및 인방 콘크리트 손상, 배부름 현상에 대한 보수·보강 및 즉시 조치 안내 등이 이뤄지게 됐다.

 

■ 치장벽돌 안전 사각지대 ‘비상’
최근에 지어진 벽돌건축물에는 벽돌 추락 방지를 위해 벽돌마다 연결철물이 이어져 있다. 그러나 지난해 발생한 학교시설물의 치장벽돌처럼 노후화 된 건축물에는 연결철물이 설치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또한 학교시설을 포함, 노후화된 건축물은 관련 도면의 보유 여부가 불확실한 경우가 많다.

노후화된 학교시설 치장벽돌에서 보편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수직·수평 균열과 사춤 탈락 또한, 벽돌탈락의 위험요소로 지목됐다. 사춤은 돌이나 벽돌을 쌓을 때 그 틈을 시멘트나 모르타르를 채워 다지는 것으로, 이러한 탈락은 전체 치장벽체의 일체성을 감소시켜 벽돌 탈락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관리자들은 즉각 보수가 불가한 시설의 주요 하자부분은 지속 관찰하고, 배수시설(홈통)이 외부 치장벽돌에 근접 설치할 경우엔 우수에 의한 하자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니 이를 집중 관리할 필요가 있음을 명확히 했다.

벽돌의 하부와 인방 콘크리트의 균열과 탈락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치장벽돌 하부와 개구부의 경우, 인방 콘크리트를 시공해 상부 치장벽돌의 하중을 하부나 양단으로 전달한다. 그러나 인방 콘크리트의 시공미흡 및 노후화로 인해 외부 치장벽돌과 분리되거나 단부에서 전단균열이 발생해 인방 콘크리트가 탈락할 경우에는 치장벽체 하중 전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이에 개구부 인방 콘크리트가 미설치된 경우, 지지하는 하부 치장벽돌 파괴로 인해 상부 치장벽돌의 추락과 전도 발생이 우려, 보수·보강 때는 펜스 설치를 통해 추락 사고를 방지토록 해야 한다.

벽돌 노후화로 인한 배부름 현상 발생도 살펴봐야 한다. 치장벽돌 배부름 현상이 전도 발생 가능성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특히 배수관을 통한 배수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우수에 의한 외부 치장벽돌의 줄눈 탈락, 구조체와의 이격 등으로 인해 배부름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 사전 권고가 요구된다.

대구 영남고등학교 도서관 건물 외부 치장벽돌 붕괴 사진.(출처:교육시설재난공제회)
대구 영남고등학교 도서관 건물 외부 치장벽돌 붕괴 사진.(출처:교육시설재난공제회)

■ 점검의 객관화 및 보수·보강 체계화
교육시설재난공제회는 지난해 교육부와 함께 전국 학교시설 중 치장벽돌 안전점검을 실시한 후 일관성 있는 상태평가 체계의 필요성과 보수·보강 에 대한 안내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전체건물의 안전점검과 별개로 치장벽돌만을 위한 체크리스트를 작성해 점검을 객관화 한다. 1단계에선 1개 층을 초과한 연속된 치장벽돌 여부를 확인하고, 벽돌을 지지하는 받침부 유무 확인과 돌출부 길이 확보, 손상, 벽돌의 배부름 또는 부분 돌출을 확인할 수 있다.

2단계에선 치장벽돌의 내용연한 확인과 벽돌벽에 인접한 연결통로의 유무, 단열성능, 신축줄눈의 간격, 치장벽돌을 지지하는 내벽의 내진성능, 치장벽돌지지 받침부 안전·적합 여부, 배부름 및 부분 돌출, 노후화 및 접합상태와 균열상태의 불량 등을 점검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점검에 의해 보수·보강에 들어가야 할 경우 공사수행은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해 타사업과 연계하거나 장기적 예산 확보 이후 수행하게 된다. 그러나 하부지지 구조물의 갑작스런 파괴, 하부 지지구조물의 심각한 손상 및 결함이 있는 경우는 붕괴 위험 발생이 높으므로 즉각 조치를 취하도록 해야 한다.

또 배부름 현상이나 국부적 돌출 상태가 심각할 때는 2017년 포항지진이나 태풍에 의해 치장벽돌이 탈락되거나 붕괴될 위험성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 증명된 바 타이브릭시스템 등 연결철물을 꼭 설치토록 정부차원에서 권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시설재난공제회 관계자는 “이번 안내서가 외부 치장벽돌에 대한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상태평가와 보수·보강 사업을 수행하는데 있어 현실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