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양이원영 국회의원 당선인, "그린뉴딜에 전문지식 더하겠다"
[인터뷰] 양이원영 국회의원 당선인, "그린뉴딜에 전문지식 더하겠다"
  • 조성구 기자
  • 승인 2020.05.20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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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현장 누빈 환경-에너지 전문가
그린뉴딜과 에너지전환 정책 역할할 것
"환경과 산업, 함께하는 새로운 패러다임 필요"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 (사진-한동현 기자)

[국토일보 조성구 기자] 인터뷰 도중 헛갈리는 수치가 나오자 잠시 중단하고 노트북을 두드린다. 전문가이지만 정확한 팩트만을 전달하려는 그의 의지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21대 국회에 입성한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오는 30일 국회 개원을 앞두고 종로구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세월호 추모현장에서 많이 울어 얼굴이 부었다는 양이원영 당선인은 인터뷰가 시작되자 국회 입성 후 자신의 역할과 할 일에 대해 거침없이 밝혔다.

당선소감을 묻는 질문에 "아직도 실감이 잘 나지는 않지만, 책임이 많아지는 자리에 대한 긍정적인 부담감으로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이원영 당선인은 지난 25년간 전국 방방곡곡을 누빈 환경운동가이자 에너지정책전문가다. 선거 이전부터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에 힘을 보태며 탈원전, 재생에너지 확대에 기여해 왔다.

문재인 정부는 최근 그린뉴딜 정책을 발표하고 더불어민주당은 그린뉴딜기본법과 에너지전환법 제정을 총선 공약으로 발표했다.

양이 당선인는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 추진과정에서 다양한 통로를 통해 의견과 방안은 제안했다. 제도권에 들어가 가열차게 힘을 보탤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 당선 후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적이 변경됐다.

▲ 흡수합병 형태로, 더불어시민당 당헌 당규에 따라 진행돼 문제는 없었다. 다만 제명 요청을 해 '좀 더 진보적인 정당(당선인은 녹색당을 언급했다)으로 가야하나'라는 고민도 했다. 하지만 여당에서 내가 생각하는 '녹색의 가치'를 주류화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생각을 같이하는 의원들도 더불어민주당에 많다.

- 정치에 관심이 있었나.

▲ 그 동안 정책운동을 했다. 정치는 앞으로 배워야한다. 하지만 시민사회운동도 큰 틀에서는 정치의 영역이다. 그린뉴딜과 에너지전환정책을 더 확실하게 돕고 책임 있게 하기 위해 제도권에 온 것이다. 정치라기보다 이전에 하던 일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국회에 온 것이다.

-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을 평가하자면.

▲ 이제 '스타팅포인트'다. 늦었지만 시작하는 단계다. 아직 점수를 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다만 에너지전환을 시작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겠다. 남아있는 2년간 속도를 앞당기고 에너지전환 정책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디테일을 챙기는 역할이 필요하다.

- 그린뉴딜이 가시화되고 있다. 무엇인가.

▲ 기후변화 위기 해결을 위한 재생에너지 확대와 건물에너지효율 증대, 이를 통한 노동자들의 친환경 녹색에너지 산업으로의 일자리 전환 등이 주요 골자다.

-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 우선 재생에너지 100% 확대다. 전기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하고 그 전기로 다른 에너지를 대체하는 사회로 가야한다. 그러기 위한 재정을 투자하고 법과 제도 기반을 마련하고 규제를 개혁하는 것이다.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려면 인프라사업이 필요하다. 전력망 업그레이드다. ICT 기술을 기반으로 늘어나는 재생에너지발전소를 원활하게 연결하기 위한 선제적 계통망 구축이 중요하다. 기존 발전소 연결 배전망이 일방향이었다면, 이제는 쌍방형-방사형으로, 연결되는 모든 발전소를 계측, 제어해야 한다. 디지털뉴딜과의 연계가 이 지점에서 생긴다. 과거 인터넷 통신망 사업으로 관련 산업이 급속하게 성장한 것처럼, 전력망 업그레이드가 수많은 사업과 시장 확대를 가져올 것이다.

- 에너지효율 증대도 그린뉴딜과 관련이 있나.

▲ 그린뉴딜은 최대한 자연에 해를 주지 않으면서 산업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에너지효율 증대가 잘 부합한다. 국토부도 공공건축물 위주의 '그린리모델링'을 그린뉴딜의 과제로 제시했다.이를 위한 재정 투자와 산업 확대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15년 전 만해도 '에너지패시브하우스'를 지으려면 독일에서 자재를 직수입해야 했다. 국내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관련 시장이 없으니 국내 기업들이 투자를 못 하고 제품이 없으니 소비자는 살 수 없는 구조였다. 공장과 건물 등 현재 에너지 사용에 대해 진단하고 보조금을 지원해야 민간투자가 발생한다.

- 2차기후변화기본계획과 그린뉴딜의 차이는.

▲ 인간의 경제활동은 자원을 수탈해 환경을 파괴하는 형태였다. 그린뉴딜은 국가의 재정투자와 규제개혁을 토대로 저탄소산업을 일으키고, 무탄소 에너지를 키우는 인간의 경제활동이 지구를 보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자는 것이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탈성장'을 벗어나 그린뉴딜은 경제성장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자는 것이다. 환경과 산업이 같이 가는 것, '상충'이 아닌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 풍력과 태양광 발전의 현안은 무엇인가

▲ 확대를 가로막는 정쟁화가 문제다. 정치권 발 가짜뉴스를 바로잡고 지나친 규제를 없애야 한다. 개원하면 부처별로 얽힌 문제를 풀어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또 대만의 '싱글윈도우', 덴마크의 '원스톱 숍'처럼 컨트롤타워를 만들어 중심을 잡고 추진해야 한다. 계통연계도 문제다. 10GW가 아직 연결 전력망을 못찾고 있다.

- 타 에너지업계는 어려운 상황이다.

▲ 원전이 폐쇄돼도 원전 유지관리 노동력은 유지된다. 문제는 석탄발전 노동자다. 이들을 위해 정부와 업계가 협상테이블을 만들어 업종 전환과 이에 따른 교육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 독일은 에너지산별노조가 개별기업과 논의하고 자금이 필요하면 정부에 보조금을 요구한다. 또 최근 문제인 두산중공업은 풍력터빈도 제조하는 기업이다. GE, 지멘스, 베스타스와 같은 해외 유수의 기업들은 제조업과 농기구업체에서 직원이 2~3만명, 연매출 10조~18조에 달하는 풍력기업을 변신했다. 재생에너지는 매년 6% 이상 성장이 예상되고, 2030년 해상풍력만 1,140조, 2050년에 5,000조 시장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울 3, 4호기 3GW를 건설하는 11조 규모의 자금이면, 태양광과 풍력은 10GW가 생산 가능하다. 또 3GW 규모 발전소에서 고용할 수 있는 일자리는 원전은 5,000명, 풍력과 태양광은 4만6,000명이다. 기업들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 향후  의정활동 계획은

▲ 지난해에 건설한 태양광은 3.1GW, 풍력은 170MW에 불과했다. 올해 태양광 5GW, 풍력 2GW 이상을 목표로 뛸 것이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기후변화와 그린뉴딜정책에 공감하고 있어, 그린뉴딜기본법도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활동가형, 전문가형, 성과를 창출하는 실리형 국회의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