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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경운 기자
  • 승인 2020.05.1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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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리뷰]

계절의 여왕 5월을 맞아 분양시장이 한껏 달아오르고 있다. 지방광역시를 비롯한 주요 거점도시에서 일제히 포문을 열고 올해 최대 규모의 청약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업계도 간만에 밀려든 일감에 행복한 계절을 보내고 있다. 미뤄졌던 사업장들을 단장하며 고객 맞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아쉬운 점은 업계가 시기를 조율하는 일반적인 모습이 아닌, 다사다난한 외적 갈등에 일정이 몰린 것이다.

연초에는 한국감정원으로의 청약시스템 이관에 부득이한 공백이 있었고, 이후에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며 사업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었다.

5월에 들어서야 사회적 거리두기의 성과로 숨통이 트여 일제히 사업에 나섰지만, 이태원클럽발 확산세가 변수로 떠올랐다. 그렇다고 계속 미룰 수만은 없는 것이 작금의 상황.

다행이도 사업을 늦춰왔던 1분기 예정 단지들은 5월 분양에 돌입했다. 울산에서는 미스터트롯의 인기스타 ‘영탁’을 모델로 내세운 디벨로퍼 신영이 ‘울산 지웰시티 자이(2687가구)’를 분양한다. 울산 최초의 ‘미니카약물놀이터’ 등 고품격 커뮤니티 시설로 고객을 사로잡는다는 계획이다.

반도건설은 창원의 강남에 ‘성산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1045가구)’를 선보인다. 교육특화 프로그램인 별동학습관과 YBM넷 영어마을로 차별화에 나섰다. 이어 인천에서는 미니신도시급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4805가구)’가 사업에 착수하며, 부산에서는 ‘부산부암1구역’ 재개발로 2195가구가 공급된다.

대단지가 많아 분양이 길어질 수 있지만, 상황이 언제 변할지 몰라 총력전이 펼쳐진다. 일각에서는 올해 최대 규모의 분양시장이 개장과 동시에 소화불량에 처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현실이 이처럼 어려움에도, 정부는 업계를 다그치고 있다. 8월 이후 수도권 및 지방광역시에서의 분양권 전매 강화를 예고한 것. 이로써 업계는 밀린 사업을 풀어냄과 동시에 규제 시행 전 예정된 사업까지 소화해야하는 숨가쁜 상황에 처했다.

다소 여유있던 2~3분기 사업장들이 ‘일단 8월 규제는 피하자’는 목표로 인허가와 마케팅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껏 달음박질 중으로 주말 없는 강행군이 이어지고 있다.

쫓고 쫓기는게 文정부의 부동산정책이라지만, 시기가 시기인 만큼 조절이 필요하다. 허점투성이 공급계획과 전매제한 예외규정도 마련하지 못한 ‘날림’은 지양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