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설비건설협회 정달홍 회장 "환기시설만 제대로 설치해도 감염병 예방 기여"
기계설비건설협회 정달홍 회장 "환기시설만 제대로 설치해도 감염병 예방 기여"
  • 김준현 기자
  • 승인 2020.04.20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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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설비법 시행…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11대 집행부 본격 가동
기계설비는 인간의 순환계, 호흡계, 소화계, 신경계를 합친 기능
기계설비법으로 기술기준 맞춰 에너지 낭비 크게 줄일 수 있어
추후 감염병 사태 예방 위해 음압병실 전환 가능토록 구축해야

[국토일보 김준현 기자]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를 이끌게 된 정달홍 회장이 최근 11대 집행부를 구성하고 본격 활동에 나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간 정달홍 회장은 취임한지 두 달이 지났음에도 임기 초부터 코로나19라는 암초를 만나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에 동참했기에 이렇다 할 활동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정 회장은 “11대 집행부의 사업추진을 위한 물밑 작업은 계속 진행돼 왔고, 최근 집행부의 상견례를 겸해 시도회장 및 이사회를 개최하고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기계설비법이 제정된 이후 4월 18일부터 하위법령이 본격 시행된 만큼 기계설비건설협회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시기다.

정 회장은 “기계설비법이 최초로 시행되는 역사적인 시기에 협회를 이끌게 돼 어깨가 무겁지만, 안전하고 건강한 국민생활과 국가에너지를 절감하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설비법이 될 수 있도록 안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기계설비산업이 독립된 법 기반 하에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초석을 다질 것이고, 기계설비유지관리자 교육 및 경력관리 업무도 적극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

기계설비법이 시행된다고 하지만 일반 국민들에겐 ‘기계설비’라는 용어가 크게 와 닿지 않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위생, 냉난방, 급수·급탕, 오·배수 등의 설비를 기계설비라고 정의했다.

정 회장은 “미세먼지가 많은 요즘 시대에 실내의 오염된 공기를 밖으로 배출하고 깨끗한 공기를 불어 넣는 공기조화설비나, 맑은 물을 생산하는 정수장, 에너지를 생산하는 발전소, 비료공장, 반도체, 소각로 등의 생산시설도 기계설비 영역이다”라며 “인체에 비유하면 순환계, 호흡계, 소화계, 신경계를 합친 기능이 기계설비”라고 강조했다.

특히 기계설비는 무더운 여름날 사무실의 냉방이 중단되거나, 한겨울 밤 보일러가 작동되지 않거나 화장실 단수 때 그 가치를 확실히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정 회장에 따르면, 기계설비는 전체 공사비의 20~3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법 테두리 밖에서 시공이 이러지다 보니 불필요한 에너지가 소모되고 있었고, 나아가 건축물의 수명까지 단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제는 기계설비법이 시행됨에 따라 국가에서 정한 KS처럼 기술기준과 유지관리기준에 의해 설계, 시공, 유지관리 등이 체계적 시공과 관리를 통해 좋은 품질의 기계설비를 공급할 수 있다.

정 회장은 “건축물에 사용되는 에너지의 71%가 기계설비의 냉난방과 급탕에서 소비되고 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약 25조에 달한다”며 “앞으로는 기계설비 기준에 맞춰 최적의 설비시공이 가능해졌기에 에너지 낭비를 방지할 수 있으며, 에너지 효율도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다만 시행 초기라 준비가 덜 돼 법적 대상 범위가 1만㎡ 이상 건축물과 이상 건축물, 500세대 이상 공동주택부터 시행된다. 그 이하 건축물인 종교시설, 교육연구시설, 장례식장 등은 기계설비 유지관리자 의무사항에 제외돼 있다.

이럴 때일수록 협회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에 힘이 실린다. 특히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 역시 기계설비의 제대로 된 활용만으로도 어느 정도 예방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정 회장의 확신이다.

정 회장은 “코로나 바이러스는 비말로 전파되기에 환기시설만 제대로 설치했고, 또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면 비말된 침은 금방 말라버렸을 것이기에, 감염병 예방에 조금이라도 기여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협회는 법망에 들어오지 못한 다중이용시설도 착공 전 확인과 사용 전 검사가 확대될 수 있도록, 또 유지관리자가 상주하기 어려운 작은 규모 건축물은 성능점검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임을 다짐했다.

환기설비와 함께 코로나19 대응책으로 음압병실의 중요성이 재차 강조되고 있다. 정 회장은 “이미 메르스 사태 때 경험한 바 있듯, 음압격리병실은 독립된 동선을 확보하고 모든 공간은 공기압력을 낮춰 음압이 유지되도록 하며, 공기의 이동에 따른 누기가 없어야 하고, 창문은 기밀성이 확보돼야 한다”며 “또 12회 이상 환기를 해야 하며, 오염된 공기와 오수는 필터를 통해 걸러낸 후 배출된다. 이 모든 것이 바로 기계설비 시스템에 의해 작동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번 계기로 모든 건축물에 환기설비 설치가 강화돼고, 유지관리자가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유지관리 시스템 구축 확대 방안 마련에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정 회장은 기계설비미래발전위원회라는 것을 신설해 기계설비의 중요 정책과제 발굴에 앞장 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기계설비 업계에 기술인력이 많이 유입될 수 있도록 기술인 양성사업 및 수주물량 확대 등 회원사의 경영환경이 개선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기계설비산업의 교류, 화합, 발전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