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에도 4차 산업혁명, 호반건설 등 IoT·스타트업 투자 ‘앞장’
건설에도 4차 산업혁명, 호반건설 등 IoT·스타트업 투자 ‘앞장’
  • 이경운 기자
  • 승인 2020.04.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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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첨단 기술 구현되는 ‘스마트홈’ 경쟁 가속화
호반건설 카카오 ‘홈 IoT 기술 공동 개발’ 업무협약식 기념촬영.
호반건설 카카오 ‘홈 IoT 기술 공동 개발’ 업무협약식 기념촬영.

“드론, 건설정보모델링(BIM),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의 스마트 건설기술을 활용해 경제활력에 앞장서겠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7일 건설기술 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가진 업계 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으로 이뤄지는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건설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는 ‘스마트홈’이다. 최근 아파트는 구조와 조경 등의 차별화를 넘어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홈으로 변모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스마트홈 시장이 2023년 1,920억 달러(약 224조600억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호반건설, GS건설, 우미건설 등 주요건설사들은 아파트 시공만으로는 차별성을 갖추기 어렵다고 판단,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AI 등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홈 구현에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우선 호반건설은 카카오와 ‘홈 IoT 기술 공동 개발’ 업무 협약을 체결, 호반그룹 건설 계열의 ‘호반써밋’ 아파트에 ‘카카오i 스마트홈 시스템’을 적용한다. 카카오의 통합 인공지능 플랫폼 ‘카카오 i’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홈 시스템은 집 안에서 사물인터넷(IoT) 및 각종 가전제품 제어를 가능하게 한다.

카카오미니를 이용하면 대화를 통해 냉난방과 조명, 승강기 호출 등 다양한 기능을 컨트롤 할 수 있다. 또 날씨, 일정관리 등 카카오의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가 스마트홈 서비스와 연동돼 입주자 편의가 대폭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GS건설도 국내 모든 통신사 음성 엔진과 연동이 가능한 ‘자이 AI 플랫폼’ 구축을 완료했다. 자이 AI 플랫폼은 스마트폰 앱, 음성인식 스피커 등과 플랫폼을 연계해 조명, 난방, 각종 가전 등 IoT를 이용하는 모든 실내 기기의 정보를 수집, 관리한다. 이를 통해 거주자의 생활 패턴을 파악해 자동으로 방마다 난방을 달리해 온도를 최적화하는 식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호반건설 등 호반그룹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스타트업 투자 및 지원 사업인 엑셀러레이터 사업에도 진출했다. 호반그룹은 2019년 2월 엑셀러레이터 법인인 ‘플랜에이치벤처스’(이하 플랜에이치)를 설립하고, 모기업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투자하고 있다. 플랜에이치는 호반건설 김대헌 대표가 진두지휘 중인 것으로 확인됐는데, 벌써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호반파크 2관(호반건설 신사옥)에 마련된 창업보육공간인 호반이노베이션허브는 한국형 ‘와이콤비네이터’(Y-combinator. 미국 실리콘밸리의 엑셀러레이터)를 지향한다. 스타트업이 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스타업에 대한 보육, 투자, R&D연계(TIPS), 후속투자 지원까지 제공하고 있다. 추후 호반건설은 4차 산업 관련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기존 사업에 접목할 것으로 보인다.

플랜에이치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진행한 2019년 하반기 팁스(TIPS, 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의 신규 운영사로 선정됐다. 팁스(TIPS)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민간 투자 주도형 기술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민간이 초기 투자하고, 정부가 뒷받침하는 구조로 민간 투자회사가 스타트업을 발굴 및 투자하면 중소벤처기업부가 연구개발 자금 등을 지원한다. 플랜에이치는 스마트팜 기술보유 기업인 ‘쎄슬프라이머스’에 투자했는데, ‘지능형 수확자동화 플랫폼 개발’로 팁스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플랜에이치는 인공지능 기반의 3D설계 솔루션 기업, 안면인식 기술을 보유한 기업 등에 이미 투자했고, 팁스사업 연계도 준비하고 있다. 최근에는 건설현장의 데이터를 활용해 건설관련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하는 회사와도 협업하고 있다.

중견 건설사 중에는 우미건설이 프롭테크(부동산 핀테크) 전문기업 혹은 스타트업 투자에 실탄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과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업은 물론 전 산업군에서 유망기업으로 꼽히는 회사에 수십억 단위 소규모 투자를 진행하면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할 것으로 보인다. 우미건설은 부동산중개플랫폼 직방이 세운 ‘프롭테크’ 특화 IT전문 투자회사인 브리즈인베스트먼트에서 펀드에 100억 원을 출자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추후 스마트홈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더 나은 주거 환경에 대한 소비자의 눈높이가 AI나 ICT 등 최첨단 기술로 구현되고 있다"며 "주거문화에 대한 수요자의 눈높이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첨단 기술이 접목된 아파트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