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자의 시각] 우수 기술·제품 활용이 안전사고 예방 첩경
[전문기자의 시각] 우수 기술·제품 활용이 안전사고 예방 첩경
  • 국토일보
  • 승인 2020.03.3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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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수 (본보 환경분야 전문기자/에스엠테크 대표이사)

양철수 (본보 환경분야 전문기자/에스엠테크 대표이사)

기본을 잘 지켜 산업안전사고를 예방하는 것은 누구에 의해 실현돼야 하는가?

답은 당연히 ‘사람에 의해’서다.  그리고 ‘기술에 의해’서다.

사람에 의해 기본이 지켜져야 하는 건 이해가 가는데 기술이 기본을 지켜 안전사고가 예방된다는 건 좀 의아할 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오늘은 기술이 기본을 지켜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해볼까 한다.
 
지난 2017년 1월 부산에서 도로 아래 묻혀 있던 대형 상수도관 파열로 1만여 세대의 수돗물 공급이 중단되는 일이 있었다.

비단 부산 뿐만 아니라 전국 여러 도시에서 상수도관 파열 사고가 잇달아(최근 3년간 언론에 보도될 정도로 피해가 큰 사건만 33건이다) 도로에 싱크홀이 생기고, 범람한 물로 인한 침수가 있었으며, 겨울철 도로 결빙이 교통 혼잡 및 인명사고로 이어졌다.

또 단수됐던 물이 다시 공급되면서 생활용수로 붉은 녹물이 쏟아져 주민들이 항의하는 등 그 피해가 막대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이러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나 조치가 있어야 할까?

수도관 누수 사고의 원인은 노후라고 밝혀졌다.

수도관이 노후돼 파열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일면은 맞고 일면은 틀린 답이다.

왜냐하면 수도관이 노후되지 않은 경우에도 파열 사고는 발생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고의 정확한 원인은 너무도 당연하게 ‘파열을 막지 못해서’라고 할 수 있다.

“파열을 막는다고? 미리? 그게 가능해?” 가능하다. 기본을 지킨 기술로써 가능하다.

수도관이 파열되는 건, 흐르던 물이 어떤 변수를 만나 그 흐름이 불규칙해지면서 수도관을 세게 강타하기 때문이다.

파열을 방지하려면 이것을 막아내기 위한 장치를 시설에 설치해야 한다.(이것을 수충격 방지장치라고 한다)

이러한 장치에는, 수도관이 파열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예측해  사고 발생을 애초에 차단하는 기술이 장착돼 있으며, 수도관의 파열을 미리 막아낼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제대로 된 기술로 만들어진 제품 안에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대응기술이 기본으로 내재돼 있어야 한다. 그럼으로써 기술에 의한 안전사고 예방이 가능하게 된다.

실제로 국내 산업 시장에는 각 분야의 핵심성능에 안전사고 예방기술까지 장착한, 즉 제대로 된 기술로 만들어진 우수 제품들이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제품이 아무리 우수해도 선택돼 현장시설에 적용되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우수한 제품보다 질이 떨어지는 제품이 로비를 통해 선택되고 우수한 기술을 가진 제품은 뒤로 밀리면서 결국 막을 수 있었던 인명사고, 막대한 경제적 손실 등의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안타까운 상황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필자는 일 년에 몇 차례씩 해외 전시회에 참가하고 있는데 핵심기술이 이미 상당 수준에 올라가 있는 선진국들이 지금 화두로 삼고 고민하는 건 '안전사고' 대책이다.

핵심기술에 안전사고 대응력까지 갖춘 우수한 제품의 개발을 위해 야이계주(夜以繼晝) 연구하고 정직한 땀을 흘리는 것, 그리고 그러한 제품이 적재적소에 선택되는 것.

이것이 기술이 기본을 지켜 국내 산업안전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며 동시에 이 정도의 우수한 제품이라면 세계시장에서도 주목받을 수 있을 것이니 그야말로 '일석이조'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