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26주년 특집] 두산인프라코어, 위기를 기회로… 매출 8조 이어간다
[창사 26주년 특집] 두산인프라코어, 위기를 기회로… 매출 8조 이어간다
  • 이경운 기자
  • 승인 2020.03.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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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캣과 시너지 본격화… 주요 수출지역 시장점유율 확대

정부·학계, 무인 건설현장 관제 솔루션 ‘컨셉트-엑스’ 극찬

생산·경제·안전성 획기적 개선 목표… 2025년 상용화 계획

두산인프라코어가 눈부신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6년 3월 공작기계부문을 매각한 뒤 건설기계와 엔진사업부에서만 매출 8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자회사인 두산밥캣과도 시너지가 극대화되며 주요 수출지역에서 점유율을 높였고, 시장맞춤형 신장비 라인업과 미래형 친환경기술도 성장을 뒷받침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춘 스마트 건설기술 분야에서도 업계 최고 수준의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 말 충남 보령시험장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건설현장 종합관제 솔루션 ‘컨셉트-엑스’ 시연회가 정부와 업계, 학계 관계자들의 극찬을 받은 것. 영상 인식과 인지·제어 기술을 비롯해 자율주행과 5G 원격 제어, 드론을 활용한 3차원 측량 등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미래 건설현장을 구현했다는 후문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도약은 올해에도 이어진다. 코로나19라는 글로벌 위기에도 불구하고 전년대비 4% 성장이라는 야심찬 목표가 주목된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충남 보령 성능시험장에서 ‘컨셉트-엑스’시연회를 열고, 드론측량부터 장비 운용, 작업장관리 등을 첨단기술로 구현한 종합관제 솔루션을 선보였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충남 보령 성능시험장에서 ‘컨셉트-엑스’시연회를 열고, 드론측량부터 장비 운용, 작업장관리 등을 첨단기술로 구현한 종합관제 솔루션을 선보였다.

◆ 건설기계·엔진, 매출 8조원 돌파

두산인프라코어가 엔진 사업과 두산밥캣의 영업 호조에 힘입어 2019년 연결기준 매출 8조 1858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영위하고 있는 사업 기준(건설기계 및 엔진)으로 매출 8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2018년과 비슷한 8404억원을 거뒀으며, 순이익도 3957억원으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사업별로는 중대형 건설기계사업이 글로벌 시장 안정세에 따라 매출 3조 1484억원, 영업이익 2810억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달성했다. 엔진사업은 두산밥캣 및 발전기용 엔진 제품의 판매량 증가로 8.6% 성장한 매출 5781억원을 기록했다.

지역별 매출은 중국에서 1조 2536억원, 국내와 신흥지역에서 1조 824억원, 북미·유럽에서 8124억원을 달성했다. 북미와 유럽 등 선진시장 매출이 6.9% 성장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밥캣도 북미와 유럽 중심의 견조한 시장 수요를 바탕으로 고속 성장을 이어갔다. 매출이 13.1% 성장한 4조 4593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3.9% 성장한 4770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NAO(북미·오세아니아)지역 매출이 소형 굴착기 신모델 출시와 콤팩트 트랙터(Compact Tractor) 출시 효과 등으로 8.5% 성장했다. EMEA(유럽 및 중동·아프리카)지역은 제품 및 판매채널 강화에 따른 주요제품의 시장점유율 상승효과로 2.8% 늘었다.

밥캣에 신흥시장인 아시아·남미 지역에서도 인도 백호로더(Backhoe Loader) 출시와 중국시장 판매 호조로 6.1% 증가하며 양호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 올해 전년대비 4% 성장 목표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중대형 건설기계 선진시장(북미, 유럽)과 엔진사업, 밥캣의 견조한 성장세에 힘입어 4% 성장한 매출 8조 5000억원을 목표로 삼았다.

수출시장 1위 중국은 2016년 신차판매 증가로 인한 기저효과로 소폭 하락이 전망된다. 다만 중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확대 시 시장 규모가 21만대까지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두산은 시장 환경을 반영해 수익성 위주의 판매 및 채권건전성 확보, 신제품 출시 및 특수장비 라인업 확대 등의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선진시장에서는 북미지역 메가딜러 확보, 유럽 스테이지5(Stage V) 휠로더 출시에 따른 제품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14% 성장을 목표로 삼았다. 엔진사업부도 신시장 개척 노력에 힘입어 14% 확대가 기대된다.

밥캣은 신제품(컴팩트 트랙터, 백호로더) 판매 본격화와 신모델(R시리즈 로더) 출시, 유럽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전년대비 5% 성장한 매출 4조 6725억원, 영업이익 4738억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중장기적으로는 핵심제품과 신제품간 시너지 확대를 통해 성장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을 추진한다. 그중에서도 미국과 유럽시장 확대에 집중한다. 신제품 출시를 통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남부와 서부지역 딜러망을 강화해 성장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2018년을 기점으로 회복세인 유럽에서는 가장 비중이 큰 미니굴착기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간다. R시리즈 미니굴착기 출시로 제품경쟁력을 강화했으며, 주요 3국(독일, 영국, 프랑스)의 딜러망도 확대해 시장점유율 상승을 유도한다.

두산인프라코어가 국내 미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내놓은 1.7톤 굴착기 DX17z-5.
두산인프라코어가 국내 미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내놓은 1.7톤 굴착기 DX17z-5.

◆ 국내 최대 성능시험장 구축

두산인프라코어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스마트 건설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10월 충남 보령에 국내 최대인 30만㎡ 규모의 건설기계 성능시험장(이하 : 보령시험장)을 준공하고 이를 기반으로 R&D(연구개발) 경쟁력 강화에 매진하고 있다.

보령시험장은 점차 강화되는 환경 및 안전 규제에 맞춰 굴착기와 휠로더 등 건설기계 성능을 높이고 내구성을 검증하기 위한 연구 시설이다. 보령시험장 준공을 통해 그간 인천과 군산 등에서 각각 진행해온 개발과 검증 업무가 한 곳으로 통합됐으며, 동일한 시간에 보다 긴 수명의 품질을 검증하는 ‘가속 내구’ 시험이 가능해졌다.

보령시험장 조성에는 약 300억원이 투입됐다. 주행 시험장과 인양·견인력 시험장, 소음 시험장, 기상 조건에 영향을 받지 않는 돔 시험장, 100톤급 초대형 굴착기 2대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정비고 등을 갖췄다. 건설기계 실제 사용 환경을 동일하게 구현한 3개의 내구 시험장에서는 최대 20대의 건설기계를 동시에 시험할 수 있다.

현재 보령시험장에서는 건설기계 자동화 및 무인화 신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머신 가이던스와 머신 콘트롤,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등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손동연 두산인프라코어 사장은 “세계적인 건설기계기업들이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첨단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 건설기계 시장을 선점하고자 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보령시험장은 최첨단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건설기계를 실증하고, 환경과 고객 안전을 위한 기술을 발전시키는 ‘스마트 건설기계 실증 연구단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무인·자동화 건설현장 구현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말 보령시험장에서 건설현장 종합 관제 솔루션 ‘컨셉트-엑스(Concept-X)’를 공개하고 시연회를 개최했다.

‘컨셉트-엑스’는 드론을 통한 3D 스캐닝으로 작업장의 지형을 측량하고, 측량한 지형 데이터를 자동으로 분석, 작업계획을 수립한 뒤 무인 굴착기와 휠로더 등으로 작업을 진행시키는 종합 관제 솔루션이다. 관제센터에 있는 작업자는 이 같은 작업과정이 원활하게 돌아가는지 여부를 확인한다.

그 동안 건설기계장비 분야에서 개별적인 무인 기술을 선보인 적은 있었으나, 측량부터 건설기계 운용까지 전 과정을 무인·자동화로 선보이는 것은 세계 최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시연회에서 드론으로 측량한 데이터를 이용해 작업장을 3차원 지도로 생성하는 기술과, 굴착기와 휠로더 등 건설기계가 상황별로 무인 작업을 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종합 관제를 맡은 엑스 센터(X-Center)에서는 작업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운용하는 기술도 공개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컨셉트-엑스’가 실제 현장에 적용된다면 작업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낮춰 생산성, 경제성을 높이는 동시에, 안전성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오는 2025년까지 건설현장 종합 관제 솔루션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중 드론 측량 및 데이터 분석, 건설기계 무인 운용과 관리 등 각 개별 단위 기술들은 검증을 마치는 대로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손동연 두산인프라코어 사장은 “컨셉트-엑스는 단순 무인 기술이 아니라 각각의 개별 기술들이 융합된 집약체이면서, 동시다발로 작업이 발생하는 현장의 움직임에 신속하고 정확히 대응할 수 있는 첨단기술”이라며, “생산성과 경제성은 물론, 안전성도 높인 사람 중심의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독자적인 기술 개발과 함께 기업 및 학교와 협업, 스타트업 투자 등 다양한 형태로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을 추진해왔다. 서울대, 연세대, 한양대 등과 함께 AI를 통한 건설기계 운용, 드론 3D 측량, 작업 데이터 분석 등 지속 산학협력을 이어왔고, 지난해에는 LG유플러스와 제휴해 5G 통신 기반의 원격제어 기술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