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26주년 특집]국토교통부노동조합 최병욱 위원장에게 듣는다
[창사26주년 특집]국토교통부노동조합 최병욱 위원장에게 듣는다
  • 김광년 기자
  • 승인 2020.03.23 0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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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최우선 '공공성' 기반 공무원 노동운동 펼치겠습니다"

[특별인터뷰] 국토교통부노동조합 최병욱 위원장에게 듣는다

“국민 최우선 ‘공공성’ 기반 공무원 노동운동 펼치겠습니다”

조합원 권익 증진·공공성 강화 두 마리 토끼 잡기 ‘성과’
10년만의 단체교섭… 공무원 노동자 근로조건 개선 기대
‘조합원의 든든한 동반자’ 자리매김… 행복한 직장 만들기 만전

“공무원도 노동자입니다. 따라서 공무원에게도 노동3권이 보장되는 노동환경이 보장돼야 할 것입니다”

공공부문에서 노사문화의 역할이 그 어느 때 보다 강조된다고 주장하는 국토교통부 노동조합 최병욱 위원장.

그에게 2020년 국토부노조의 주요 활동계획을 들어봤다.

- 지난 한 해 노동조합을 이끌며 이뤄낸 성과는 무엇인지.
▲ 지난해 국토교통부노동조합은 조합원 권익 증진뿐만 아니라 공공성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다 잡았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노조에서는 국회에서 항공관제 분야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한 ‘토론회’를 열어 문제의 심각성을 사회 곳곳에 알리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아울러 국회 토론회를 통해 앞으로 항공분야 뿐 아니라 국토교통 관련 업무를 알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같은 맥락으로 항공관제처럼 만성 인력난이 심각한 국토관리사무소의 정원 부족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1인 시위도 적극 전개했습니다.

지난해 성과 중에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은 ‘기관 측과 인사여건 개선 간담회’를 개최한 점입니다. 국토부는 인사 적체 현상이 심각한 부처 중 하나입니다.

특히 예측가능한 인사시스템의 부재로 직원들의 불만이 많았는데,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인사 적체 문제의 실타래를 풀어줄 의미 있는 자리가 마련된 점은 지난해 국토부노조가 이뤄낸 성과라 할 수 있습니다.

노동운동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활동도 다수 펼쳤습니다. 먼저 8대 노조 출범식을 국토교통부 노사가 합동으로 강원 산불 피해 현장에서 봉사활동으로 대신 진행했습니다. 슬픔에 처한 국민 곁에서 조합원을 비롯해 노사가 함께 구슬땀을 흘리며 공직자의 역할을 다시금 마음에 새기는 자리가 됐습니다.

무엇보다 지난해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열린 ‘노사문화 우수기관 시상식’에서 중앙행정기관으로는 유일하게 국무총리표창을 받는 영예도 안았습니다. 이는 그간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노동운동 뿐 아니라 노사가 합심해 사회 소외계층을 배려하고 보듬는 활동을 누구보다 앞장서 실천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 평가합니다. 물론 다양한 행사에 참여해 준 조합원들의 공이 가장 컸던 점을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인사 드립니다.

또 하나 의미 있던 행사는 행정안전부 장관을 역임하신 김부겸 의원님을 세종청사로 초빙해 명사 특강과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던 점입니다. 노조 차원에서 마련한 행사임에도 500여명이 넘는 직원들이 참석하는 등 성황을 이뤘습니다. 토크콘서트는 공직사회의 변화의 주역이 바로 공무원 노동자이기에 적극 행정과 공직 혁신을 위한 김 의원님의 생각을 듣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됐습니다. 행사에 참여한 직원들도 호평을 아까지 않는 등 노동조합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국토부 노사가 단체교섭을 이끌어냈다. 앞으로 달라지는 것이 있다면.
▲ 올해는 국토교통부 단체교섭이 본격 추진되는 중요한 해입니다. 단체교섭은 노동조합의 ‘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조합원들의 권익을 찾는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국토부는 노조 설립 이후 2008년과 2010년 단 두 차례만 체결했기에 더욱이 그 의미가 깊습니다. 10년 만에 진행되는 단체교섭인만큼 조합원 권익 증진 등을 위해 최선을 다해 공무원 노동자들의 근로조건 개선을 이룩하는 데 노력할 것입니다.

아울러 올해 국토교통부노동조합은 국토교통부장학회를 추진하려고 합니다. 조합원이 노조 가입의 장점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기 위한 시도입니다.

또한 소속기관 등 기관별로 노동교육을 강화해 올해는 더욱 더 ‘노조다운 노조’의 모습을 마련하는 일에도 집중하겠습니다.

피감기관으로서 감내해야 할 업무이긴 하지만 조합원 권익 보호를 위해 올해는 ‘국정감사 베스트/워스트 의원’을 선정하는 것도 추진하려고 합니다.

이에 더해 국토교통분야 현안을 놓고 국회 정책토론회도 지난해처럼 개최해 국회와 정부에 문제제기에 그치는 것이 아닌 실질적인 대안을 스스로 발굴하는 일에도 나설 것입니다.

바야흐로 소통의 시대이기에 전국 각지에 있는 조합원들과 만나는 시간도 더욱 자주 마련하려고 합니다. 소통을 해야 현장에서 느끼는 문제를 파악할 수 있고 개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노조가 단순히 친목활동을 위해 모인 것이 아니고 노동자가 주체적으로 움직이며 문제를 찾아 해결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만큼, 본연의 역할에도 충실한 한 해가 되도록 힘쓰겠습니다.

- 조합원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한 노조의 역할에는 무엇이 있는지.
▲ 국토부는 건설, 주거, 부동산, 교통 등 국가기간산업 및 국민 생활과 매우 밀접한 행정기관입니다. 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되면 이는 고스란히 국가와 국민에게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습니다.

중요한 부처임에도 불구하고 ‘승진 적체’ 현상이 타 부처보다 심각한 편입니다. 승진이 늦다는 의미입니다. 그 요인 중 하나는 5급 공채를 많이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국토부노조는 조합원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이 문제를 적극 해결하려고 올해 많은 노력을 펼칠 것입니다. 인사가 만사인 공직사회에서 노조가 제역할을 발휘해야 하는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재난대응부처임에도 초과근무총량제로 묶여 있어 유노동 무임금에 처한 실정입니다. 노동을 했음에도 보상이 없다면 큰 문제입니다. 초과근무총량제 문제도 앞장서 해결해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겠습니다.

국토교통장학회를 운영해 여러 이유로 어려움을 겪는 직원을 돕기 위해 노조가 앞장서려고 합니다. 하나의 팀(One team)을 강조하고 있는 노조가 조합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늘 동행하는 동반자임을 알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특히 외부 사회공헌활동만 힘쓰는 것이 아닌 조직 내부도 살피며 ‘노조가 있어 좋다’라는 인식이 확산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공무원노조법 개정이 이번에도 불발됐다. 공무원 노동운동이 나가가야 할 방향이 있다면.
▲ 노동운동에서 ‘공공부문’의 역할이 점차 증대되는 추세입니다. 따라서 정부와 국회는 공무원의 노사관계 및 문화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공무원 노동운동은 일반 노동운동과는 특수성이 있음도 감안해야 합니다. 이에 단순 투쟁 일변이 아닌 공공성도 실천하는 방향으로 전개돼야 합니다.

국민들 역시 공무원노조에게 바라는 점이 ‘공공성을 기반으로 한 노동운동’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야 공무원 노동운동이 여론의 지지를 얻게 되고, 내부 원동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단순히 조합원의 사회경제적 이익만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 정부 행정의 최일선에서 행정 서비스를 피부로 체감하는 국민을 대변하는 사회적 이해관계의 대표자로서 사회 통합을 위한 노력도 힘써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럼에도 공무원 노동운동에 대해서 정부와 국회 모두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는 점이 너무나도 안타깝습니다. 공무원노조법 개정이 번번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점이 바로 이를 증명해 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공무원이 가지는 신분과 지위의 특별함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고 이제는 인정하는 진정한 선진사회의 모습을 가져야 합니다.

어찌됐든 공무원 노동운동은 ‘조합원’뿐 아니라 ‘국민’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 공무원 노동운동을 하면서 느꼈던 안타까운 점은.
▲ 정부는 ‘저녁이 있는 삶’을 강조하며 주52시간 근무를 확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무원 노동운동에는 ‘그림의 떡’에 불과합니다.

공무원노조법 상 노조 전임자가 노동운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보장돼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퇴근 이후에 노동운동을 하라고 하는 상황은 ‘저녁이 있는 삶’과는 대치되는 모순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공무원 노동자에게도 ‘노동3권’이 부여돼야 합니다. 국제노동기준에 부합하기 위한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저는 공무원 노동운동가로서, 이러한 문제를 결코 바라만 보지 않을 것입니다. 누군가는 반드시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만 개선될 것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앞서 언급했듯 노동운동에서 ‘공공부문’의 역할이 점차 증대되기에 공무원 노동자가 스스로 권리를 쟁취할 수 있도록 용감하고 당당하게 활동하겠습니다.

 

- 국토교통부노동조합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 국토교통부는 국민 생활과 매우 밀접한 정부부처로, 공공성 확보가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국토부노조 소속 조합원들이 실행하는 행정서비스의 최종 소비자는 바로 ‘국민’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국민행복을 실현하고 거시적 관점에서 국가의 미래도 함께 염두에 두며 모든 업무에 임해야 합니다.

국토부노조도 조합원들이 일선 현장에서 적극적이고 당당하게 일 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전심을 다 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국토부노조는 조합원과 원팀이자 든든한 동반자이기에 노조를 믿고 고충을 털어 놓아 모든 조합원에게 행복한 직장이 될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공무원노동운동을 선도하고, 앞장서서 가야할 길을 제시하는 국토부노조에 적극 동참해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정리=김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