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한 칼럼> 박원순 복지의 허구
<김재한 칼럼> 박원순 복지의 허구
  • 김재한 건설일보 발행인
  • 승인 2011.11.24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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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한 지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우리는 박원순 체제에 대해 불안하게 지켜보고 있다.   

우리 사회는 박원순 시장 체제의 출범을 앞두고 그에 대한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시민운동가로서의 그의 맹활약과 달리 일선 행정 경험이 전무(全無) 했기 때문이다. 한편 시민운동가 출신으로서 그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행정에 반영될 경우 그동안의 행정 체계에 대한 변화가 올 것이라는 기대 또한 생겼다. 그동안 행정 관료사회가 안고 있는 탁상행정과 무사안일에 대한 변화가 올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정체 상태나 고착화된 공무원의 정신 상태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기대도 많았다.

그동안 오세훈 전 시장 체제가 역점을 두었던 행정에 대해서 변화가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두 시장이 보는 행정의 목표와 방향은 다른 것은 자명하다. 박원순 체제는 오세훈 체제와 차별화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박 시장은 한강 르네상스를 비롯한 대규모 토건사업 예산이 거의 삭감되는 등 오세훈 전임 시장의 역점 사업은 대부분 중단시켰다. 그 한 예로 박 시장은 지난 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강 르네상스를 포함해 하드웨어 예산을 줄이고 복지ㆍ교육 예산은 늘리는 큰 원칙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박원순 체제의 출범은 취임식에서 드러난 것처럼, 이벤트성 행정이 아닌, 실로 서울시민에게 실익이 가고 도움이 되는 행정이 되어야 한다. 자신의 철학과 맞지 않은 것은 적대시하고 경원시 하는 부정적인 면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 한 예로 ‘토건행정’이라고 무시하는 주거복지와 건설에 대한 그의 철학과 태도다.

서울시는 전체 예산안 21조7,973억원 중 26%인 5조1,646억원을 복지분야에 배정했다. 올해에 비해 13.3%(6,045억원)가 늘어난 수치다. 시민생활과 직결된 일자리ㆍ안전 분야에도 각각 2,176억원(올해 대비 14.7% 증가)과 7,395억원(44.3% 증가)이 책정했다.

복지(福祉)란 사전적 용어를 보면, 행운, 건강, 행복, 번영 등을 말한다. 종국적으로 보면, ‘삶의 질 향상’을 말한다. 박 시장의 언급처럼, 사회복지도 ‘삶의 질(質)향상’을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그러나 복지사회란 사회복지 뿐 아니라 주거복지는 물론, 헌법에 보장된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사회를 건설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흔히들 ‘의식주(衣食住)’를 우리 삶의 가장 기초적인 것으로 꼽는다. 이는 사회적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못 먹고, 못 입던 시절에는 ‘의식주’의 순으로 말하였지만, 최근 들어서는 의식(衣食) 보다는 주(住)로 대변되는 주거복지가 더 중시되고 있다.

박 시장은 서민 주택수요 충족을 위해 임대아파트 건설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시는 2014년까지 공공임대주택 8만호를 만들기 위해 우선 내년에 5,792억원을 투자, 1만6,305호를 공급한다. 새로 건설하는 주택과 재개발 임대주택 1만3,237호, 1~2인용 원룸텔 631호를 매입해 다양한 규모로 공급하며 민간임대주택 1,350호도 추가된다.

사회는 어느 한 면이 발달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수요에 맞게 고루 발전하여야 한다.

특히 박 시장이 토건행정이라고 비하하고 있는 건설은 우리 국가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 왔던 효자 산업이다. 상황이 달라졌다고 해서 건설을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다. 국가산업에서 건설에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은 물론, 건설을 단순하게 폄하하고 무시할 수 있는 사항은 결코 아니다.

건설은 크게 도로, 지하철 등 SOC 등 교통망 체계와 관련 있는 것과 재개발. 재건축사업과 뉴타운건설처럼 주거환경개선사업과 직결되는 영역에서 아파트, 단독주택 건설 등 건축으로 크게 대별해볼 수 있다. 이러한 건설을 단순히 ‘토건’이라고 매도하고 비하만 할 수 있는 가 하는 점이다.

건설은 주거복지와 밀접하게 관련 있다. 박 시장의 언급처럼 그가 주로 그동안 전면에 내세웠던 복지와 무관한 것은 결코 아니다. 복지의 가장 큰 부분이다. 국가와 사회, 그리고 각 산업을 연결하는 링크 역할을 담당하는 중추적 매개 수단으로 결코 외면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시장의 자리란 무엇인가? ‘토건행정’이라고 비하만 할 것이 아니다. 토건도 서울시정의 일부이다. 무엇보다 행정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왜 전체를 보지 못하는 가 아쉽다.

박원순 시장은 시장으로서의 그의 역할은 무엇인 가 하는 점을 되새겨 보아야 한다. 박 시장은 이제는 시민운동가가 아니다. 또한 정치가도 아니다. 서울시민의 삶을 책임지고 있는 행정가이다. 구호 차원이 아니라 실천과 결실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