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싱가포르 BIM과 국내 BIM
[전문가 기고] 싱가포르 BIM과 국내 BIM
  • 국토일보
  • 승인 2011.11.22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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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인 한 경희대학교 교수 /(사)빌딩스마트협회 수석부회장


[전문가 기고]싱가포르 건설청 ‘BIM 건설생산혁신’ 국제 전문가패널 회의를 다녀와서

싱가포르, 2015년 건설물량 80%이상 BIM 발주

BCA, BIM 통해 건설생산성 제고… 국가차원 지원 총력
BCA BIM 교육원 설립… 교육 강화 및 BIM 전문가 양성
“한국, 건설업 혁신산업의 재도약위해 BIM 확산 적극 나서야”


싱가포르가 오는 2015년까지 민간분야를 포함, 국가 전체 건설의 80% 이상을 BIM으로 발주한다.
싱가포르 건설청(BCA)은 최근 이같은 ‘BIM 로드맵과 국가전략 수립’ 검토를 위해 BIM 국제 전문가 5명으로 구성된 국제전문가패널(IPE)을 2년 임기로 위촉, 4일간의 일정으로 국제회의를 개최했다.
대한민국 김인한 경희대학교 교수가 싱가포르 국제전문가패널에 위촉, 이번 회의에서 싱가포르 BIM 활성화 방안 제시 등 주도적인 역할을 한 가운데 한국의 위상을 다시한번 확인했다.
이에 본보는 이번 국제회의에 참가한 김 교수의 기고를 통해 싱가포르 BIM 정책 및 향후 활성화 방안 등을 살펴보고 국내 건설시장에서의 BIM과 비교해 본다. <편집자 註>


싱가포르 건설청(BCA)이 자국내 BIM을 통한 건설생산혁신을 위해 마련한 국제 전문가패널(IPE) 회의에는 한국에서 본인을 비롯 미국 GSA(연방조달청)의 BIM 디렉터 Calvin Kam, 노르웨이 국가건축기술국장 Oivind Rooth, 영국 BIM Academy원장 Steve Lockley, 독일 맥스 뮤겔사 임원 Marcus Schreyer에서 각 한 명씩 구성된 IPE가 참석, 4일 동안 심도있는 자문을 제공했다.

무엇보다도 BIM 도입적용에 대한 경험, 지식 및 건설 생산성을 증진시킨 모범 사례 등을 기반으로 BIM 활성화 및 건설사의 BIM 핵심역량 개발 방안 등을 제시했다.

최근 몇 년간 2008년 미국 연방조달청(GSA)의 개방형 BIM 의무화, 2008년 미국 공병단(US Army Corps of Engineers)의 BIM 의무화, 2010년 노르웨이 공공건축발주처(Statsbygg)의 개방형 BIM 의무화, 2007년 핀란드의 개방형 BIM 의무화, 2013년 싱가포르의 개방형 BIM 기반 인허가 의무화, 2011년 영국의 미래 공공건물 발주 BIM 의무화 선언 등과 함께 한국도 2012년 조달청의 500억 이상 사업에 대한 개방형 BIM 도입이 예정돼 있어 전 세계적으로 건설산업에의 BIM 도입은 가속화 되고 있다.

올해 초 싱가포르 건설성(BCA)은 향후 10년간 매년 최소 2-3%의 성장을 위한 건축 생산성 로드맵(Construction Productivity Roadmap)을 발표한 바 있으며, 이를 뒷받침 하기 위한 기술적 추진 수단으로 BIM의 도입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BCA는 건축 산업의 생산성 향상과 통합된 빌딩 프로세스를 구현하기 위한 BIM 로드맵의 실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싱가포르 건설청이 개최한 국제전문가패널 회의에서 김인한 경희대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금년 싱가포르 경제 성장률은 14.7%였다. 대부분의 선진국이 마이너스나 3%이내의 성장률을 보이는 최근 경제적 상황에서 14.7%란 상상을 초월하는 수치이다. 국민을 리드하여 부강한 국가를 만들겠다는 국가관에 투철한 스마트한 싱가포르 공무원들의 건설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선택한 BIM에 집중하는 모습은 상상을 초월한다.

BCA는 2010년부터 2억5,000만달러를 CPCF(건설 생산성 펀드)로 준비해 놓고, 이 중 600만 달러를 BIM 도입 장려금으로 쓰고 있다.

예를 들어, 심사를 거쳐 회사당 2만 달러까지 BIM 교육,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구매 및 임대 비용으로 지원하고 있고, BIM 협업 프로젝트 당 21만 달러를 지원하며 여기에 협업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각 분야별로 3만5,000달러 씩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지원체계는 싱가포르 건설산업의 BIM 도입과 확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BCA에서는 2011년 초부터 BCA BIM 교육원(Academy)를 만들어 BIM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수강생들에게 지원금을 주며 건설분야의 BIM 전문가들을 양성하고 있다.

BCA BIM 교육원는 한국의 빌딩스마트협회로부터 BIM Academy의 교육프로그램과 운영체계에 대한 자문과 협조를 받아 설립된 신설기관이며, 현재 졸업생만 700명이 이르고 수강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이 대기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 정부가 BIM 도입과 교육을 민간에만 의존하고 있고, BIM 도입과 정책을 선도하기보다는 BIM 도입이 많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규제일수 있다고 우려하며 주저하는 것과는 극명하게 비교된다.

국제적으로 빌딩스마트가 개방형 BIM의 제정 및 확산을 위한 공인기구로 인정받고 있는 것과 비교, 현재 한국은 빌딩스마트협회가 BIM 지침개발과 확산을 주도하고 있으나 정부로부터 협조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이미 지난 2001년부터 2차원 전자도면의 자동제출을 실시하고 있으며, 현재 BCA 등 15개 건설관련인허가 기관에서 BIM을 이용한 납품의무화를 계획하고 있다.

2013년에는 2만㎡ 이상의 신규건물에 건축공종의 BIM을 납품하고, 2014년에는 2만㎡ 이상의 신규건물에 BIM 납품을 구조와 MEP공종까지 확대하며 2015년에는 5천㎡ 이상의 모든 신규건물에 BIM을 적용하는 것을 의무화 할 예정이다.

정부 및 공공 발주기관이 특정 상용 포맷 만으로 납품데이터를 받게 되면, 추후 피할 수 없는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과거 CAD도면만으로 납품받았을 때도, 20-30년 후에도 그 도면을 펼쳐 보면, 모든 핵심적인 내용을 검토할 수 있는 보장이 없는데, 이보다 훨씬 복잡한 BIM 데이터로 납품 받는 경우에는 해당 소프트웨어가 개방되지 않은 상용 소프트웨어 포맷인 경우 상업적 목적으로 설립되고 운영되는 소프트웨어 회사들의 영구적이고 지속적 존속 및 개발지원을 보장받기 어려울 뿐 아니라 버전이 계속 변경되는 경우 과거 데이터에 대한 복구 또한 보장받기 어렵다.

무엇보다도 불특정 다수를 상대하는 발주자의 경우, 여러 종류의 복잡한 상용 소프트웨어를 구비해 관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까지 고려할 때 공공기관이나 국가발주 공사는 물론 민간발주자도 당연히 개방형 BIM 포멧으로도 함께 납품성과물을 받아야 할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정부 주도의 개방형 BIM 적용과 확산이 피할 수 없는 대세로 진행되고 있는 이 때, 한국도 지난 2010년 국토해양부가 ‘개방형 BIM 기반의 건축분야 BIM 적용 가이드’를 발표했다.

이후 이를 기반으로 상당수의 공공기관 및 조달청이 개방형 BIM 기반의 자체 BIM 지침을 발표했거나, 개발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일부 공공기관에서는 아직도 개방형 BIM에 대한 취지를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특정 상용 소프트웨어 BIM포멧으로만 납품을 받고자 하는 사례가 있었다.

현재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진 LH공사의 BIM 지침도 국가 BIM 로드맵의 위계에 따라, 개방형 BIM 기반으로 개발돼야 할 것이며, 납품 때에도 적어도 개방형 BIM 파일을 함께 제출케 해 추후 야기될 문제점을 없게 해야 할 것이다.

혹 상용 BIM 포멧으로만 납품을 받게 된다면, 공공기관으로 국제적인 큰 흐름을 못 읽는 근시안적인 선택일 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큰 손실을 입게 될 것이며, 공정거래법에도 위반될 것이다.

IPE의 4일 회의기간 동안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속되는 발표와 토론에도 싱가포르 BCA 청장 및 다수의 고위공무원들이 자리를 뜨지 않고, 주도적으로 회의를 주재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며, BIM 도입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가지고 민간건설업계를 리드해 나가고자 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저녁자리에서는 국무장관(Minister of State)이 BIM의 중요도를 역설하는 모습과, 매 회의 후 국가개발 장관(Minister of National Development)이 회의 성과에 대해 보고를 받는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한국은 국가규모도 더 크고, 많은 상황과 여건이 다르겠지만, 정부 및 공공기업의 BIM에 대한 이해도가 싱가포르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낮고 건설산업의 국가경쟁력을 위해 BIM을 선도하겠다는 전략도 찾아보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싱가포르와 크게 비교돼 아쉬움을 느낀다.

대한민국 조달청이 내년부터 500억 이상 공사에 의무화 함에 따라 BIM은 앞으로 계속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하나, 한국 건설업이 혁신산업으로 다시 국가산업의 중심에 서기 위해서는 BIM 도입과 확산 전략에 국가 및 공공분야가 민간과 협력해서 적극 나서야 할 때다.


■ 국제전문가패널 회의 채택 주요 안건

싱가포르, 공공부문 BIM 적용 선도
BIM 도입 기업에 인센티브 부여

이번 회의 기간 중, IPE에 의해 제안돼 공식적으로 채택된 안건은 다음과 같다.
한국의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정부 및 공공분야에서도 대부분 유사하게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 소개한다.
싱가포르는 오는 2015년까지 BIM 전격 도입을 장려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수립된 로드맵을 적극 실행키로 했다.
우선 정부 및 공공 부분이 선행해 국가 전체적으로 BIM 적용을 활성화하는데 촉매 역할을 한다는 방침이다.

1. 장애물을 제거한다

A. 미래의 3차원 모델 기반의 건설이 활성화 되기 위해 국가적인 BIM 표준 라이브러리를 구축한다.
B. 새로운 건설 프로세스를 동반하는 BIM 기술이 가져오게 될, 법적이고 계약상의 위험을 최소화 하기 위해 IFOA(Integrated form of agreement)와 같은 새로운 건설계약형식을 연구한다.

2. BIM을 도입하는 자(회사)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A. BIM 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교육 일환으로 기존 건물을 BIM 모델링하는 회사를 격려하고 지원한다. 이 모델은 유지관리 등 향후 활용을 위해 건물주가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3. 공공부문이 BIM 적용을 선도한다

A. 선진 발주 정책, 표준, 절차 등을 공유하기 위해 세계 다른 나라들의 공공발주기관들과 긴밀한 협력을 한다.
B. 다른 프로젝트 관계자들간의 시설물정보를 공유를 촉진하기 위해 기존 상용 BIM 파일에 더해 납품형식으로 국제 빌딩스마트에서 개발된 개방형 BIM 표준을 추가로 채택한다.

4. BIM 수행 능력을 키운다

A. 팀기반 또는 프로젝트 기반의 협업을 통한 훈련을 기존의 BCA 교육에 추가해 학생과 미래의 전문가들이 통합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
B. 지속가능 디자인과 시설물 생애주기 지원을 위해 보다 심도있는 생애주기 기반의 BIM 을 활용한다.

5. 성공사례를 홍보한다

A. 건설 각 분야의 여러 측면에서 BIM의 긍정적 ROI의 사업적 가치를 크게 부각시키고 홍보한다.
B. BIM과 건설 각 분야간 협업 과정의 장점을 홍보하기 위한 방편으로 다양한 사회적 미디어를 적극 활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