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매터널 30중 충돌사고… 안전예산이 답이다
사매터널 30중 충돌사고… 안전예산이 답이다
  • 국토일보
  • 승인 2020.02.19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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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기 국토일보 안전 전문기자/ 공학박사/기술사/지도사

[국토일보 현장 25時] 사매터널 30중 충돌사고, 국민안전 위한 예산 확대가 답이다

제설작업 뒤 도로에 남아 있던 적은 양의 물기 결빙 대책 마련 필요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인력과 비용이 필연적으로 수반돼야
도로 설계단계부터 운영단계의 안전을 고려한 설계 필요
국민안전을 위한 적극적인 예산 확대 필요

2020년 2월 17일 낮 12시 23분경, 전북 남원시 사매면 순천~완주 고속도로 상행선 사매2터널 100m 지점에서 24톤 탱크로리와 트레일러, 화물차량 등 30여대가 잇따라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터널 내에서 큰 화재로 이어졌고 탱크로리에서 질산이 유출되면서 710m의 사매2터널 상행선 구간은 검은 연기로 뒤덮여 버렸다. 이로 인해 5명이 사망하고 43명이 부상당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한 원인은 소방․경찰․국과수 합동감식서 규명될 예정이지만, 누리꾼들은 도로 결빙(블랙아이스)과 사고 방지를 위한 도로 제설작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해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도로공사는 사고 발생 30여분 전인 오전 11시 56분께 사고 구간에 대한 제설작업이 제대로 이뤄져 결빙으로 인한 사고는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모든 사고발생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다. 사고가 발생하면 또 다른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사고가 발생한 첫 번째 원인은 화물차 운전자들의 안전운전 의무위반을 들 수 있겠다. 폭설로 결빙이 예상되는 도로에서 대형 화물차량들은 안전거리도 준수하지 않고 감속도 하지 않은 점이 이번 사고를 유발한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

대형 화물차는 차량 자체의 무게뿐만 아니라 실린 화물의 무게까지 감안해 노면이 미끄러울 때에는 더 천천히 운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였다.

따라서 관계부처에서는 국민안전을 위협하는 대형 화물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사고 시 치사율이 높은 화물차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위험예지훈련과 참여형 안전교육을 더욱 강화해 사고예방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

대형 화물차의 안전거리 미확보, 제한속도 미준수, 차선 미준수 등에 대하여는 강력한 단속을 실시한다는 특별법(일명 사매터널법)을 제정해서 더 이상 안타가운 사고가 발생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두 번째로 추정이 가능한 원인은 제설작업 뒤 도로에 남아 있던 적은 양의 물기가 얼어붙으면서 발생한 가능성이다.

추정이지만 제설작업 후에 남아있던 물기가 급격한 영하의 온도와 터널의 기하구조로 인한 바람의 영향으로 재결빙 됐을 가능성이다.

제설 목표시간을 1시간으로 설정해 제설을 실시했다지만 사매터널의 지형여건, 기상상황 등에 따라 제설 목표시간에 도달하지 못할 가능성은 없었는지 원점에서 재검토해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번 기회에 제설방식을 흡입식 장비를 이용해 눈을 치우는 방식과 비용이 다소 들더라도 융설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방법도 고민해 보아야 한다.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안전의식도 필요하지만 인력과 비용이 필연적으로 수반돼야만 한다. 도로를 설계하는 단계에서부터 비용이 수반되더라도 운영단계에서의 안전을 고려해 설계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안전성을 고려해 설계하면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안전이 후순위로 밀리는 경우를 봐왔고 지금도 진행형이다. 이제부터라도 예산 권한을 가지고 있는 정부부처에서는 국민안전을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예산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