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남 교수 "'경력기술인'서 '지식무장기술인'으로 변신해야"
이복남 교수 "'경력기술인'서 '지식무장기술인'으로 변신해야"
  • 김준현 기자
  • 승인 2020.02.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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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기술인 청년 고용 확대’ 정책토론회 개최
홍의락, 송석준 의원 주최, 한국건설기술인협회 주관
이복남 교수, 건설기술인 세대별 방향 제시
4차산업 대비 융합기술 트렌드 선점
청년층, 실무 기술 습득 통한 ‘능력 강화’
장년층, 경험의 상품화로 ‘지식인프라’ 구축

[국토일보 김준현 기자] 한국건설 시장과 건설기술인의 수요가 변화하고 있다. 주력시장인 중동과 신흥 아시아권 시장에서는 가성비가 상실했다. 또 비례했던 일과 일자리 시장은 소수의 일자리와 다수의 자동화가 지배하기 시작했다.

이복남 교수(서울대)에 따르면, 자동화 및 무인화, 빅데이터의 다수 역할, 3D 프린팅 기술의 발전 등으로 2030년 내에 일자리가 20억개 이상 사라진다는 주장이다.

건설기술인의 경우 특히 국내 시장만으로는 일자리를 수용하기가 버겁고, 세계적으론 제4차 산업혁명에 따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새로운 전문가와 기술을 요구하고 있기에 이에 맞게 대응해야 한다.

그럼에도 현재 국내 기업은 단일 경로로만 채용이 가능하고, 수습·견습·실습·관리가 하나의 방식으로 이뤄져 있어 경로 설계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반면 해외 선진기업의 기술인 채용은 대기업에 경력 7년 이상을 요구하고, 청년은 중소기업 실무부터 채용토록 해 경로 설계를 보편화 했다.

그는 “한국건설의 최대 약점은 소프트웨어 역량이 부족한 것에 있다”며 “머리를 이용한 지식이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선도할 기회”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현 시대에 맞는 시장과 산업이 찾는 직무 능력자 양성 기반 마련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건설기술인의 글로벌 포지션 직무 역량 진단과 설계 플랫폼을 설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건설기술인 활용 촉진을 위해 시장 수요에 맞는 기술인을 양성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또 청년층과 중·장년층 수급에 대한 차별성을 인정하고, 이들을 글로벌 기업의 기술인 활용 수준으로 격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 세대별 활용 방안도 제시됐다. 청년층(2030세대)은 현장 중심의 실무와 생산 역할에 중심축이 돼야 하기에, 학습 지식을 실무를 통해 검증된 기술로 습득할 수 있도록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중년층(4050세대)은 시장과 산업, 기술 분야에서 리더그룹 역할을 소화해야 하는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시켜야 하며, 도제 방식 등을 도입해 청년층의 멘토가 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장년층(6070세대)에겐 ‘경험의 지식’을 상품화할 수 있도록 ‘지식인프라’를 구축하고, 청년층과 짝을 이뤄 ‘프로세스+외생기술’로 신기술 개발을 주도할 수 있도록 기본방향을 안내했다.

무엇보다 건설기술인의 청년 고용 촉진과 중·장년층 재취업 지원을 위해 정책과 제도, 산업체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건설기술인을 ‘인적자원(resource)’이 아닌 ‘인재(talent)’로 전환 주도하는 것이 정책역할의 출발점이다. 또 글로벌 경쟁의 핵심이 ‘인재확보’에 있음을 선언하고, 글로벌 인재 개발에 국가R&D 예산 10% 이상을 할당토록 그 역할이 우선돼야 함을 직시했다.

입찰 평가시 기술인 배점을 최대 30%에서 최소 50%로 확대하고, 간접비를 원가와 연동해서 외생변수 발생시 자동 보상을 원칙으로 하는 제도적 기반 마련도 숙제로 내세웠다.

산업체는 해외 선진기업처럼 15% 정도 여유인력을 둘 수 있도록 인력을 충원하고, 객관적인 직무역량 평가제를 도입하는 등 인력 운영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도 했다.

또 대기업군은 실무경력 8년 이상부터 채용 원칙을 규정하고, 중소기업(전문공사업 포함)군은 청년층을 우선 채용하는 방식으로 인력 활용을 혁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건설기술인 스스로의 역할도 강조되고 있다. 우선 자기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것에 급급하지 않아야 하고, 특급·기술사라는 자기만족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과 산업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자긍심을 갖길 권고하고 있다.

이에 더해 급속도로 변화하는 시장과 산업, 기술 수요 변화에 대해 스스로 역량을 진단해보거나 경로 설계를 하는 방향으로도 과제를 전하고 있다.

아울러 평생 학습할 수 있도록 배움의 자세를 가져야 하며, 4차산업 혁명 대비 융합기술의 트렌드를 읽음으로써 ‘경력 기술인’에서 ‘지식 무장 기술인’으로 변신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이복남 교수는 “일자리 수요 창출이 고용 창출보다 앞서야 고용 촉진이 가능하다”며 “10% 글로벌 인재가 시장을 만들어 90% 기술인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준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