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리뷰] ESS 화재, 발화원은 무엇인가
[기자리뷰] ESS 화재, 발화원은 무엇인가
  • 조성구 기자
  • 승인 2020.02.07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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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일보 조성구 기자] 최근 발표된 ESS 화재 원인 2차 조사 결과를 두고 정부와 업계가 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사단은 ESS 사고 5건 중 4건을 배터리 이상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6월 1차 조사단이 발화 원인을 배터리 자체의 결함이 아니라, 외부환경 등 운영관리 미흡으로 판단한 것과 정반대의 결과다.

조사단은 결과브리핑에서 발화지점과 비슷한 유사, 또는 동일 배터리를 가져와 화재원인을 추정했다고 밝혔다. 배터리 ‘결함’이 아닌 ‘이상’이란 단어도 선택했다. 배터리 제조 시 불량품이 나올 확률과 과충전, 과방전 등 운영상의 문제점이 결합되면 앞으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뜻.

약 40명의 조사단을 구성해 62번의 조사 및 회의를 거쳐 광범위한 조사를 실시했다고도 밝혔다. 하지만 결과 발표가 임박하자 국내 배터리 양 사는 긴급하게 반박자료를 내고 대응했다.

삼성 SDI는 조사단이 분석한 배터리는 동일 시기에 제조된 배터리이지만 다른 환경에서 설치된 제품이고 다른 사이트에서는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또 평창 화재 당시에도 조사단의 발표와는 달리, 보호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고 말했다. 분리막의 구리, 나트륨 성분은 사용과정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부산물이며, 황색반점은 인체의 노화과정에서도 나타난다고 말했다.

LG화학도 반격했다. 조사단이 화재원인의 근거로 지목한 ‘용융현상’은 “배터리 외 다른 부분에서 화재가 발생해 전이돼도 생길 수 있는 흔적”이라고 말했다. 파편 양극판 접착, 음극활물질 돌기 발견 등, 조사단의 지목도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현재 상황만 보면 이번 조사단의 발표에서 나온 확정된 원인은 아무것도 없다. 조사단과 업계가 자신들의 주장만을 펼친 셈이다. 그 동안의 조사와 회의가 무의미할 정도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조사단도 2차 조사의 목적은 ‘책임추궁’이라기보다 ‘화재재발방지’라고 말했다. 자신들이 조사를 하고도 확신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그들의 주장처럼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사이 화재는 2번 더 발생했다. 다시 돌아가, 그렇다면 진짜 발화 원인은 무엇인가? 이 점에 대해 정부와 배터리기업 어느 누구도 확답을 하지 못했다. 조사단은 원인에 대한 판단이 아니라 ‘추정’일 뿐이라고 얼버무렸고, 기업들도 배터리가 원인이 아니라 다른 원인이 있다고 확증하지 못했다.

이들이 그러는 사이 업계는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2년이란 짧은 기간 사이 국내 시장 규모는 절반 넘게 줄었고, 중소업체 대표는 자신이 하는 업이지만, 고객들에게 제품을 홍보하기 미안할 정도라고 울분을 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