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환기설비, 소비자 인식 낮다… "관리소가 의무적으로 안내해야"
아파트 환기설비, 소비자 인식 낮다… "관리소가 의무적으로 안내해야"
  • 김준현 기자
  • 승인 2020.02.06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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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비자원, 환기설비 인지도 및 사용빈도 등 조사
환기설비 필터 70%, 공기정화성능 저하
83.3% 미세먼지 발령에도 설비 가동 안내 못 받아
새 필터와 노후필터 비교.
새 필터와 노후필터 비교.

[국토일보 김준현 기자] 2006년부터 100세대 이상 거주 아파트 건물에 환기설비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필터 교체가 제때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소비자원은 수도권 아파트 24개소에 대한 안전실태 조사 결과, 아파트 20개소 중 14개소에서 필터 성능이 미흡했다는 것을 밝혔다. 참고로 24개 아파트를 조사했으나 4개소는 필터 자체가 미설치 상태이다.

아파트 환기설비는 탁한 실내공기를 밖으로 내보내고 바깥공기를 필터를 통해 정화한 후 유입시켜 실내 환경을 쾌적한 상태로 유지시키기 위한 설비이다.

국토교통부 ‘환기설비 유지관리 매뉴얼’에 따르면 환기설비 필터의 권장 교체 주기는 약 3~6개월(약 2,000~4,000시간)이다.

그러나 조사대상 20개 필터 모두 최소 2년에서 최대 9년까지 교체되지 않아 먼지가 다량 쌓여 있었고, 심한 경우 곰팡이가 확인돼 위생에도 문제가 있었다.

또 20개 중 14개(70%) 필터는 공기정화성능이 60% 미만으로, 이중 일부 필터는 사용시간이 권장 교체주기 이내였으나 장착 기간이 오래됨에 따라 성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터의 공기정화성능이 떨어지면 내외부의 미세먼지에 보다 많이 노출돼 건강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필터에 대한 주기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 외에도 조사대상 아파트 83.3%는 미세먼지 주의보·경보가 발령된 날에도 관리사무소를 통해 환기설비 가동 안내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또 7개소(29.2%)의 거주자는 세대 내 환기설비 위치를, 14개소(58.3%)의 거주자는 필터 교체의 필요성을 알지 못하는 등 전반적으로 인식이 낮아 관리 사무소가 아파트 주민들에게 환기설비의 사용·관리를 안내토록 의무화하는 방안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