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남단 하늘길 환수, 관제사 태부족인데 어쩌나
제주남단 하늘길 환수, 관제사 태부족인데 어쩌나
  • 김준현 기자
  • 승인 2020.01.2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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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터 1개당 11명… 기존 인력 쪼개서 2개 섹터 투입해야
관제사 “제대로 된 훈련 없이 당장 관제하면 하늘길 위협”
제주남단 항공회랑 도면. (자료제공=국토교통부)
제주남단 항공회랑 도면. (자료제공=국토교통부)

[국토일보 김준현 기자] 제주남단 항공회랑(A593) 환수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다만 관련기관에서는 이를 뒷받침할 여력이 현재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관련기관 관계자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추진 중인 제주남단 항공회랑 환수가 올 4월 내 이뤄진다. 그럼에도 해당 항공로를 관제할 항공교통본부에서는 관제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기존 관제사들이 해당 지역들로 투입된다면 초과근무가 불가피하며, 이에 따른 집중도 부족으로 관제업무 수행능력이 떨어져 항공안전까지 위협받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항공회랑은 항공로 설정이 곤란한 특수여건에서 특정고도로만 비행이 가능한 구역을 말한다. 현재 제주남단 항공회랑 서쪽은 중국이, 동쪽은 일본이 국내 공역에서 관제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부터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이사회를 통해 지속 제주남단 항공회랑 환수 협의를 진행해 왔다.

문제는 이를 관리할 관제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항공교통본부 대구 관제소 인력은 약 55명, 인천 관제소 인력은 약 75명이다.

대구 관제소가 대한민국의 동쪽을 5개로 나눠 5개 섹터로 운영 중이고, 인천은 서쪽을 7개로 나눠 7개 섹터로 운영 중에 있으니 1개 섹터 운영에 11명이 투입되는 셈이다. 그렇다고 11명의 인력이 여유롭게 관리할 수 있는 형편도 아니기에 매월 초과근무를 한다는 것.

관계자는 “A593 항로를 가져오게 되면 이를 관제하기 위해 섹터가 2개가 필요한데 22명의 인력을 어떻게 채워서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항공관제사에 따르면, 관제사는 관할구역을 관제하기 위해 한정이라는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 항공교통본부에서 취득하려면 최소 2년 걸린다.

무엇보다 A593을 환수하기 위해서는 A593이라는 지역에 대한 한정 자격증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를 관리했던 중국과 일본의 관제사들에게 교육조차 받지 않고 실전에 투입하라는 게 정부 방침이라는 것이다.

한 관제사는 “한 번도 관제해 보지 않은 지역을 교육과 훈련, 파견 등 아무 준비없이 관제하게 되면 국민의 하늘길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며 “최근 항공교통관제사의 장시간 근무와 피로 누적, 스트레스가 언론에 보도된 것과 맞물려 제주남단 항공회랑 인력 충원 문제도 함께 고민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민의 하늘길 안전과 ICAO가 권고하는 항공교통관제사의 피로위험관리 등을 위해서 항공회랑 환수는 1년 정도 유예기간을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토부가 지난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배포한 올해 항공교통본부 인력은 4명으로 예정돼 있다. 또 관제사의 과학적인 피로관리를 위한 제도 마련과 이를 관리하는 시스템 구축도 올해 말까지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