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된 영등포 쪽방촌', 주거·상업·복지타운으로 변한다
'50년된 영등포 쪽방촌', 주거·상업·복지타운으로 변한다
  • 김준현 기자
  • 승인 2020.01.20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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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방촌 주거환경 개선 및 도시 정비 위한 공공주택사업 추진계획
쪽방촌 정비 + 젊은층을 위한 주택공급 + 신안산선 개통으로
지자체 공모 등을 거쳐 연내 추가 쪽방촌 정비방안 마련
영등포 쪽방촌의 현재와 미래.
영등포 쪽방촌의 현재와 미래.

[국토일보 김준현 기자] 집장촌, 여인숙 등을 중심으로 형성된 영등포 쪽방촌이 주거와 상업, 복지타운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20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영등포구는 ‘영등포 쪽방촌 주거환경 개선 및 도시 정비를 위한 공공주택사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쪽방이란 6.6㎡ 이내로 부엌, 화장실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최저주거 기준에 미달하는 곳으로 세입자는 보증금 없이 월세나 일세를 지불하는 곳을 말한다.

영등포 쪽방촌은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화 과정에서 밀려난 도시 빈곤층이 대거 몰리면서 최저주거기준에도 못 미치는 노후불량 주거지로 자리 잡았다.

현재는 360여명이 거주 중이며 평균 22만원의 임대료를 내고도 단열과 단음, 난방 등이 취약하고 위생상태도 매우 열악한 주거환경에 놓여있다.

무료급식소, 무료진료소 등에서 쪽방 주민들을 지원하고 있지만, 화재, 범죄 등의 위험에 상시 노출돼 있으며 알코올 중독, 우울증과 같은 질병으로 인한 자살이나 고독사가 발생하고 있다.

쪽방 문제 해결을 위해 리모델링 사업 등이 추진됐으나, 워낙 노후돼 효과가 미미하고, 쪽방 개량이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져 기존 주민이 쫓겨나고 그 빈자리에 새로운 쪽방주민이 유입되는 등 빈곤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또한 토지주를 중심으로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추진했으나, 쪽방주민 이주대책 등이 부족해 사업이 중단된 바 있다.

이에 영등포구청은 쪽방 주민들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쪽방촌 정비를 국토부에 건의했고, 국토부·서울시·영등포구·LH·SH는 TF를 구성해 ‘쪽방촌 정비 계획’을 구체화 했다.

또 쪽방주민들을 지원하고 있는 민간단체들과 소통하며 쪽방촌 정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쪽방은 철거하고 쪽방 일대 총 1만㎡에 쪽방주민들이 재입주하는 공공임대주택과 분양주택 등 총 1,200가구의 주택을 공급한다.

사업구역은 2개 블록으로, 복합시설1에는 쪽방주민들을 위한 영구 임대주택 370가구와 신혼부부 등 젊은 층을 위한 행복주택 220가구를, 복합시설2에는 분양주택 등 600가구를 공급한다.

영구임대단지에는 쪽방 주민들의 자활·취업 등을 지원하는 종합복지센터를 도입하고, 그간 주민들을 위해 무료급식·진료 등을 제공한 돌봄시설도 재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돌봄시설에서는 쪽방 주민 뿐 아니라 인근거리 노숙인을 위한 자활·상담, 무료급식·진료 등의 기능도 겸하고 있어, 이번 사업으로 인해 노숙인 보호·지원 등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종합적인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행복주택단지에는 입주민과 지역주민 모두가 이용할 수 있도록 국공립 유치원, 도서관, 주민카페 등 편의시설도 설치할 계획이다.

사업기간 중에도 쪽방주민과 돌봄 시설이 지구 내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先이주 善순환’ 방식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지구 내 우측에 先이주단지를 조성해 사업기간 중에 쪽방 주민이 임시 거주하고, 공공주택이 건설되면 돌봄시설과 함께 영구임대주택으로 함께 이주한다.

이후 영구임대주택 입주가 완료되면 先이주단지를 철거하고 나머지 택지를 조성해 민간에 분양한다.

또 지구 내 편입되는 토지 소유자에게는 현 토지용도(상업지역), 거래사례 등을 고려해 정당보상할 것이며, 영업활동 자에게는 영업소상, 주택단지 내 상가 등을 통해 영업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된다.

이번 사업을 통해 쪽방 주민들은 기존 쪽방보다 2~3배 넓고 쾌적한 공간을 현재의 20% 수준의 저렴한 임대료로 거주할 수 있게 된다.

앞으로 이 지역은 영중로 노점정비, 대선제분 복합문화공간 조성, 영등포 로터리 고가 철거, 신안산서 연계 등과 함께 영등포구가 활력 넘치는 서남권의 중심지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

출퇴근이 용이한 서울 도심 내 역세권에 젊은 세대를 위한 주택을 공급함으로써 청년층의 주거 안정에도 기여해 영등포구를 찾는 젊은이들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사업시행자로 참여하는 영등포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영등포 쪽방촌 정비’를 위한 MOU를 체결했고, 무료 급식·진료 등을 통해 쪽방주민을 지원하는 광야교회, 요세의원, 토마스의 집, 영등포 보현종합지원센터, 영등포 쪽방 상담소, 옹달샘 드로인센터 등 민간단체도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