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한 칼럼>10년 내 한전이 없어진다
<김재한 칼럼>10년 내 한전이 없어진다
  • 건설일보
  • 승인 2011.11.09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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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한국전력공사)이 10년 내에 없어진다. 가능할 까? 가능하다. 한전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그 필요성은 사라진다는 데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한전법 제1조에 한전은 ‘전원개발(電源開發)을 촉진하고 전기사업의 합리적인 운영을 기함으로써 전력수급(電力需給)의 안정을 도모하고 국민경제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한전이 전력 자원의 개발을 소홀히 한다면 그 존재의 의미를 상실한다고 보아야 한다.

무엇보다 한전의 역할은 점점 없어지며, 기능과 역할이 반드시 줄어든다. 주원인은 과학기술의 발달 때문일 것이다.

첫째 이유는 한전이 그동안 중요한 전원(電源)으로 삼았던 화력 발전과 수력 발전의 경제적 효용성이 줄어들었으며, 원자력 발전에 많은 관심과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나, 원천 기술과 가격 경쟁력이 없으며, 이것 또한 전원으로서의 의미를 상실했기 때문이다.

세계는 지금 온실가스 감축과 이산화탄소배출 억제에 따른 녹색기술 개발에 혈안이 되어 있다. 기후 변화협약 및 화석연료 고갈에 따른 에너지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로 풍력, 태양광, 지열을 이용하거나, 바이오 연료를 개발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기후변화협약에 따른 필연적인 방향이다.

화석연료에 기반한 시대에서 벗어나, 태양, 바람 등 신재생에너지를 적극 활용하는 경제시스템으로 전환되고 있다. 무엇보다 유가 인상에서 따른 발전 원가 상승 이외에도 태양 에너지, 풍력, 조력에 의한 발전기술과 에너지 효율이 증대되고 있다.

기후 온난화에 대처하기 위해 한국도 1993년 12월에 세계 47번째로 기후변화협약에 가입했다.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과 같이 온실가스의무 감축국가는 아니지만 국제적 동향에 발맞춰 배출권거래제를 도입해야 하는 입장이다.

OECD 국가로서 OECD 회원국들은 1990년 대비 5%의 온실가스를 감축하도록 하고 있는 것에서 언제까지 예외일 수는 없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처럼 기존 화석에너지에 비해 신재생에너지인 풍력, 지열, 태양광에 의한 발전단가가 낮아지고 있다. 이미 풍력기술의 발전로 발전단가가 낮아져서 화석연료 및 다른 재생에너지 발전원에 비하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수준이며, 태양광이 가장 경쟁력 있는 신재생에너지로 부각하고 있는 사실을 결코 외면할 수 없다.

한전 스스로 변화해야 한다. 기존의 전력 발생방법에서 탈피해 새로운 에너지 개발, 발전단가가 저렴한 신재생 에너지 연구에 박차를 가하여야 한다.

한전은 그동안의 전원(電源)과 발전방식에 대해 전면적인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할 때가 왔다. 기존의 체제를 답습하거나, 기존의 방식을 유지하는 가운데 변화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미래 에너지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비를 증대하고 기술 인력을 확충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경영개선을 통해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만들어야 한다.

둘째, 국가가 언제까지 전력산업을 통제할 수 있는 가. 전력을 한전을 통해서만 공급받아야 하는 가 하는 점이다.

전력 수요업체들은 한전이 아니라도 풍력, 태양열, 조력 등 기타 자가발전이 가능해졌다. 다시 말하면 전력수급업체인 한전의 역할을 대행하는 기업이나 기관이 많아진다. 따라서 그 결과 한전의 기능은 점차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소수의 민간 전력생산업체의 역할이 커진다는 것이다.

더 크게 보면 한전에 의하지 않고도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앞으로는 동력에 의한 전력 생산이 아닌, 무동력에 의한 전력생산이 가능해진다. 날개 없는 선풍기가 만들어지듯이 우리 앞에 펼쳐질 미래와 변화의 속도는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이다.

한전의 역할이 줄어든다는 것은 한전의 역할을 대신할 기업이 나타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STX그룹이 민간 화력발전소를 만든 것 처럼 경쟁력 있는 기업들이 우수한 두뇌와 기술을 바탕으로 전력사업에 뛰어드는 등 경쟁체제가 된다.

정부 또한 전력 공급의 주체로 한전 독과점 체제에서 벗어나 경쟁구도가 되도록 하여야 한다. 양질의 저렴한 에너지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공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경쟁체제가 되어야 한다.

한전과 같은 거대 조직은 장점도 있지만, 고정비 등 높은 일반 관리비 부담으로 인해 경쟁력이 뒤떨어지는 경우도 생긴다. 조직을 슬림화하고,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조직 개편을 담당해야 한다.

글로벌시대의 한전의 경쟁상대는 미국, 프랑스, 일본 등 세계 우수기업들이라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