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맥주시장 대중화 시대… 가격혁신·유통확대·홈브루밍 시장 태동이 대중화 견인
수제맥주시장 대중화 시대… 가격혁신·유통확대·홈브루밍 시장 태동이 대중화 견인
  • 김준현 기자
  • 승인 2020.01.16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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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시장보다 대폭 가격 낮추고 편의점 등 유통채널 확대 나서

맥주도 골라 먹는 재미가 있는 시대다. 최근 식음료 업계에서 수제맥주는 뜨는 아이템이다. 국내 수제맥주 시장 규모가 2016년 311억 원, 2017년 433억 원, 2018년 633억 원으로 해마다 41%씩 성장하고 있다.

수제맥주가 국내 맥주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수제맥주 점포가 곳곳에 들어서는 점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자료제공=에머슨케이 파트너스.

국내에 수제맥주가 판매되기 시작한 것은 2002년이다. 2001년까지 맥주를 제조해 판매하는 면허는 주류제조장의 시설기준 최소 용량이 커서 소규모 사업자는 사실상 받기가 불가능한 대기업만의 소유였다.

그러나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맥주에 대한 수요와 다양한 맥주를 원하는 수요가 커짐에 따라 변화가 시작됐다.

정부는 2002년 주세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소규모 맥주 제조자’ 면허를 만들었다. 다만 소규모 맥주 제조자는 영업장 안에서만 맥주를 판매할 수 있었다.

이 같은 규제는 2014년 4월에 확 풀렸다. 업체가 수제 맥주를 다른 매장에 팔거나 맥주 축제 등 야외 행사에 공급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수제 맥주 시장의 규모는 이때부터 커지기 시작했다.

수제맥주의 깊은 풍미와 다양한 맛이 차츰 알려지자 비슷비슷한 기성 맥주 맛보다는 자신의 입맛에 맞는 맥주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4캔만원”의 수입 캔맥주가 맥주의 다양성에 대한 갈증을 다소 해소시켜주는듯 했지만, 맥주 맛에 대한 대중의 호기심을 채우기에는 부족했다.

“다양함” 이 최대의 강점인 수제맥주는 맥주 마니아들의 맥주였다. 수제맥주를 직접 찾아 먹기도 쉽지 않았지만, 그보다 한잔에 7,000원이 넘는 가격 장벽이 높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소수만 즐기던 수제 맥주들이 어느새 전체 맥주시장에서 1%대 점유율(2018년 국내 수제맥주 시장 규모 633억원, 국내 전체 맥주 시장 규모인 5조원의 1.26%에 해당하는 수치)을 넘을 정도로 성장했다. 국내 수제맥주 대중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것이다.

특히 수제맥주시장 대중화는 가격 혁신과 유통채널 확대, 홈브루잉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

요즘 자신이 가치를 부여하고 만족도가 높은 소비재를 꼼꼼히 따지고 과감히 소비하는 경향을 보이는 합리적 소비 현상이 있다.

이런 가치 소비 트렌드 확산도 수제맥주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이유라 할 수 있다.

대기업 기성맥주들보다 자신이 원하는 맛과 풍미를 즐기고 목 넘김이 부드러운 고품질 맥주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수제맥주를 먹는다는 자신만의 경험을 중요시하고 그 경험을 과시하고 공유하려는인스타 세대의 소비 성향도 한몫하고 있다.

브롱스 시청점.
브롱스 시청점.

 

■ 브롱스, 업계 최초 수제맥주 가격 혁신
‘브롱스((주)와이FNC/대표 정현성,황복동,정효성)’는 대한민국 순수 수제맥주 프랜차이즈 1위 브랜드로서 2014년 설립 이후 전국 90여개 가맹점이 성업중인 대한민국 수제맥주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업계 최초로 수제맥주의 가격 혁신(1잔, 3,900원)을 단행해 시장의 큰 주목을 받은 브롱스는 고품질 수제맥주의 안정적인 생산과 공급을 위한 자체 양조장 운영과 맥주 신선도 유지를 위한 직접 냉장 물류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유일한 수제맥주 프랜차이즈다.

브롱스는 이를 통해 위탁양조, 위탁물류 비용의 획기적인 절감하여 수제맥주에 혁신적인 가격정책(1잔, 3,900원)을 시행했고 “수제맥주는 비싸다”라는 소비자들의 고정관념을 깨뜨리며 수제맥주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또한 브롱스는 최근 가맹점에 공급하는 수제맥주 납품 가격을 인하하여 최저임금 상승 등 가맹점들의 부담 완화에 각별히 신경쓰는 등 무분별한 가맹 확대보다는 지속적인 상생을 추구하고 있다.

한 잔 가격이 7~8천 원이라는 수제맥주에 대한 고정관념이 사라진 소비자는 그만큼 선택권이 많아진다. 합리적인 가격은 곧 소비자에게 다양한 수제맥주를 신선하게 맛볼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하는 것이다. 수제맥주 대중화를 넘어 대한민국 수제맥주 문화의 발전에 있어 필수 조건이다.

 

■ 편의점 유통 확대로 수제맥주 대중화 견인
수제맥주 업계는 수제맥주의 대중화를 위해 다양한 유통채널을 통해 소비자와 접점을 확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충청북도 증평에 양조장이 있는 ‘플래티넘크래프트’ 맥주는 CU 편의점과 손잡고 수제 맥주 ‘인생에일’을 출시했다.

GS25는 2019년 코리아크래프트브루어리와 손잡고 '광화문', 제주맥주와 '제주백록담 에일', 카브루와 '경복궁'을 출시했다. 특히 캔맥주는 가볍게 맥주를 즐기는 ‘혼맥(혼자 마시는 맥주)’, ‘낮맥(낮에 마시는 맥주)’ 등의 문화가 등장하면서 맥주 시장 판매율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수제맥주도 캔맥주를 생산하여 주류시장에 뛰어든 점은 대중화를 이끄는 요소라 할 수 있다.

 

■ 홈브루잉 시장도 수제맥주 대중화 견인
집에서 핸드 드립 커피를 직접 다루는 홈 바리스타가 늘어나듯, 가정에서 수제맥주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수제맥주 제조기도 나왔다.

LG전자는 올해 7월 갓 만든 수제맥주를 집에서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캡슐형 수제맥주제조기 LG 홈브루를 선보였다. 인디아 페일 에일(IPA), 페일 에일, 스타우트, 위트, 필스너 등 맥주 5종을 제조한다. 취향에 따라 2~3주 만에 약 5ℓ 수제맥주를 즐길 수 있다.

‘맥주만들기동호회’는 3만 명이 넘는 회원이 가입된 맥주 만들기 동호회이다. 집에서 맥주를 직접 만들어 먹을 정도로 수제맥주에 관심이 많은 애호가가 정보를 공유하는 곳이다.

홈브루어(Home brewer, 집에서 맥주를 만들어 마시는 사람)들이 직접 맥주를 만들어 먹고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로 일찌감치 수제맥주에 관한 관심을 보였다.

홈브루잉 제조기 출시와 동호인들이 늘어난다는 점만으로도 수제맥주 시장의 성장은 점점 확대되리라 예상할 수 있다.

브롱스 양조장 이미지.
브롱스 양조장 이미지.

■ 주류 대기업 수제맥주 시장 진출, 수제맥주 대중화 겨냥
주류 대기업도 수제맥주 시장에 진출했다. 오비맥주는 국내 수제 맥주 기업 더핸드앤몰트를 인수했고, 하이트진로는 영국 수제맥주 브랜드 브루도그의 국내 유통권 확보에 나섰다.

패션 기업 LF는 지난해 강원 고성에 수제맥주 제조장을 짓고 12월 ‘금강산 골든에일’ 등을 선보였다.

신세계푸드는 수제 맥주펍 ‘데블스도어’와 ‘데블스다이너’를 오픈했다. 진주햄이 운영하는 수제맥주 제조사 카브루는 캔 수제맥주를 만들며 편의점으로 유통 채널을 넓힐 예정이다.

대기업의 수제맥주 진출은 또 하나의 골목상권 침해로 볼수 있는 여지도 있으나, 이제 막 1%를 돌파한 시장 규모의 확대와, 지난 90여년 동안 경직돼있던 대한민국 맥주 문화의 변화를 위한 촉매로써 대기업 자본의 유입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다.

기성맥주와 수입맥주, 그리고 점점 다양해지는 수제맥주들의 무한경쟁이 본격화되는 요즘은 가히 맥주의 춘추전국시대. 점점 더 개성과 다양성을 추구하는 합리적 소비자들에게 가격· 유통· 품질의 경쟁력을 기본으로 트렌드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수제맥주의 경쟁력과 성장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수제맥주는 이제 막 시장의 1%를 점령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