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막이공사 계측관리 분리발주 '한 목소리'
흙막이공사 계측관리 분리발주 '한 목소리'
  • 김준현 기자
  • 승인 2019.12.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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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도유치원 유사사고방지 적극 대응 요구
계측산업 독립성·전문성 확보가 안전사고 근절 첩경
서울시·안전 전문가 “품질 향상, 깜깜이 공사 방지” 기대
‘스마트계측관리시스템’ 등 실시간계측 풍토도 조성돼야
지난해 9월 서울 상도유치원이 인근 공사장 흙막이 부실시공으로 인해 붕괴위험을 초래했다. 다행히 인명피해 사고는 없었다.

[국토일보 김준현 기자] 흙막이 가시설공사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계측관리 분리발주’ 당위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서울 상도유치원 붕괴위험 유사사고 방지를 위해서라도 계측산업의 독립성과 전문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기 때문이다.

계측산업은 특수교량 등으로 한정된 유지관리 시장보다 건설현장 시장 파이가 크다. 이 가운데 구조물의 기울어짐이나 지하수위·지반변동 등에 대해 예측하는 흙막이공사 계측관리가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는 대부분 종합건설사가 토공업계 및 계측업계에 하도급을 주는 식으로 진행되기에 시공사와 계측업체간 상호 견제가 곤란하고, 저가 하도급 계약으로 인해 계측품질이 떨어지는 등 안전관리 문제까지 불거지는 실정이다.

OO공사의 경우 시공계획에 현장 내 계측기 설치도면만 첨부돼 있고, 계측주기와 인접건물 균열·침하 등에 대한 계측계획은 누락된 사례가 있다. 이는 시공사가 계측업계를 직접 선정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에 서울시를 비롯한 관련 전문가들은 시공사에서 관리하는 계측관리를 발주처가 직접 관리하게 되면 계측품질 향상과 더불어 깜깜이 공사까지 방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국지하안전협회 안상로 회장은 “건설사가 계측관리를 하도급 주게 되면 건설사의 의도대로만 발주처에 보고될 우려가 있다”며 “객관적 데이터 분석을 위해서라도 계측산업이 용역발주로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건설안전 전문가들의 입장도 다를 게 없다.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최명기 교수는 “분리발주가 많아질수록 발주처 권한 강화 우려도 있지만, 안전성 측면에서 볼 때 계측관리 분리발주는 환영”이라고 말했다.

(주)포스트구조기술 김곤묵 소장도 “흙막이 가시설공사는 부재에 대한 변형 등을 계측기로만 파악하기 어려워 육안점검이 동반돼야 하지만, 발주처가 계측관리를 분리발주하게 된다면 신뢰성 측면에서 전보다 더 나아질 것은 사실”이라고 첨언했다.

서울시는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흙막이 가시설공사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자발적으로 발주처, 시공사, 감리, 계측협회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최근 선도적으로 계측관리용역을 분리발주하고 있다.

서울시 김학진 안전총괄실장은 “계측관리는 건설공사의 안전시공과 사고예방을 위한 하나의 일환으로써 분리발주를 시행하게 됐다”며 “발주처에서 계측관리를 직접 관리하게 되면 품질 향상에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의견수렴에 참여한 한국건설계측협회 관계자는 “LH나 부산도시공사 등에서는 몇 번 분리발주가 이뤄졌으나 지자체에서는 서울시가 최초(5,000만원 이상 발주)로 분리발주 용역을 하고 있어 추후 전국 확산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의견들이 한데 모아짐에 따라 계측산업에 대한 법 제도화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러나 계측산업은 ‘계측업법(가칭)’이 따로 없어 제도화를 이루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급경사지 재해예방에 관한 법률’로만 계측업 등록기준을 마련하는 게 전부다.

이와 관련 국토부와 관련기관 등이 지난해 ‘건설현장 굴착공사 안전대책’ 회의를 통해 계측산업을 제도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향후 계측산업을 정보통신기술(ICT) 등에 접목한 신규 비즈니스 모델 창출을 발굴 중에 있다”며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발주기관의 역할과 정부의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뚜렷한 대책이 보이지 않아 난항이 예상된다. 계측업계 한 관계자는 “이전에 계측산업 육성방안 회의를 펼쳤다지만 관련 공무원들 순환보직으로 인해 현재는 별다른 진전 없이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며 “계측산업 자체가 워낙 영세한 탓에 관심이 없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추후 유사사고 방지 등 건설공사 안전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재논의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상도유치원 붕괴 주요 원인 중 하나인 계측기 오류 등 흙막이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실시간계측 ‘스마트계측관리시스템’ 구축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더플러스컨설팅 김형성 대표는 “수동 계측관리는 보통 해당 주에 수행한 점검 보고서를 그 다음 주에 받도록 돼 있어 오류를 범하기 쉽다”며 “경사와 지하수위, 침하 등을 실시간으로 관리해야 안전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