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를 위한 건강 지혜 78] 정신병을 만드는 사람들(2)
[100세 시대를 위한 건강 지혜 78] 정신병을 만드는 사람들(2)
  • 국토일보
  • 승인 2019.11.18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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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창 공학박사 / (사)대한건설진흥회 사무총장

100세 시대를 위한 건강 지혜

本報가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유익한 정보제공을 위해 ‘100세 시대를 위한 건강 지혜’ 칼럼을 신설, 게재합니다. 칼럼리스트 류영창 공학박사는 서울대학교 토목공학과 수석 졸업에 이어 기술고시 16회 토목직에 합격, 국토교통부 기술안전국장․한강홍수통제소장 등을 역임하며 국가 발전에 봉직해 온 인물로 대통령비서실 사회간접자본기획단 및 국가경쟁력기획단에 근무하며 대한민국 물 문제 해결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특히 ‘병원을 멀리하는 건강관리 에센스’, ‘의사들에게 맞아죽을 각오로 쓴 생활건강사용설명서’ 등의 저서와 수많은 강연을 펼치며 건강 전도사로 나선 류 박사는 本報 칼럼을 통해 100세 시대에 실천할 바른 건강법을 소개합니다. 류영창 공학박사 / 대한건설진흥회 사무총장 ycryu1@daum.net
 

■ 정신병을 만드는 사람들(2)

미국 여성 20%가 항우울제 복용… 향정신성 의약품 처방 남발
제약회사 마케팅 한몫… 어린이까지 확대 ‘부작용’ 유의해야

1960년대에 정신병에는 ‘소라진’, 조증(燥症)에는 ‘리튬’, 울증(鬱症)에는 ‘엘라빌’이 처방됐지만, 부작용 때문에 의사들도 조심해서 처방했다. 예를 들면 ‘리튬’을 과다 복용하면 환자가 죽거나 콩팥이 망가질 수 있다.

1970년대에 ‘벤조디아제핀’, ‘리브리엄’, ‘발륨’이 시판되면서 치료의 초점은 정말로 아픈 극소수의 환자들에게서 벗어나, 괜한 걱정에 시달리는 다수의 보통 사람들에게로 옮아갔다. 그러나 ‘리브리엄’ 과 ‘발륨’(동생격인 ‘자낙스’ 포함)은 중독성이 상당한데다 과용(過用)시 안전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1980년말~1990년대, ‘프로작’, ‘졸로프트’, ‘팍실’, ‘셀렉사’와 같은 선택적 세로토닌 흡수억제(SSRI) 항우울제가 나타나면서 진단이 모호한 정신 장애와 제약회사의 마케팅이 잘 연결됐다. SSRI 제품들은 곧 공황 장애, 일반적 불안 장애, 사회적 공포증, 강박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섭식 장애, 조루, 강박적 도박, 그리고 일반적인 정신 자극제로도 처방되었다. 물론 부작용이 있었다. 성욕 감퇴 같은 자주 발생하는 부작용도 있었고, 자살 충동, 폭력성과 같은 위험한 부작용도 있었다. 그러나 SSRI는 일상에 잘 끼어들었고 오늘날 미국 여성의 20%가 복용하고 있다.

1990년 중반에 시판된 ‘자이프렉사’, ‘세로켈’ 과 같은 새로운 비정형적 향정신성 의약품은 한층 더 놀라운 마케팅 성공 사례였다. 이 약들은 복용시, 외모로 보아도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과거의 약들과 달리 정상인처럼 보였고, 자신도 그렇게 느낄 때가 많았다. 주기도 먹기도 편한 약들은 금세 판매 목록의 상위로 치고 올라갔고, 기존의 모든 판매 기록을 깨뜨렸다. 이것은 좁은 정신 분열증 시장에만 갇혀서는 달성할 수 없는 성공이었다.

제약회사들은 양극성 장애가 유행할 조짐을 감지했고, 정확한 식별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광범위한 양극성 장애 개념을 마구 선전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곧 의사들은 평범한 불안, 불면, 과민성을 겪는 환자에게도 향정신성 의약품을 마구 처방하기 시작했다. 비만, 당뇨, 심장 질환, 수명 단축을 널리 일으킬 수 있는 이 위험한 약들의 연간 매출은 오늘날 180억$나 된다.

의사들은 새로운 진단을 판매하려는 제약회사의 마케팅 작전에 의도적으로, 혹은 자신도 모르게 동원된다. 정신 의학계의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대거 동원돼, 투약에 따르는 경이로운 이점은 요란하게 떠벌리고 해악은 줄여 말하는 등 ‘교육’과 ‘연구’를 통해 마케팅 주제를 감추면서 확대한 결과이다.

또한 성인 시장이 포화된 듯하자, 제약회사는 아이들에게 제품을 권함으로써 소비자층을 넓혔다. 최근에 유행한 정신 장애들이 모두 아이들에게 발생했다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다. 이들은 노인들도 노린다. 어린이와 노인은 정확하게 진단하기가 까다로운 연령 집단이며, 해로운 부작용에 가장 취약하다는 사실도 제약회사의 먹잇감 확대에 도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