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터널 라디오 수신 불량률 80% 육박
고속도로 터널 라디오 수신 불량률 80% 육박
  • 이경옥 기자
  • 승인 2019.10.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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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터널 중계기 설치 의무화해야”
◇ 고속도로 터널 라디오 수신 불량률이 높아 중계기 설치 의무화가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고속도로 터널 이미지. 

[국토일보 이경옥 기자] 고속도로 터널의 78%가 재난발생 시 라디오 재난방송 수신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석기 의원(자유한국당·경주시)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의 재난방송 터널 내 수신환경 실태조사(2017년 하반기 시행) 결과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고속도로 터널 내에서 국가 재난 주관방송인 KBS 라디오는 78%가 수신불량, DMB는 80%가 수신이 불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라디오 방송 중계설비 노후화에 따른 것으로 한국도로공사와 방송통신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라디오 중계설비 사용기준연수는 8년이지만, 2012년 이전 설치된 라디오는 441개로 47%에 달했으며 평균사용연수는 11.1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수신불량의 가장 큰 원인으로 라디오·DMB 중계시설의 노후화를 지적했다. 더욱이 DMB의 경우 방송통신발전기본법 제40조의3에 따라 터널에는 반드시 중계설비를 설치해야 하나 15년 이후 완공된 터널 440개소(44%)에만 설치돼 있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한국도로공사가 1년 간 거두는 고속도로 통행료 수입 4억원의 0.7%만 사용해도 노후 중계설비를 교체하는데 충분하다”며, “재난상황이 발생하면 평소보다 전파 상황이 훨씬 열악해 방송수신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고 보다 철저하게 라디오·DMB 수신상태를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 의원은 “재난방송은 그 상황의 행동요령 등을 국민들이 한 글자 한 글자 명확하게 들을 수 있어야 한다”며 “한국도로공사는 라디오와 DMB 수신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터널은 옛날 방식대로 모 중계기 한 대나 두 대로 송출하다보니 품질이 안좋아지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소출력 중계기 여러 대를 달아서 무선으로 중계하면 수신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신규 터널에도 예전 방식대로 모 중계기를 터널 앞쪽에 설치하고, 매설케이블 방식으로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승규 (주)피씨엔 부사장은 “최근에는 무선 방식으로 소출력 중계기를 터널 중간에 여러 대를 달아서 한 대가 고장이 나더라도 다른 곳에서는 장애가 없도록 하고 있다”면서 “업계에서는 무선 방식 개발을 많이 한 상태다. 자체 기술로 개발을 해 주파수 이동률이 높고, 주파수 송출 출력을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제품이 있다. 광케이블 입력을 받아서 하기 때문에 신호 잡음이나 이런 것에 특화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