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건설기술인 이탈 예방… '주 52시간 근무제' 정착부터 돼야
젊은 건설기술인 이탈 예방… '주 52시간 근무제' 정착부터 돼야
  • 김준현 기자
  • 승인 2019.10.10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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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건설과 사람, 건설기술인 7,993명 대상 근로실태 조사
건설기술인 동향 브리핑서 고령화 심각성 지적
올 상반기 5~60대 특급기술자는 증가, 3~40대 기술인 수는 감소

[국토일보 김준현 기자] 건설기술인 고령화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건설기술인의 주 52시간 근무제가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좀 더 철저한 분석과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연구원 건설과 사람(원장 김경식)이 발표한 건설기술인 동향 브리핑에 따르면, 건설사업을 수행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특급기술인은 전년 동월 대비 약 1.3%p 증가했지만, 10년차 미만의 30대 건설기술인은 9.4%p가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30대의 고급, 중급, 초급 기술인은 각각 5.7%p, 15.7%p, 7.7%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산업으로 진입한 젊은층 기술인력이 경력을 유지하지 않고 타 산업 등으로 이탈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건설기술인을 대상으로 근로실태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연구원 건설과 사람이 7,993명의 건설기술인을 대상으로 근로실태를 조사·분석 한 결과에 따르면, 300인 이상 규모의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건설기술인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52.4시간으로 조사됐다.

52시간 근무제가 어느 정도 정착한 것처럼 보이지만, 업종별, 연령별, 직급별로 살펴보면 그 결과는 달라진다는 것.

업종별로 보면 종합건설업과 전문건설업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각각 57.0시간, 59.8시간이다. 특히 종합건설업과 전문건설업의 현장 근무자인 경우는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각각 58.9시간, 62.8시간으로 기준을 크게 초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건설기술인은 종합과 전문 각각 52.4시간, 54.7시간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돼 현장 근무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시간을 근무하고 있지만 이 역시 주 52시간 보다 많은 수치이다.

연령별로 분석한 결과를 보면 종합건설업과 전문건설업에 근무하는 젊은층(2-30대) 건설기술인의 평균 근로시간은 20대의 경우, 종합 60.5시간, 전문 66.5시간, 30대는 종합 60.9시간, 전문 65.1시간인 것으로 분석, 주 52시간 근무제의 도입이 무색하다.

직급별로 보면 종합건설업의 부장과 임원급을 제외한 모든 직급에서, 전문건설업은 임원급을 제외한 모든 직급에서 주 52시간 보다 많은 시간을 근무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전문건설업의 대리 직급의 경우는 주당 평균 근로시간 67.3시간으로 가장 오랫동안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주 52시간 대비 129.4% 수준이다.

이와 관련 곽한성 선임연구원은 “건설업의 주 52시간 근무제 실천이 힘든 이유는 현장 근무가 많고 불확실성이 큰 건설사업의 특수성 때문이다”라며 “종합, 전문건설업에 종사하는 2, 30대 및 사원, 대리급의 업무적 특성을 고려해 탄력근무제 단위시간 확대 등 별도의 제도적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50~299인 규모의 사업장 대상으로 2020년 1월 1일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적용되는 것과 관련해 “규모가 더 작은 사업장일수록 근로시간 단축에 대응하는 유연성이 적을 가능성이 더 크다”며 “따라서 300인 이상 규모 사업장이 주 52시간 기준을 지키지 못하는 원인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실질적인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며,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 또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