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계 제작결함심사평가위원회, 편의 제공받고 심사 무마 의혹
건설기계 제작결함심사평가위원회, 편의 제공받고 심사 무마 의혹
  • 이경운 기자
  • 승인 2019.10.10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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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박 2일 제작사 견학… 견학한 제작사 건설기계 강제리콜 판정 0건

식비·숙박비로 회당 최대 990만원 지출… 결함 신고 646건 대비 리콜 7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이헌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건설기계 제작결함심사평가위원회의 방만·부실운영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기계 제작결함심사평가위원회는 정부의 건설기계 제작결함시정제도 운영의 효율성 및 객관성 확보를 위해 조직된 기구로, 근거법규는 건설기계관리법 제20조의2 및 동법 시행규칙 제56조, ‘건설기계 제작결함조사요령 등에 관한 규정’ 등이다.

위원회의 주요 업무는 건설기계 제작결함조사 및 시정에 관한 사항 및 제작동일성조사에 대한 심의이며, 위원회의 구성은 최대 15명으로 제한하는 등 운영기준이 국토교통부 부령에 별도로 규정되어 있다.

최근 5년간 위원회는 총 11건 개최됐으며, 이중 5건은 1박2일 워크샵으로 건설기계 공장을 견학하는 프로그램이 함께 진행됐다. 2015년에는 두산인프라코어 공장을 2017년에는 에버다임 공장을 2018년에는 볼보트럭코리아 공장을 2019년에는 두산인프라코어 공장을 각각 방문했다.

워크샵을 포함한 모든 회의 비용은 정부 예산 ‘제작결함조사 사업비’(연간 2~5억원)에서 집행됐으며, 회당 경비가 최대 990만원에 육박했다. 주요 회의 내용은 교통안전공단 조사결과 및 향후 조사계획을 청취하는 것으로 진행됐으며, 심의 결과는 대부분 “교통안전공단의 조사결과에 따른다”고 처리됐다.

그 결과 5년간 건설기계 결함 신고 건수가 646건에 이르는데 반해, 정부의 결함조사가 개시된 건수는 22건에 불과했다. 그중 조사 결과를 위원회에 올려 심의한 건수는 12건, 강제 리콜이 실시된 것은 7건 뿐이었다.

또한, 안건 12건 중 유압호스 간섭(볼보트럭코리아 덤프트럭), 제동밀림·타이어 이상마모(만트럭 덤프트럭), 보조제동 성능 불량(스카니아 덤프트럭), 핸들 자동복원력 부족(다임러벤츠 덤프트럭) 등 5건은 결함 사실을 확인하고도 안전 운행에 이상이 없다고 판단해 종결 처리했다.

아울러 견학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두산인프라코어, 에버다임의 건설기계는 단 한 번도 심의 안건에 올라온 적이 없었고, 볼보트럭코리아 덤프트럭도 결함 확인 후 강제리콜 없이 조사를 종결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총 15명의 위원 중 9명은 공학전공 대학교수, 2명은 법학전공 대학교수, 1명은 대한기계학회 부회장이고, 3명은 국토교통부 건설산업과장 및 자동차 정책과장, 소비자보호원 위해정보국장 등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2015년부터 2019년 9월까지 자동차 제작결함심사평가위원회 개최횟수는 34건으로 건설기계 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위원수도 25명으로 건설기계 대비 10명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헌승 의원은 “건설기계 결함을 파헤쳐 제작사의 문제를 지적해야 할 위원회가 부실하게 회의를 운영하고 있다. 매년 건설기계 제작사로부터 편의를 제공받아 견학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은 심각한 도덕적 해이”라고 지적하고, “건설기계 결함으로 고통 받는 소비자들을 위해 위원회가 내실화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