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안전학회 "전기화재, 아크 원인이 80%… 아크차단기 의무화해야"
건설안전학회 "전기화재, 아크 원인이 80%… 아크차단기 의무화해야"
  • 김준현 기자
  • 승인 2019.09.26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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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건설안전세미나… ‘전기화재사고 원인과 근원적 예방대책’ 모색
“누전 화재 73%, 전기재해 원인… 합선은 차단기로도 예방 못해”
26일 고양 킨텍스 대한민국 산업안전박람회에서 건설안전학회가 전기 화재사고 원인과 근원적 예방대책을 발표, 정춘병 부회장이 행사를 진행하는 모습.
26일 고양 킨텍스 대한민국 산업안전박람회에서 건설안전학회가 전기 화재사고 원인과 근원적 예방대책을 발표, 정춘병 부회장이 행사를 진행하는 모습.

[국토일보 김준현 기자] (사)한국건설안전학회가 전기화재의 근본적 원인이 ‘누전’이라 주장했다. 그중 선과 선 사이 합선에 의한 누전과 접촉 불량 등 비(非)누전이 합쳐진 아크(전기에 의한 스파크)화재가 80%이나, 전반적으로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26일 건설안전학회는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제5회 대한민국 안전산업박람회’를 통해 ‘전기 화재사고 원인과 근원적 예방대책’ 토론회를 개최, 전기화재 및 용접화재의 근원적 원인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 찾기에 나섰다.

정성효 한국건설안전학회 전기안전위원회 위원장(대림산업 기술안전팀 부장)은 ‘전기 화재사고의 근원적 원인과 개선대책’을 발표, 모든 전기화재의 근본적 원인은 누전이고 누전은 정상적인 통전경로를 이탈한 통제불능 상태의 전기에너지라고 정의했다.

누전의 형태는 전선간의 누전인 합선과 전선에서 대지로 누전되는 지락으로 구분되고 대부분의 전기화재는 전선간의 누전인 합선에서 기인하여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비누전 형태의 화재는 콘센트와 플러그 접속불량, 전선의 접속불량에서 발생하는 줄열이나 전기아크로 인한 화재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기안전공사의 통계자료를 토대로 절연열화단락, 트래킹 단락, 압착단락, 층간단락 등 선간누전이 아크를 유발해 전체 전기 화재의 약 70%가 발생하고 있는 실태를 설명하면서 주제발표를 시작했다.

정 위원장은 여러가지 사례 동영상을 통해 “전선과 전선 사이에서 발생하는 합선형 누전은 대용량의 단락전류가 흐르지 않는 불완전 합선 형태가 많고, 불완전한 합선이 발생할 때는 누전차단기나 과전류 차단기의 정격전류 이하의 전류가 통전되기 때문에 차단기의 동작 원리상 차단이 일어나지 않아 전기화재로 진전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누전 합선에서 발생하는 아크와 비누전 형태의 아크에 의한 아크 화재가 전체 전기화재의 80%를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성효 건설안전학회 전기안전위원회 위원장의 '전기화재사고 근원적 원인과 개선대책' 발표 모습.
정성효 건설안전학회 전기안전위원회 위원장의 '전기화재사고 근원적 원인과 개선대책' 발표 모습.

그는 실험영상과 현장 임상사례를 통해 "배선용 차단기는 과전류 차단기능이 있고 누전차단기는 과전류 및 누전차단 기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전하고, 누전차단기가 누전을 감지하는 원리상 대지로 누전되는 지락형 누전에는 동작하지만 선간합선 형태의 누전 차단이 불가능한 기능적 한계를 설명했다.

누전 차단기는 지락형태로 일어나는 감전사고 예방효과는 탁월하지만 합선형 화재를 예방하는 데는 치명적인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배선용 차단기와 누전차단기의 화재예장에 대한 한계를 보완한 아크차단기의 원리를 설명하면서 아크 차단기의 범용을 전기화재 예방 방안으로 제시했다.

또한 콘센트와 플러그의 접속부에서 발생하는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콘센트 및 플러그의 보호접지극 형태와 기계적 내구성을 강화하는 방안과 현행 KC규격에서 콘센트와 플러그의 정격전류를 16[A]이하로 제한 규정을 개선해 콘센트 도관단자의 정격전류를 높이는 방안을 함께 제시했다.

대부분의 콘센트 화재는 콘센트 플러그받이 도관단자의 기계적 탄성저하로 발생하기 때문에 콘센트의 정격전류 규격을 높여 플러그받이 도관단자의 내구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코드선 플러그와 콘센트를 암벽등반 로프와 카라비너로 비유해 로프보다 로프를 암벽에 고정하는 카리비너의 강도가 강해야 안전성이 확보된다는 비유로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서 현재 건축물의 내부 배선으로 범용되고 있는 IV단선형 전선을 개선하여 전선과 전선 사이에 보호접지선을 삽입한 접지선 일체형 전선을 사용하여 선간누전 발생시 누전차단기가 동작할 수 있도록 보완하여 합선화재를 예방하는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이어서 안희석 교수(서울 과기대)는 전기용접시 발생하는 화재의 실태와 화재예방 방안을 설명했다.

그는 용접화재를 예방하기 위한 용접불티 비산 방지포 설치와 용접작업장 주변 소화기 비치에 대해 강조하면서 실제로 용접현장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인식하지 못하고있는 용접 누설전류 화재와 예방대책을 제시했다.

안 교수는 “용접 작업시 반드시 용접작업 모재에 어스선을 직접 연결해 용접 작업시 용접 작업부 외부로 누설전류가 흐르는 Loop가 구성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는 것을 여러 가지 누설전류 화재사례를 통해서 설명했다.

이어서 배관용접시 배관과 배관 지지물을 통한 용접누설전류 Loop 형성, 트러스 구조 건축물에서 발생하는 용접누설전류 Loop를 도해를 통해 설명하면서 용접누설전류에 의한 화재 사례와 예방대책을 강조했다.

용접 누설전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용접부에 근접해 용접 어스를 설치하고, 배관 용접시에는 용접부 양단에 어스를 이중설치로 용접누설전류를 억제해 용접화재를 예방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또한 대구경 배관의 용접시 현실적으로 어스클램프의 접속이 어려운 상황을 설명하고 마그네틱스위치 어스를 사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한편 초청강연을 통해 주승호 한국소방기술사회 회장은 “가연물과 점화원이 만나지 않도록 두 물질을 격리·방호하기 위한 안전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가연성 자재 격리 적재 및 보관 ▲잔류가스 정체 위험장소 환기 시행 ▲불티비산 방지덮개, 용접방화포 설치 등의 대책을 제시했다.

또 임시소방시설 설치·유지·관리 의무 위반시 벌칙 부과절차를 즉시 조치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용접작업시 관리감독을 고용부와 소방청이 주기적으로 합동 점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해우 전기안전기술사회 회장은 절연열화에 의한 단락, 접촉불량에 의한 단락, 트래킹에 의한 단락 등 전기화재의 종류에 대해 설명했다. 이 회장은 “테이블(멀티)탭 하나에 3Kw 이하로 접속하고, 퇴근할 때는 외출시 대기전력을 차단해야 한다”며 이런 생활 습관이 화재안전을 예방하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춘병 한국건설학회 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전기는 우리가 살아갈 때 필수적인 공기와도 같기에 전기재해 역시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며 “이에 재해를 입지 않고 전기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전기화재 안전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