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리프트 사고] "4차 산업혁명시대 대비 가설용 건설기계 안전성 확보해야"
[속초 리프트 사고] "4차 산업혁명시대 대비 가설용 건설기계 안전성 확보해야"
  • 국토일보
  • 승인 2019.08.15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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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건설) 최명기 교수
속초 사고는 리프트 철거과정 매뉴얼 지키지 않은 예고된 인재(人災)
사고 미연에 방지하려면 입찰구조 시장 개선 필요
리프트 제작, 임대, 보수, 설치 및 해체업체 등 기술적 안전성 확보 요구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건설) 최명기 교수(공학박사/기술사/지도사).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건설) 최명기 교수(공학박사/기술사/지도사).

[국토일보] 세상은 4차 산업혁명시대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건설업계에도 4차 산업혁명시대는 분명히 도래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 도래에 따라 가설용 건설기계는 필연적으로 사용이 확대될 것이므로 이에 대한 안전성 확보 대책을 지금부터라도 고민해야 한다.

현재 건설업계를 둘러싸고 있는 당면 문제는 한 두가지가 아니다. 추락사고 저감을 위한 안전문제, 미세먼지 저감과 같은 환경문제, 하자소송 예방을 위한 품질관리 강화 등이다.

설상가상으로 연일 35도를 넘는 폭염과 같은 기후속에서 공기를 준수해야 하는 문제와 더불어 노조 활동 강화 등의 문제로 현장 관계자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건설회사 입장에서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생산성을 향상 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고, 4차 산업혁명에서 그 해답을 찾고 있는 중이다.

공장에서 제작한 제품을 현장에서 조립하는 건설의 제조화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건설현장 작업자들을 대신하는 로봇과 가설용 건설기계 등을 사용하는 건설현장의 기계화도 진행되고 있다. 스마트 안전관리와 같은 ICT 연계방안과 3D프린터 등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건설현장에서는 인력저감과 작업성을 높이기 위하여 타워크레인, 건설용 리프트, 차량계 건설기계, 로봇, 3D 프린터 등과 같은 가설용 건설기계를 사용이 증가될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려되는 점은 건설기계 사용 증가로 인한 안전사고 또한 계속해서 빈발할 것이고 피해규모도 대형화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지금부터라도 가설용 건설기계에 대한 안전성 확보를 준비해야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14일, 강원도 속초시 조양동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공사용 외벽 승강기(일명 건설용 리프트 또는 호이스트카)를 해체 작업 중이던 작업자들이 추락했다. 이 사고로 인해 20~30대의 젊은 작업자 3명이 숨지고, 바닥에서 일하던 작업자 3명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고층건물을 짓는 건설현장에는 건설용 리프트가 필수적으로 설치된다. 건설용 리프트는 옥외에 설치돼 건물이 완공될 때까지 적게는 6개월에서 1년 이상을 외부노출 상태로 사용하게 되므로 더욱 더 안전 관리가 필요하다.

건설용 리프트는 건설현장에 임시로 설치되는 작업자와 화물들의 이동 수단이며 건설에 관련된 사람들이 이용하는 자동승강장치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공사설비이다.

주로 동력을 사용해 건물 외벽에 연결된 가이드 레일을 따라 상하로 움직이는 운반구를 매달아 작업자와 화물을 운반할 수 있는 설비이지만,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많은 인명과 재산상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시설이다.

사고원인은 정확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지금까지 현장상황과 정보들을 종합하여 보면, 리프트를 구성하는 마스트의 연결용 볼트를 다른 작업자가 미리 풀어놓아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체과정에서 리프트 해체를 보다 손쉽고 빠른 시간 내에 작업을 끝내기 위해 사전에 연결용 볼트를 미리 풀어 두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리프트의 철거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준수해야 할 안전 매뉴얼을 지키지 않은 예고된 인재였다는 지적이 여기에서 나오는 이유이다.

사고가 발생하면 사고조사는 대부분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기술적 원인과 관리적 원인으로 나뉘어 조사가 이뤄지곤 하지만, 작업자들이 왜 그러한 행동을 하였는지에 대한 심층분석은 아직까지 미흡한 것 같다.

현재 건설용 리프트 관련업체들은 저가 가격수주 경쟁으로 인한 부실시공 가능성을 근원적으로 안고 있다. 거기에다가 설상가상으로 전문기술력이 없는 업체의 난립과 더불어 전문 관리자 부족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따라 리프트 운행관리의 부실 우려문제를 내포하고 있고, 설치나 해체시 사고 위험이 전국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실정이다.

건설용 리프트를 공급하는 시장은 전문화돼 있다. 리프트를 제조하는 제조 전문업체, 렌탈하여 주는 임대업체, 보수업체, 설치 및 해체를 전문적으로 하는 설치업체와 이를 운영하고 사용하는 건설회사 등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요즘은 고층 건물들의 건설계획이 늘면서 건설용 리프트 설치, 임대, 설치산업의 시장규모가 상당히 확대됐다. 그러나 사용자인 건설회사와 연관된 낙하산식 비전문업체들이 생겨나고 있고, 저가수주 경쟁에 따라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관련업계 관계자는 호소하고 있다.

공개입찰에서 무조건 낮은 가격에만 낙찰되는 입찰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전문성 없는 기업들이 건설용 리프트 임대사업에 참여해 수주를 받고 있는데, 이는 고스란히 안전에 심각한 문제를 유발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 사슬로 연결된다.

결국 저가 수주는 건설용 리프트 설치 및 해체 시 소요되는 원가나 인건비마저도 안 되는 금액이기에 운행관리 등 사후 관리나 시공재료 등의 불량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외주를 받아 건설용 리프트를 설치해체 하는 기업이나 설치해체팀들은 건설회사나 임대업체로부터 저가로 낙찰을 받게 된다. 이렇게 저가로 낙찰을 받게 되면 설치해체팀들은 원가나 인건비도 나오지 않기에 고임금을 줘야 하는 오랜 경력의 작업자들을 사용할 수가 없게 된다.

경험이 없고 기능이 떨어지는 저임금의 외국인들이나 미숙련공들을 사용할 수 밖에 없게 된다. 또한, 설치나 해체과정에서 빠른 시간 안에 작업을 끝내야만 이익이 남는 구조이므로 작업자들에게 시간단축을 요구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작업자들은 빠른 시간 내에 작업을 끝내지 못하면 본인의 일자리를 빼앗길 우려가 있다는 무언의 압력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빠른 시간 내에 작업을 끝내기 위해서는 본인의 생명을 담보하는 안전수칙과 절차를 지키면서 작업을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감히 생각할 수도 없는 불가능한 구조이다.

입찰 조건에 별다른 제약이 없다 보니 이러한 안전사고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미연에 사고를 방지하고 안전을 생각한다면 입찰자격 등에 안전성을 고려해 입찰자격이 주워져야만 이런 사고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금이라도 리프트 제작, 임대, 보수, 설치 및 해체업체가 보유하여야 할 기술력과 안전성의 기준 등을 되돌아보고 다시 한번 재정립 할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건설용 리프트 등과 유사한 가설용 건설기계들이 출현할 것이다. 이러한 가설용 건설기계들은 대형화되고 건설현장 곳곳에서 사용될 것이다.

가설용 건설기계들을 사용함에 따라 안전사고 피해규모나 횟수 또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부터라도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비해 가설용 건설기계들의 사용과 관련하여 입찰구조와 시장을 개선하고, 기술적 안전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