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상오 서울주택도시공사 미래전략실장 / 서울 공동체주택을 아시나요
[기고] 유상오 서울주택도시공사 미래전략실장 / 서울 공동체주택을 아시나요
  • 국토일보
  • 승인 2019.08.09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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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오 서울주택도시공사 미래전략실장.
유 상 오
서울주택도시공사 미래전략실장.

천만명의 얼굴이 희로애락을 나누는 서울. 그런 서울이 지난해 5월 ‘도시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싱가포르 리콴유 세계도시상을 수상했다. 어찌 보면 난개발과 회색 콘크리트를 종지부를 찍고 환경과 문화, 복지 측면에서 세계적 도시가 되었다는 의미다.

 아름다운 서울에도 빛과 그림자가 있다. 도시의 거울을 조금 어두운 곳으로 비춰보자. 통계청에 따르면 서울시 1인 가구는 2000년 16.3%에서 2017년 31.0%로 두 배 가깝게 늘어났다. 또 도시팽창에 따른 주거비 상승은 서민부담을 가중시켰다.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공동체 해체는 삶의 질마저 하락시킨다. 주거의 불안정은 외톨이 증가나 우울증, 자살, 임대료 상승, 노인빈곤율 증가, 공동체 해체 등 다양한 사회문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다시 이웃과 협력해 공동주거를 만들 수는 없는가. 공동주택 마련과 관리로 비용을 절감할 방법은 무엇인가. 일과 가정을 양립시킬 지역연대와 통합의 공동체를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

 고민에 고민을 더하고 현장을 반영해 몇 가지 개념이 정립됐다. 서민주거안정이 되어야 한다. 다양한 생활과 경제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웃과 더불어 살며 따듯한 사회를 가꿔야 한다. 이웃과 소통하고 공유하는 공동체 주거를 확산해야 한다.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 임기 초반부터 정책을 마련해 오고 있었다. 2014년에는 공동체주택계획을 수립하고 공동체 관련 대출제도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2015년에는 토지공급방식을 변화시켰다. 2016년에는 공동체주택활성화를 위한 설문, 자문인력 충원, 매뉴얼 제작, 코디 발굴 등 인력체계를 정비했다. 2017년에는 공동체주택조례를 제정해 지원근거를 확실히 하고 박람회 개최와 인증지표도 개발했다. 지난해에는 공동체와 사회주택 플랫폼을 구축해 시민에게 문을 열고 서민금융지원을 위해 시와 SH공사, 하나은행, 한국주택금융공사, 서울보증보험이 공동금융협약을 맺어 가동준비를 완료했다.

 이제 취미, 학연, 회사, 업종 등 다양한 동호인 주택이 탄생할 것이다. 이를 통해 비슷한 성향이나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여가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게 된다.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형태가 서울에서도 흔히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상상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핀다. 개인이나 공동체가 1개 층을 공용거실로 꾸며 작은 도서관이나 카페, 동호인들의 협업시설로 만들 수도 있다. 공동체주택은 시대정신과 개인의 요구를 서울현실에 반영한 실험모형이다.

 서울시는 공동체주택에 대한 이해를 돕고, 살고자 하는 시민에게 정보와 방법을 제공할 준비가 되었다. 만약 시민들이 공동체주택 추진을 결정하고, 함께 살 가족을 찾고, 토지를 매입, 설계, 건축, 입주 후 공동체를 형성하며 주택까지 관리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서울시와 SH공사에서 도와준다. 

 공동체 주택은 입주민 편익을 위해 민간임대, 자가소유, 민관협력, 공공임대 등으로 분류된다. 이중 민간에서 임대사업으로 개발 할 수 있는 유형이 민간임대 공동체 주택이 있다. 민간임대형은 시의 공동체주택인증을 받으면 전문가컨설팅, 공동체프로그램 운영비지원, 건설자금 대출, 이자2차보전 등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즉, 토지매입을 포함한 사업비의 90%를 연리 2% 내외로 최장 8년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공급대상도 자유롭다. 임대료도 시세의 약 95% 수준으로 받으면 된다.

 공용공간이 저층부에 있고 상층부는 주거시설로 사용하는 집은 서울의 새로운 시도이자 자랑이 될 것이다. 커뮤니티공간과 공동체규약을 만들고 공동의 취미나 활동이 상시적으로 일어나는 서울은 다음 세대에게 새로운 희망을 키워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