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리뷰] ‘부자처럼 소비하려고 노력하라’
[기자리뷰] ‘부자처럼 소비하려고 노력하라’
  • 선병규 기자
  • 승인 2019.07.19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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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투자비 높더라도 유지관리비 적게 드는 공법 채택이 바람직

한 지인의 SNS에서 ‘부자처럼 소비하려고 노력하라’는 글을 접한 적이 있다.

내용인 즉 LED전구는 일반 전구에 비해 8배쯤 비싼 반면에 소비전력은 10배나 적다.

또 일반전구는 1,000시간 정도 작동하지만 LED전구는 10∼20배 정도 오래가니까 경제적으로 최소 7배는 유리하다. 이는 초기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LED 전구로 교체하는 것이 합리적인 경제생활이 될 수 있다.

즉, LED전구의 초기투자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보통 경제력이 높은 가정일수록 LED 전구를 쓰는 경향이 높고, 그 반대일수록 일반 전구를 쓰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공공기관이나 지자체 입찰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

보통 하수처리장 등 환경기초처리시설을 지을 때 지역이나 시설의 특수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중앙정부가 총 예산의 70~80%, 시·도 등 지자체가 20∼30% 예산을 쏟고, 시설이 다 지어진 후 운영 및 유지관리비는 100% 지자체에서 부담하는 형편이다.

때문에 지자체는 예산범위 내에서 법적 방류기준을 준수하면서 유지관리비를 최소화 할 수 있는 기술을 사용해야 하는 게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의 모습이 다반사다.

업계 한 사장은 “최근에 발주되는 하수처리장 등 턴키입찰을 보면 건설사들이 유지관리비는 무시한 채 방류수질 기준을 겨우 만족하는 시공비가 싼 기술들을 채택하고 있다”며 “유지관리비가 비싸더라도 시공비가 싼 기술을 골라 입찰에 활용해 건설사들의 수익을 극대화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환경신기술 등 우수공법은 초기 투자비는 높지만 하수 처리효율은 월등히 높고 유지관리비용이 낮은 게 대부분이다. 

시설 건립 후 운영 및 유지관리를 책임져야 하는 지자체 입장에서는 유지관리비가 낮은 기술이나 공법이 적용돼야 지방 재정에도 도움이 된다.

지자체가 떠 안아야 할 유지관리비는 시민의 혈세로 메워지는 것이고, 지자체 재정이 어려워지는 악순환 반복이 야기되는 셈이다.

아울러 가격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값싼 공법을 끼워넣다 보니 부작용이 비일비재하고, 연구개발에 올인한 중소기업들은 몇 년을 못 버티고 도산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되풀이 되고 만다.

그런데 한국수자원공사가 6월초 입찰을 낸 대산임해산업지역 해수담수화 사업에서 주목할 부분이 있다.

수자원공사는 총 사업비 2,400억원을 ‘확정가격 최상설계’ 방식의 턴키입찰을 진행중이다.

가격을 이리저리 후려치다보면 분명 틈이 생겨 부실공사로 이어지기 마련이고, 결국 프로젝트 성패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수공은 업체간 가격 경쟁을 지양하고, 기술력을 우선하는 입찰을 진행해 사업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입장이다.

수공 관계자는 “고난이도 공정의 경우 건설사 컨소시엄간 기술경쟁을 통한 적격사업자를 선정하는 입찰방식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우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두산중공업 등 4개 컨소시엄별 기본설계중이며, 오는 11월 기술력 위주의 심의평가를 진행해 12월초 사업자가 확정될 예정이다.

수공은 대산 해수담수화 입찰이 기술경쟁의 본보기가 될 입찰인 만큼 심의평가 과정에서 일체의 구설수가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