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의 날] 대한건설협회 유주현 회장 "혁신 새옷 입고 첨단산업 거듭날 때"
[건설의 날] 대한건설협회 유주현 회장 "혁신 새옷 입고 첨단산업 거듭날 때"
  • 김주영 기자
  • 승인 2019.06.20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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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은 일자리 창출 및 외화 획득 증진 핵심 산업

[건설의 날] 대한건설협회 유주현 회장에게 듣는다

■ 시대 급변···관행 과감히 타파 국민산업 자리매김
■ 디지털 전환, 고부가가치 산업 탈바꿈 ‘필요조건’ 
■ 건설 생산체계 개편···공정· 시공 중심 재편 기대

유주현 대한건설협회 회장.
유주현 대한건설협회 회장이 건설산업이 혁신이라는 새옷을 입고 첨단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 김광년 본보 편집국장    

“적정공사비 부족, 정부의 강력한 주택건설 규제 등으로 건설산업이 힘듭니다. 더욱이 올해 5월 건설기업경기실사지수(CBSI)가 4월 대비 크게 줄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해 줍니다.”

대한건설협회 유주현 회장은 2019년 6월 현재의 국내 건설산업의 상황을 이 같이 진단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올해 5월 CBSI지수는 전월 대비 25.6포인트 하락한 63.0을 기록했다. 이는 지수 60.9를 기록한 2013년 11월 이후 5년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신규 공사지수와 자금조달지수가 크게 악화된 요인이 반영된 결과다.

유 회장은 “올해 3월과 4월에는 2개월 연속 지수가 상승했지만,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건설사업을 비롯해 일부 대형공사 수주와 통계적 반등 효과”라고 분석하며, “지난달 지수가 큰 폭(25p이상)으로 하락했다는 것은 신규 물량이 크게 위축되는 등 건설경기가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을 뜻 한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세부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신규 수주지수는 72.0, 수주잔고 지수는 67.5를 기록, 각각 전월 대비 27.8p, 12.2p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조달지수 역시 2년 7개월 만에 최저치인 75.9로 전월 대비 9.3p 주저앉았다. 수주 위축으로 인한 자금조달 여건도 덩달아 어려워지는 등 건설업계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의미다.

유 회장은 ‘공사비 정상화, 주52시간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보완책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5월 CBSI지수가 매우 좋지 않았던 탓에 6월 전망치는 다소 개선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6월 신규 공사수주지수는 다른 지수보다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이어 “국민 안전 확보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라도 공공공사비 산정 체계를 정상화해야 한다”며 “건설업은 연속·집중작업 및 날씨의 영향을 받는 옥외작업 등이 빈번해 정확한 작업량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 기간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건설산업, 국가경제 성장 ‘주춧돌’
지금까지 건설산업은 국민총생산(GDP)의 약 15% 이상 규모의 투자 수준을 꾸준히 유지해 국가 경제 성장에 지속적으로 기여했다. 유 회장은 “200만명에 이르는 건설산업 내 일자리 창출과 해외건설을 통한 수출 증진에 절대적으로 기여한 핵심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현재 건설산업이 처한 환경은 결코 녹록지 않다. 실제로 1990년대 말까지 연평균 10.4%의 증가율을 보이던 건설투자 증가율은 1998년 이후 연평균 4.3%로 감소했다. 일시적으로 주택경기의 호조로 증가세를 보이던 건설투자도 2017년 들어서면서 급격히 위축됐다.

해외건설도 어렵긴 매한가지다. 다양한 대내외적 요인으로 2014년 기록적인 수주액을 기록한 이래 2015년 이후부터는 2008년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왔다.

유 회장은 “무엇보다 건설산업의 경쟁력 저하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노동 생산성 저하로 전반적인 건설산업의 생산성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국내 건설산업의 생산성은 선진국의 1/3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1995년 이후 최근 20년간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곧 건설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고, 뚜렷한 미래성장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게 만든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 생산구조 개편, 글로벌 경쟁력 제고
유 회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건설산업 생산구조 개편에 대해서는 기대감을 내비췄다.

유 회장은 “건설산업 생산구조 혁신이 이뤄지면 종합·전문건설기업간 공정 경쟁이 촉진돼 시공역량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며 “페이퍼 컴퍼니 등 공정 경쟁을 저해하는 부실업체가 퇴출될 가능성이 높고 다단계 생산구조가 개선돼, 시공 능력과 기술력 높은 기업이 시장의 선택을 받게 되는 능력 있는 업체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욱이 건설공사의 효율성 증가, 품질 제고 등 건설산업의 경쟁력 향상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글로벌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업역간 갈등도 줄어들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내놨다. 칸막이식 업역 규제가 해소됨에 따라 직접시공을 원칙으로 상호시장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사회적 책임 이행 통한 인식 전환해야 
유 회장은 건설산업의 사회적 이미지 혁신을 위한 방안 마련을 위해 고민한 흔적도 역력했다.

그는 “건설업계는 과거의 잘못된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세계시장에서 진정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공정하고, 투명하며, 사회적인 책임의 적극적 이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건설업계도 변화된 시대 속에서 국민이 기업에게 요구하는 사회적 책임에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그는 “건설사도 사회적 책임 경영이 필수적인 시대를 보내고 있다”며 “해외 매출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국내 뿐 아니라 국제 기준을 충실히 따라야 글로벌 기업과 경쟁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대형 건설사의 매출의 절반이 국외에서 발생하는 만큼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날 밑거름인 ‘사회적 책임 이행’에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적 책임 경영과 일맥상통한 ‘반 부패’ ‘협력사 상생 협력’ ‘근로자 처우 개선’ ‘환경 문제’ ‘안전사고 예방’ 등은 과거부터 요구되던 항목”이라며 “이러한 목소리가 나오는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관행’ 이라는 명목으로 이러한 문제를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경영 활동은 브랜드 이미지 제고, 발주처로부터 신인도 획득 등으로 이어지는 만큼 전략적인 접근을 당부했다. 특히 건설산업의 ‘낡은’ 이미지를 ‘첨단’ ‘신산업’ 등으로 변모하기 위한 방안을 함께 연구하고 실현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 첨단기술, 고부가가치 산업 유도
유 회장은 “건설산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디지털 전환’이 필요조건”이라며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변화에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업 혁신 전략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디지털 전환이라는 시대적 흐름에서 건설기업 역시 예외가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는 전통적으로 건설산업의 기술 활용 범위가 설계와 시공단계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디지털 건설기술은 생산성 향상뿐 아니라 설계와 시공의 개념을 재정립하는 수준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디지털 전환을 촉진할 수 있는 다양한 디지털 건설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플랫폼기술, 데이터 수집 및 분석 기술, 적용 기술 등으로 나뉘어 다양한 형태의 융·복합을 통해 건설 생애주기 단계별로 디지털 건설기술 활용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며 그는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건설산업에 일고 있는 변화의 물결을 인지하고 있었다.

실제로 플랫폼 기술로는 BIM,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가 있으며, 이들 기술은 상호 연계돼 데이터의 저장구조 및 공유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무인 항공기(드론)를 통한 데이터 수집 기술을 활용해 지능화 기반의 자동 운행을 통한 데이터 실시간 수집이 가능해 졌을 뿐 아니라 인공지능, 빅데이터, 머신러닝 등은 실시간 분석 및 발전을 이뤄내 지능화를 유도하는데 활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증강 및 가상현실, 모듈러공법, 3D프린팅, 로보틱스, 지능형 건설장비 등으로 실제 적용 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건설산업에 디지털 기술 적용이 확대되면 생산방식, 상품, 산업 환경, 이해관계자 등에게 혁신이 나타날 것”이라며 “단순한 생산성 제고를 넘어 산업의 체질 전환 및 경계 확장도 견인할 수 있는 만큼 적극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혁신 기반, 편리한 사회 구현 동참
유 회장은 “한국 건설산업이 새로운 도약에 나서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산업이 현재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점에 대한 진단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사회기반시설 공급 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공급자 중심의 시장 형성과 시각으로 수요에 맞는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지 못했다는 판단이다.

특히 정책·제도적으로 효율성을 저해하는 정책과 제도가 존재해 기술, 품질 경쟁을 촉진하는 데 한계가 있어 생산성을 높이는 데도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간의 잘못된 관행과 문화가 건설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켜온 요인이라고 꼬집었다.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역할 수행과 더불어 국민들이 건설산업에 바라는 미래상에 맞춰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타 산업, 첨단 기술과 융·복합을 통해 새로운 미래 수요를 창출하고,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시장접근을 통한 국민 삶의 질 향상 등 산업의 비전을 보다 높은 관점에서 수립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실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건설산업의 미래는 국민과 국가의 수요에 부응하는 산업으로 재도약할 때 비로소 답을 찾을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건설산업의 혁신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미래 변화를 건설산업이 선도하고, 나아가 국민 모두의 행복을 증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유 회장은 혁신 기반은 크게 최상의 가치를 지향하는 정책 마련, 생산성 향상을 위한 산업 체질 개선, 한국 건설산업을 글로벌 브랜드화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그는 “수요자 중심의 미래형 발주 체계를 구축하고, 건설 관련 정책의 일관성이 유지돼 신뢰성을 높여 정책 집행의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력, 기술, 제도 등 건설 생산 요소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깨끗하고 안전한 건설현장을 조성함으로써 건설산업의 신뢰성을 높이는 동시에 글로벌 기술 경쟁력 확보와 시장의 다양화로 해외 건설시장에서 대한민국 건설산업의 입지를 넓히는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건설산업이 국토의 균형발전 방안을 지속 모색해 공간의 효율적 활용을 유도하는 국가 기여 산업으로 발전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유주현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건설사업 수행 및 관리 방식의 고도화, 자동화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을 활용한 생산 혁신을 도모해야 한다”며 “국민 모두의 행복 증진을 위해 인프라의 성능 제고 및 도시 공간 재창조로 안전하고 편리한 사회를 구현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