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 디지털전환 핵심은 생산성 혁신"
"건설산업 디지털전환 핵심은 생산성 혁신"
  • 김주영 기자
  • 승인 2019.06.17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美 알파벳社, 미래도시 건설 참여···ICT기업 건설업 진출 ‘가시화’

■ 단순 기존사업 프로세스 혁신 ‘안 돼’
■ 타 산업 유인·교육 방식 전환 검토 必

[국토일보 김주영 기자] 해외 수주 감소, 건설 관련 투자 축소 등으로 건설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건설산업의 디지털 건설기술 활용 전략’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건설산업의 체질 전환과 경계 확장까지도 견인할 수 있는 수준으로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 중심에는 4차 산업혁명의 요소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전환’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새로운 기술의 적용을 통한 기존 사업 수행 프로세스의 혁신만을 목표로 삼아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단순히 건설과정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수준에 머무르는 반쪽짜리 ‘혁신’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실제로 건설산업은 제조업 등 타 산업보다 생산성이 현저히 낮다. 2017년 맥킨지(McKinsey)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년(1995~2014년)간 건설산업 생산성의 시간당 가치는 25달러, 연평균 증가율 1.0% 수준에 그쳤다.

반면 타 제조업은 시간당 가치가 39달러, 연평균 3.6%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제조업 대비 약 64% 수준인 셈이다. 건설산업이 직면한 낮은 생산성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문제는 기대와 현실 사이에 괴리가 존재한다는 것. 건설업체가 생산성 제고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첨단기술 활용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현실에서의 활용 범위는 좁고, 기술 기반의 솔루션을 적용한 사례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건설업체에서 사용하는 대표적 소프트웨어가 바로 ‘엑셀’이라는 농담도 결코 우스갯소리가 아닌 현실이다. 이는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기 위한 환경이 마련되지 않고, 전략 자체가 존재하지 않기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건산연은 건설업계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디지털 기술에 대한 개념 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후 건설업계에 융·복합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별해 ‘디지털 건설기술’로 구체화하는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디지털 건설기술로 활용 가능한 요소기술로는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증강·가상현실 ▲3D프린팅 ▲무인항공기 ▲로보틱스 등을 제시했다.

건산연 관계자는 “디지털 기술에 대해 관심이 커지는 원인은 ‘생산성 혁신’”이라며 “건설산업은 혁신이 필요하고, 또 가능한 산업인 만큼 디지털 건설기술이 등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해외건설시장에서는 4차 산업혁명 요소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가 하나둘 등장하고 있다. 자칫 혁신에 뒤쳐질 경우, 한국건설산업의 글로벌 기술 경쟁력 및 산업 경쟁력 모두 잃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삼정KPMG가 최근 발간한 '건설산업의 오픈 이노베이션: 모듈화, 자동화, 디지털화를 주목하라' 보고서에는 구글의 모(母) 회사인 알파벳이 만든 '사이드워크 랩스'가 캐나다 토론토에 21세기형 미래도시를 짓는 사례가 소개됐다. 이는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디지털 기술력을 바탕으로 건설업에 진출했음을 보여준다.

건산연도 EPC 및 사업관리기업인 벡텔(Bechtel)사가 디지털 건설기술 도입으로 건설현장의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고 제시했다. 실제로 빅데이터, 드론, 로봇, 증강현실 등 혁신적 프로세스를 개발 적용 중이다.

이밖에 싱가포르건설청도 모듈러 생산방식을 적극 도입해 혁신을 이끌고 있다. 그 결과, 작업 인력 및 공기를 50% 이상 줄이는 생산성 향상을 달성할 뿐 아니라, 먼지와 소음을 줄이고 현장의 안전성을 제고하는 성과를 거뒀다.

건산연 관계자는 “건설산업의 전후방 연관 산업 범위는 지속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건설사와 기술 솔루션 기업간 협력 증대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라며 “최근 건설산업 업역 개편 등과 같은 제도 개선의 노력을 넘어 디지털 전환을 위한 타 영역의 산업도 유인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전통적인 건설공학 기반의 수요는 감소하는 반면, 비건설분야의 수요는 증가하게 된다”라며 “현 대학교육을 포함해 기술인력의 교육 훈련 방식의 변화도 적극 요구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