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여름, 아세안에 '풍덩' 빠져보세요
다가오는 여름, 아세안에 '풍덩' 빠져보세요
  • 부산=김두년 기자
  • 승인 2019.06.14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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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문화원 ‘물’을 통해 바라본 아세안의 물질문화와 정신문화를 다채롭게 조명
아세안 10개국의 설화를 다룬 그림, 수상가옥 , 물축제 영상 등 전시체험 선사

[국토일보 김두년 기자] KF(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 이시형)가 운영하는 아세안문화원은 한-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30주년을 기념해 아세안 10개국의 공통 문화요소인 ‘물’을 주제로 각 국의 특징적인 문화를 소개하는 주제기획전 <아세안의 삶과 물-Splash ASEAN!: Water, a Celebration of Life>을 오는 18일에 개막한다.

9월 22일까지 아세안문화원 기획전시실에서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수자원이 풍부한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물과 밀접한 역사를 전개해 온 아세안 지역의 물질문화와 정신문화를 탐구한다. 아세안 10개국의 공예품, 그림책, 일러스트 원화, 설치미술, 멀티미디어 영상작품 등을 통해 다채롭게 물을 활용하며 살아가는 아세안 사람들의 삶 속에 담긴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서동주, 김민재, 편광훈 작가의 음향·영상 설치작업 <물물물>(2019)이 풍부한 물의 이미지와 소리로 관객들을 물의 세계로 안내한다. 하늘거리는 직물로 된 스크린 여러 겹에 비치는 일렁이는 물의 이미지는 생생한 물의 소리와 함께 몽환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전시는 크게 3부로 구성된다. 1부 “아세안의 물”에서는 아세안의 언어표현, 설화 등을 모션그래픽 영상과 각국의 그림책 등으로 소개한다. 도입부에 마련된 오향종, 정희창 작가의 큼직한 전라도 옹기 위로 아세안 10개국의 ‘물’에 관련된 문자들이 모션그래픽 영상으로 제작돼 비처럼 떨어진다.

또한 아세안 10개국의 물과 관련된 설화를 소개하는 그림책들은 일러스트레이터 강지영, 김보은(다로리), 홍그림 작가가 그린 일러스트 원화 작품과 함께 도서관처럼 조성된 공간에 전시된다.

2부 “아세안의 일상과 물”에 들어서면 동남아시아의 수상가옥을 재현한 공간이 등장한다. 호수나 강, 바다 위에 집을 지은 수상가옥은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쉽게 발견된다.

덥고 습한 기후에서도 무더위와 해충을 피하고 식수와 식량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아세안 사람들의 지혜가 담긴 주거형태다. 이 공간에서는 EBS와 아시아문화원에서 협력 제작한 다큐멘터리 “위대한 유산, 동남아시아”의 스팟영상 및 사진도 만나볼 수 있다.

이에 더해 전시실 다른 섹션에서는 물을 담고, 이동하고, 보관하기 위한 다양한 공예품 또한 함께 선보인다. 물동이, 물바가지, 물주전자, 물병 등 우리에게 친숙한 한국의 민속 공예품들과 형태는 비슷하지만 재료나 기능에 있어서 우리와는 다른 동남아시아만의 독특한 지역성을 엿볼 수 있다.

3부 “아세안의 의례와 물”에서는 단순한 물질을 넘어서 정신적 상징물로 기능하는 물의 의례적 속성이 담긴 아세안의 독특한 문화를 소개한다. 풍요와 생명을 상징하며 정화의 의미를 가지는 물은 종교적 의례에서 중요하게 사용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태국 등 인도차이나반도에 위치한 아세안 국가들은 4월 중순을 한 해의 시작으로 여겨, 물을 뿌리는 신년 축제를 개최한다.

‘물’로 몸과 마음의 묵은 때를 씻어내고, 한 해를 새롭게 맞이하는 새해맞이 행사는 오늘날 대표적인 ‘물 축제’로 세계 여행객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러한 종교적 의례가 쾌활한 물 축제로까지 이어지는 모습을 사진뿐만 아니라 영상을 통해서도 선보이는데, 김소현 작가의 2채널 영상작품 <아세안의 삶과 물>(2019)을 통해 박진감 넘치게 편집된 아세안의 물 축제 현장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전시기간 중에는 여름방학을 맞아 학생 및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이 참가할 수 있는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도 개최될 계획이다.

6~8월 아세안문화원의 문화체험 프로그램인 “알기 쉬운 아세안-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편” 의 일환으로 물총퀴즈와 아세안 그림책 동화구연이 열리며, 7월 마지막 주에는 전시에 참가한 그림책 일러스트레이터들이 진행하는 미술체험 워크숍, 8월 2~3주차 주말에는 ‘물과 환경’을 주제로 한 아티스트 워크숍이 예정돼 있다.

아세안문화원 관계자는 “한-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30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번 전시는 ‘물’이라는 인류에게 가장 보편적인 물질을 통해 오랜 세월 축적된 아세안 사람들의 삶에 담긴 지혜를 조명한다”고 전시 기획의도를 설명하는 한편, “전시실에 마련된 도서관 공간에서 책을 읽기도 하고, 수상가옥에 들어가 사진촬영도 하면서 오랜 시간 전시실에서 머물고 즐기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