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신기술-교량] 자전거 인구 1400만 시대, '자전거교량' 급부상
[건설신기술-교량] 자전거 인구 1400만 시대, '자전거교량' 급부상
  • 김준현 기자
  • 승인 2019.06.12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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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경제 다 잡은 ‘원형강관 거더’로 보도교 대중화 기대
바다를 가르는 자전거 보도교… 자전거 라이딩족 이끌어낸다
신승이앤씨의 '남해안 다기능어항 개발사업'에서의 자전거보도교 준공 전경.
신승이앤씨의 '남해안 다기능어항 개발사업'에서의 자전거보도교 준공 전경.

[국토일보 김준현 기자] 획기적인 기술과 경제적 시공으로 미래 건설시장을 선도하는 자전거교량 건설신기술이 눈길을 끈다.

웰빙 트렌드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됨에 따라 레저 활동 인구도 점차 늘어나는 가운데, 자전거 이용 인구는 1,400만명 시대에 이르렀다. 또 최근에는 미세먼지 저감 대책에 따라 대체 운송수단으로 자전거를 꼽기도 해 그야말로 대한민국은 자전거 전성시대다.

아울러 이용자가 많아지는 만큼 자전거도로 설치가 증가하고, 덩달아 건널 수 없는 곳까지 이동이 가능케 하는 자전거교량(보도교)도 함께 늘어나는 추세다.

행정안전부 자전거도로 현황 자료에도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자전거도로는 20.6% 증가했고, 자전거 보도교 역시 2023년까지 약 310km 가량 적용될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국내 자전거 보도교는 대부분 교각부 위에 다수의 I형 주거더를 설치하는 단순지지 형태의 구조적 교량형식이다.

다만 최대 경간장(교대·교각 전면과의 거리)이 7m 수준이기에 하부주조 다량 설치로 인한 공사비 증가가 불가피하고, 복잡한 구조 형성으로 인해 도시미관을 저해한다는 단점이 있다.

지난해 8월 이런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단순한 구조로 재료비를 절감할 수 있는 원형강관 거더 자전거 보도교가 건설신기술로 지정됐다.

국토교통부가 지정한 건설신기술 제846호 ‘단일 원형강관 거더 상부에 강재 브라켓과 목재 데크를 설치한 단경간 자전거 보도교 시공기술(원형강관 거더교)’은 원형강관을 활용해 경간장을 15m까지 늘려 기존 다수의 거더 설치를 줄이고, 경간장 폭을 넓혀 비용 절감 및 공기 단축을 가능케 한다.

‘원형강관 거더교’ 시공은 단일 원형강관 거더에 좌우 길이 조절이 가능한 횡방향의 역삼각형 브라켓을 연결한 후, 목재데크(바닥판)를 올려 교각의 상부를 구성하고 주변 환경에 맞는 디자인 난간을 적용하는 과정을 거친다.

(주)신승이앤씨는 최근 교량 기술 트렌드인 경량화 및 첨단화, 경제성에 중점을 두고 원형강관 거더교 시공 기술을 적극 활용 중에 있다.

거더와 브라켓이 공장조립형이라 현장에서는 설치만 하면 되기에 기존 ‘플레이트 거더교’ 및 ‘2열강관 거더교’ 기술과는 차이점이 분명하다. 설계단가만 보더라도 원형강관 거더교는 플레이트 대비 16.3%, 2열강관 대비 33.3%까지 절감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공사기간도 기존 기술들에 비해 눈에 띄게 단축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총연장 72m, 폭 3.4m 동일조건에서 시공과정을 비교한 결과, 교각하부 시공시 2열강관보다 열흘을 앞당길 수 있고, 상부는 보름, 바닥판은 플레이트 거더교보다 25일을 단축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유지관리 측면에서도 큰 차이점을 드러내고 있다. ‘플레이트 거더교’와 다르게 가로보가 없어 관리비용이 적게 들고, ‘2열강관 거더교’처럼 콘크리트로 된 교대 부분과 교량 받침 부분에 따른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신승이앤씨 관계자는 “플레이트 거더교가 m당 14만6,582원이고 2열강관 거더교는 8만2,215원이다”라며 “그러나 이 신기술은 4만8,200원으로 기존 기술 대비 각각 67.1%, 41.4%의 유지관리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 기술은 해상 시공에서 큰 빛을 보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의 자전거 이용 빈도 자료에 따르면 자전거 월1회 이용자는 33.5%, 주1회는 25.6%에 이른다. 이 유형에 속하는 이용자는 대부분 자전거를 레저로 활용하고 있다.

신승이앤씨는 경남 거제 일대에서 강보다 시공이 어렵다는 해상에서의 시공을 여럿 마친 바 있어, 자전거 이용자들이 바다를 가로지를 수 있는 라이딩을 기대하게 만든다.

지세포항 해양경관 산책로 조성사업 자전거 보도교.
지세포항 해양경관 산책로 조성사업 자전거 보도교.

관계자에 따르면 거제시 내 명사항 다목적 해상데크 설치공사, 지세포 해안경관 산책로, 도장포 다기능어항 개발사업, 거제자연생태 테마마크 조성공사를 진행할 때 이 기술을 활용했다.

신승이앤씨 관계자는 “기존 자전거 보도교 시공기술에 비해 월등한 시공성과 경제성을 갖춤과 동시에 우수한 구조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향후 국내의 소교량 기술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교량 연속성과 상부 캐노피 설치, 급행보도교로의 개량 등 유연한 기술연계성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활용성이 증명됐음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발주자들이 특정공법 심의시 건설신기술 인증여부를 블라인드로 처리하는 등 신기술의 활용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대책마련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한국건설교통신기술협회는 심의시 건설신기술 포함을 의무화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 중이며, 감사원이 발표한 ‘2019 감사운영방향’에 따라 발주청의 적극적인 신기술 적용을 유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명사항 다목적 해상데크 자전거 보도교.
명사항 다목적 해상데크 자전거 보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