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를 위한 건강 지혜 67] 갑상선암 과잉진료 사례
[100세 시대를 위한 건강 지혜 67] 갑상선암 과잉진료 사례
  • 국토일보
  • 승인 2019.06.1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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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창 공학박사/(사)대한건설진흥회 사무총장

100세 시대를 위한 건강 지혜

本報가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유익한 정보제공을 위해 ‘100세 시대를 위한 건강 지혜’ 칼럼을 신설, 게재합니다. 칼럼리스트 류영창 공학박사는 서울대학교 토목공학과 수석 졸업에 이어 기술고시 16회 토목직에 합격, 국토교통부 기술안전국장․한강홍수통제소장 등을 역임하며 국가 발전에 봉직해 온 인물로 대통령비서실 사회간접자본기획단 및 국가경쟁력기획단에 근무하며 대한민국 물 문제 해결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특히 ‘병원을 멀리하는 건강관리 에센스’, ‘의사들에게 맞아죽을 각오로 쓴 생활건강사용설명서’ 등의 저서와 수많은 강연을 펼치며 건강 전도사로 나선 류 박사는 本報 칼럼을 통해 100세 시대에 실천할 바른 건강법을 소개합니다. 류영창 공학박사 / 대한건설진흥회 사무총장 ycryu1@daum.net

 

■ 갑상선암 과잉진료 사례

한국, 갑상선암 급증… 세계 평균 10배 이상 ‘과잉 진료’ 지적
미국은 조기진단 권고 ‘D’ 등급 판정… 수술 후 후유증 살펴야

갑상선암이 수상하다. 1986년에 인구 10만 명 당 2.4명 정도이던 갑상선암 발병률이 2011년에 81명으로 30배 정도 늘었다. 세계 평균의 10배가 넘는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아무 증상도 없는데 의사 권유로 검진했다가 갑상선암 판정을 받은 경우이다.

세계에서 유독 한국만 갑상선암 환자가 비정상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의학적으론 도저히 설명되지 않는 현상이라고 말한다. 이는 2000년대 이후 대형병원들이 고가의 초음파 진단기를 경쟁적으로 도입한 상황과 무관치 않다. 투자비를 회수하려 갑상선 초음파 검사가 빈번하게 이루어지다보니 갑상선암 발병률이 급증한 것이다. 2000년 이후 국내 갑상선암 연평균 증가율은 무려 23.7%, 전체 암 평균 증가율(3.6%)의 7배나 된다.

이런 기형적인 상황을 보다 못해 암 전문의들이 “득(得)보다 해(害)가 많은 갑상선암 검진을 중단하라!”며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오죽 답답했으면 이런 회견을 가졌을까? 국민 건강을 걱정하는 용감한 의사 분들께 박수를 보내면서, 우리 의료계의 중요한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유사한 양심선언을 기대해 본다. 이런 사항은 필자의 암 시리즈 기고문에 인용한 곤도 마코토 씨(일본의 암 전문 의사)의 주장과도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 양식 있는 의사들의 주장을 정리해 보자.

1. 갑상선암은 진행이 늦은 ‘착한’ 암 이다

조기 진단해 발견, 수술하는 것이 좋지 않고 후유증을 양산해 환자의 삶의 질을 해친다.

우리나라 갑상선암 환자 10명 중 9명은 수술을 받고 있다. 일단 수술하면 평생 갑상선 기능저하증을 안고 살아야 한다. 갑상선을 제거하면 신진대사와 체온조절을 담당하는 기관이 사라져 적절한 호르몬 분비를 위해 매일 호르몬제를 먹어야 한다. 한 동안 힘든 운동을 피해야 하는 등 생활에 제약도 많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 따르면 수술환자 중 7.3% 는 부갑상선기능저하증이나 성대 마비 같은 후유증에 시달린다. 호르몬제 부작용을 일으키는 경우도 6%나 됐다.

2. 의료비 낭비가 심각하다

건강보험이 지불하는 갑상선암 진료비는 2008년 1,200억원에서 2012년 2,600억원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2012년 갑상선암 수술 4만 건 대부분이 ‘불필요한 수술’ 이라고 판단한다. 수술비 낭비만 860억원이다.(국민일보, 2014.3.20)

3. 갑상선암 사망률이 낮아지지 않고 있다

조기 진단하고 수술률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갑상선암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0.5~0.7 명으로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예방서비스위원회(USPSTF)는 이미 1996년 갑상선암에 대해 조기진단 권고 ‘D’ 등급 판정을 내렸다. 굳이 발견할 필요가 없는 암이란 뜻이다.

국내 국가 암 정보 센터도 ‘증상이 없는 갑상선암’의 검진(촉진, 초음파)은 권장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주요 대형병원은 대부분 갑상선암 초음파 검진을 시행한다. 일종의 ‘불안 마케팅’ 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