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전문가포럼 "해외건설은 May Be 아닌 Must Be!"
해외건설전문가포럼 "해외건설은 May Be 아닌 Must Be!"
  • 김준현 기자
  • 승인 2019.05.25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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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자동차, 조선산업처럼 세계 일등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국토일보 김준현 기자] 해외건설의 글로벌 경쟁력 하락 및 수주 경쟁 심화, 수익성 악화 등 산업의 문제점과 분야별 해외건설 경쟁력 강화방향의 의견을 모으기 위해 비영리 사단법인 해외건설전문가포럼 비영리 사단법인 해외건설전문가포럼 주체로(이사장 박형근 충북대 교수) 해외건설산업 위기극복을 위한 자유토론회가 열렸다.

24일 서울 노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해외건설 경쟁력 강화 대토론회는 건설업계 종사자와 연구자, 교수, 로펌, 엔지니어링 컨설턴트 등 전문가들이 모여 발제자와 패널 없이 40여명이 객석에 함께 앉아 자유롭고 심도있게 해외건설 경쟁력을 어떻게 강화시킬 수 있을까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자유토론회는 주제 발표 없이 해외건설의 전반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건설산업의 패러다임, 종합ㆍ중견ㆍ전문 건설업계, 엔지니어링업계, 로펌ㆍ금융 등 컨설팅업계, 대학ㆍ연구소 등 학계, 협회 등 민간기구, 정부기관 등으로 나눠 패러다임과 비전, 목표, 업역, 역할, 역량, 경쟁력, 건설문화에 대한 의견을 교류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먼저 전반적인 한국 해외건설산업에 대한 인식, 패러다임 시프트에 대한 이야기로 토론이 시작됐다.

한국건설업체는 5대양 6대주에 진출해 있지만 아직도 7~80년대식 전제적이고 후진적인 사고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다양한 사업경험이 있지만, 해외경험이 많은 사람들은 국내에 복귀하면 제일 먼저 사직당하는 상황에서 경험이 사장돼 피드백이 되지 못하고 실력은 항상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또 해외건설을 정부 주도로 추진해야 하는 건가 정책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 했다. 앞으로는 정부의 지원을 받는 것을 끝내야 하며,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위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전문업체 위주로 PMC를 구성해 파일럿 프로젝트를 만들어 진출하는 방법도 하나의 의견으로 제시됐다.

한국 건설업체의 해외 경쟁력을 위해 건설업 외에 자산매입과 인수합병(M&A) 등의 방식으로도 진출해야 하며, 역량 확보를 위해 성공 및 실패사례 DB화 등 기업의 R&D 역량, 해외건설 분야별 경험인력 DB화, 국가별 네트워킹 구축은 물론 건설분야 엔지니어링의 역량을 높여야 한다는 명료한 해결책도 나왔다.

지금까지 한국 건설업체는 해외건설사업을 전략적으로 선택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내 건설상황이 좋으면 국내에서, 국내 건설 환경이 나쁘면 해외로 나간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해외건설산업을 전략적으로 키워야 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며 기업에서도 그렇게 느끼고 있음을 공감했다.

이를 위해서는 계약관리 능력 배양과 보증방식을 변경해야 하며 프로젝트 베이스 방식 추진과 일본 ODA방식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또 에이전트들이 갖고 오는 정보를 원스톱으로 서비스할 수 있는 공공기관의 통합성도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10여년 전에 비해 한국 건설업체의 계약관리, 견적, 리스크관리 등 사업관리능력이 향상됐지만 최근 수주와 수익이 부진한 이유는 주력시장인 중동의 발주물량 축소에도 있지만 한국 건설업체의 의사결정 구조의 문제와 리스크의 소극적 대처가 최근 문제라는 지적이다.

국내 건설제도를 글로벌 기준에 맞게 바꿔야 되는 지에는 찬반이 있었다. 과거부터 자주 이야기되고 있는 개발사업 발굴, 디벨로퍼 실력, 금융조달 능력, PMC 및 엔지니어링 역량, 운영&관리 능력, M&A를 통한 현지화 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몇 년 전부터 한국 엔지니어링업체가 MDB 사업을 많이 수주하는데 이것은 한국 업체의 경쟁력보다는 세계 유수 업체의 MDB 마진율이 떨어져 개발, 금융, PMC로 전환하는 틈새에 한국업체의 수주 증가 원인이 크다는 이야기도 언급됐다. 점차 중국 등의 국가에게 밀리고 있는 상황이라는 주장이다.

한국의 강점인 디테일 디자인은 3D 업종이고 개인별 역량은 부족한 현실이므로 앞으로 개발사업 디벨로퍼 분야로 가야 이익을 남길 수 있다고 전했다.

초기 손실을 두려워하지 말고 사업기간이 4~5년 이상 되는 사업을 만들고 10개 사업 중에 2~3개만 성공한다는 마음으로 서로 협업해야 한다고도 했다. 다만 국내 상황은 너무 단기적인 면만 강조하고 있어 안타까워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한국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R&D에 많이 투자하나 원하는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고, 일부 기술연구 결과를 보면 과거와 차이가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국 건설업체가 계약서 검토 및 체결 전에 로펌을 찾는 경우가 거의 없고 분쟁이 발생한 다음에야 찾는 경우가 일반적이라는 로펌업계 주장도 있었다.

또한 한국 건설업체는 발주자에 대해 저자세에서 벗어나려는 경향이 있지만 아직 적응에 힘들어 하고 있고 한국로펌 활용에 대해서도 어려워하고 있다는 고충도 전했다.

해외에서 한국 건설업체를 보면 개인적인 능력은 상당한데 너무 겸손해 발주자와의 협상에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는 국내 정서 문제도 언급하며, 이제부터라도 권리를 과감하게 주장해야 한다고 변호사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또한 한국 건설업체는 수주하는 파트와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파트가 달라 서로 정보를 공유하지 못해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고도 이야기 한다.

분쟁발생시 분쟁을 판단하는 사람은 건설 마인드와 다른 상황에서 판단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이를 회피하는 한 가지 방안으로는 해외에서 한국 건설업체간의 분쟁발생시 준거법을 굳이 영국법 등으로 하지 말고 국내법을 준거법으로 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신속한 분쟁을 해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것.

학계에서는 이제 한국의 해외건설산업은 옵션이 아니며 왜 한국건설이 반도체나 자동차, 조선업같이 세계 일등산업으로 성장이 안 되고 있는지 고민해야 하며 현재 체제로는 경쟁력 확보가 불가능하므로 인식이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쟁력은 강해야 할 때는 약하고 약할 때는 강해야 되는데 기피한다는 지적과 함께, 해외건설은 Must로 가야한다는 주장이 토론회장 관계자들의 이목을 크게 끌었다.

끝으로 (사)해외건설전문가포럼은 자유토론회 내용을 정리 및 그룹핑해 자체 각 분과위원회별 추진과제로 선정하고, 좀 더 심도있는 study와 세부 토론을 거쳐 추후 세미나 시 발표를 할 예정이며, 특정 과제 연구결과에 대해서는 정부기관 등에 건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내달 22일 서소문 해외건설협회 1층 교육장에서 옴니버스형식으로 제1회 세미나가 열릴 예정임을 전달했다.

이번 토론회를 개최한 (사)해외건설전문가포럼은 한국건설산업이 해외건설에서 당면한 이슈를 공유하고 해외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및 대안 제시하기 위해 결성된 조직이다. 또 전문 인력의 역량강화를 위해 해외건설 특화교육 및 연구, 해외건설 전문인력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24일 사단법인 해외건설전문가포럼이 창립 기념을 맞아 해외건설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토론회를 마치고 각계 전문가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4일 사단법인 해외건설전문가포럼이 창립 기념을 맞아 해외건설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토론회를 마치고 각계 전문가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