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벽돌건축물 붕괴 사고, 과거 공법 적용이 '문제'
부산대 벽돌건축물 붕괴 사고, 과거 공법 적용이 '문제'
  • 김준현 기자
  • 승인 2019.05.23 11: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철선 부식 및 벽돌 수축팽창 주요 원인… 전문업체에 의한 내진형 보수보강공법 채택 시공해야
" 정부, 비구조요소 건축물 언제까지 연구용역만 수행할 것인가? "
지난 21일 부산대학교 미술관 건물에서 벽돌 마감재가 떨어진 사고 현장. (자료제공:부산경찰청)
지난 21일 부산대학교 미술관 건물에서 벽돌 마감재가 떨어진 사고 현장. (자료제공:부산경찰청)

[국토일보 김준현 기자] 시공 20~30년 넘은 벽돌 외장재 건축물이 마감재 추락으로 인한 안전 위험에 노출됐다. 전문가들은 예전부터 과거 공법적용이 문제라고 목소리를 냈지만, 벽돌이나 드라이비트 등 외장재 안전점검 및 보수보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정부의 대응이 미진했다고 지적한다.

벽돌 건물은 대부분 보기 좋게 쌓아 놓은 치장벽으로, 두께는 9cm 정도의 얇은 판이다. 이 얇은 판 뒤에는 콘크리트나 철골 등의 구조재가 고정돼 있는 형태다. 지금의 벽돌은 구조재로 잘 쓰이지 않는다.

다만 벽돌이 마감재로만 쓰인다 해도 벽돌과 모르타르(시멘트와 모래를 물로 반죽한 접착제)로 구성돼 있는 벽돌만의 성격은 벗어날 수 없다.

이는 벽돌의 수축과 팽창, 균열, 누수, 단열 등의 위험에 언제나 노출돼 있음으로 체계적 안전점검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최근 부산대학교 미술관 건물 역시 준공된 지 26년 된 노후 건축물이지만 정밀점검에서는 안전등급 B등급을 받았다. 건물을 지나치는 학생들이 육안으로 위험해 보인다고 전했음에도 B등급이라는 이유로 외벽의 벽돌 상태를 살펴보지 않는 등 특별한 안전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기에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점토벽돌산업협동조합 정찬옥 전무이사는 “시공한지 20년 이상 넘은 벽돌 외장재는 모르타르의 접착성이 약해져 추락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겨울에 수축한 벽돌이 해빙기를 맞아 팽창현상으로 인해 벽을 무너뜨린 것”이라고 진단했다.

날씨 영향 외에도 벽돌 추락은 벽돌을 이어주는 철선의 부식이 이유로 꼽힌다. 현대에는 벽돌 마감재의 구조적 약점을 보강하기 위해 일정한 간격으로 벽돌을 쌓고, 모르타르 사이에 철선을 넣어 콘크리트나 철골 구조벽에 고정하는 방법을 쓴다.

이 방식이 그나마 벽의 균열에 대비하는 방편이 됐으나 일반 철선은 부식 문제로 오래지 않아 구조성능을 잃게 된다. (주)대도벽돌시스템 원종균 회장은 “벽돌 내부에 연결된 철물들은 대부분 일반 철판이나 아연도 철판으로, 벽돌과 단열재 사이의 결로로 인한 습기에 노출돼 철선이 부식되므로 절단이나 파손 위험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철선의 부식을 방지하고자 스테인리스 스틸 재질인 ‘타이브릭 시스템’ 기술이 세계 최초로 개발돼 보급되고 있다.

노후 건축물의 외벽붕괴 사고는 이미 예견된 참사라는 시각이 팽배한 가운데 보수보강의 필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포항 지진 이후 외장재를 포함한 비구조체의 위험성을 실감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을 통해 건축물 비구조요소 내진성능 확보기술 개발을 연구용역 중에 있다”고 답변했다.

시공업계는 확실한 성능보장을 위해 연구가 진행되는 것은 바람직하나, 검증된 대비책이 있음에도 연구 용역만 기다리는 발주자들의 행태가 우려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