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자리뷰] 서울시 빈집사업에 거는 기대
[전문기자리뷰] 서울시 빈집사업에 거는 기대
  • 이경옥 기자
  • 승인 2019.05.17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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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일보 이경옥 기자] 유리창이 깨진 채로 오래 방치된 건물을 상상해보자. 이 건물은 어느새 깨진 창 안 쪽과 밖으로 아무렇게나 버려진 쓰레기가 쌓이고, 악취가 나게 된다. 건물 주변도 덩달아 지저분해지고 낙후된 모습으로 물들어 버린다. 이런 곳은 도덕적 해이로 인한 범죄도 빈번한 것으로 입증됐다.

바로 ‘깨진 유리창의 법칙’ 이야기다. 빈집도 마찬가지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에 따라 장기간 방치된 빈집으로 인해 도시 슬럼화 및 각종 안전사고 발생 등이 우려된다. 서울시 빈집대책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서울시가 빈집을 활용해 새로운 주택건설 및 환경개선에 박차를 가한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서울주택도시공사는 빈집사업을 담당할 새 조직도 얼마 전 신설했다. 서울시가 빈집사업을 주도하고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실행에 나선다.

서울시는 빈집 정비사업 특례법을 지난 해 2월 제정해 구청장이 거주 또는 사용여부를 확인한 날부터 1년 이상 아무도 거주 또는 사용하지 아니하는 주택은 빈집으로 보고 정비사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빈집 정비사업은 빈집실태조사에서 시작해 빈집정비계획수립, 사업시행계획인가, 정비활용 등의 추진단계를 거쳐 추진된다. 시는 2022년까지 빈집 1천호 매입을 통해 임대주택 4천호로 공급한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시가 추정하는 전국 빈집 가구 수는 2017년 기준 126만여호다. 빈집율로 따지면 7.39%에 이른다. 서울시 빈집은 2017년 기준 9만3천343호다. 2018년 기준 1년 이상 단전, 단수인 빈집은 2만2852호에 이른다. 올해 1분기까지 SH공사에 접수된 빈집은 599건이며, 자체 매입시스템을 통해 단계별 검증을 거쳐 빈집 매입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는 도심개발 해제지역 등에 빈집이 많이 있지만 앞으로 인구 감소세 영향으로 빈집율은 증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저출산, 고령화의 가속화다. 2018년 세계 최초 출산율 1.0이하를 전망하고 있고, 2040년에는 900만 도시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저성장 기조도 지속되고 있어 3% 미만 경제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재개발 재건축 사업을 적극 장려하기 보다는 주민주도 재생사업 위주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어 낙후 지역의 빈집을 활용하는 것은 시급한 실정이기도 하다.

빈집사업 자체를 이제 시작한 단계이기 때문에 빈집 실태 조사부터 시작해, 빈집 사업을 완성하기 까지는 갈 길이 멀다. 빈집플랫폼 구축부터 시작해 공공 주도에서 민관협력, 민간 주도로 확대될 때까지 정책적 일관성을 보여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