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감리에 기술이 뭐 필요한가요?”
“건설감리에 기술이 뭐 필요한가요?”
  • 김광년 기자
  • 승인 2011.09.19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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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년 칼럼] 본보 편집국장


누가 한 말인가 궁금할 것이다. 국토해양부 산하 법정단체 관련협회의 한 간부가 무심코 던진 얘기다.

기자가 묻는다.

“감리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기술개발은 중요한 과제인데 협회가 그 역할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뭐 감리하는데 별 다른 기술이 필요합니까?”

참-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노릇이다.

기자 역시 한참 동안 귀를 의심했을 정도로 그에게서 나온 발언과 표정은 아주 태연했다.

이것이 대한민국 건설감리의 본산인 협회의 입장이라면 이는 그야말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아무리 회원사들이 기술개발 투자에 인색한 실정이라 해도 진정 협회는 업계 기술력 향상을 위해 기술투자 및 기술개발을 독려하는 모양새라도 보여줘야 하는 거 아닌가?

도대체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는 법정단체 감독을 어떻게 하고 있는 건지…

산하 단체 책임간부의 무책임한 발언과 행동은 곧 정부의 몫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민법에 의한 단체도 아니고 관련 법규에 의해 설립된 법정단체라면 더욱 주무장관의 권한 등을 위임받아 그 책임과 위상은 비영리법인과는 다르다.

소위 관련단체의 활동 목적이 현실에 맞고 미래지향적이어야 해당 산업은 물론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서도 바람직할 일인 것이다.

하물며 건설감리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책임지는 아주 중대한 과제이며 이 과업을 해결하는데 있어 첫째도, 둘째도 기술력이다.

건설현장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행위에 대한 결과물에 대해 품질과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회원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단체의 간부라는 사람의 입에서 이런 말이 쉽게 나오다니 정녕 걱정이 앞선다.

그 누구보다도 감리의 중요성을 어필하고 궁극적으로 감리는 건설관리 제도와 함께 미래 건설산업의 핵심으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지론을 초지일관 주장하고 있는 전문기자의 시각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그러니 협회 전체가 욕을 먹고 회원사들로부터 고맙다는 인사 한번 받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해당 산업과 단체의 건전한 진흥을 위해서라도 더 이상 무분별과 무책임을 분간하지 못하고 아무렇게나 말하는 이러한 인물들은 산업의 내일을 위해 생각을 바꿔야 할 것이다.

대 언론 및 홍보 등 대외협력을 총괄한다는 본부장이 기본을 무시한 말이나 행동은 해당 단체의 입지를 크게 흔들 수 있음을 명심하고 더 이상의 망언을 막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내친 김에 건축 등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업계 대부분이 원하고 있는 메시지를 던진다.

감리제도가 그 동안 건설산업 성실시공에 기여한 부분을 고려할 때 분명 큰 획을 그은 것 사실이다. 그러나 이대로 가겠다는 생각은 더 이상 비현실적이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고 국내 건설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감리와 건설관리의 효율적인 업무조정을 더 이상 머뭇거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민간시장이 이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공공시장과 약간의 조율을 할 수 있다면 건설감리와 건설관리의 발전적 관계정립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knk@ikl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