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新시장 개척 必···폴란드 철도현대화사업 ‘주목’
해외건설 新시장 개척 必···폴란드 철도현대화사업 ‘주목’
  • 김주영 기자
  • 승인 2019.04.04 10: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외건설협회, 佛 알스톰사 등 컨소 형태 참여 제안
폴란드 정부가 자국 내 철도 현대화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예산 지원 등도 뒷받침돼 국내 건설사 및 철도업체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폴란드 정부가 자국 내 철도 현대화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예산 지원 등도 뒷받침돼 국내 건설사 및 철도업체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사진은 폴란드 화물열차.

[국토일보 김주영 기자] 올해 1분기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지역 수주가 급감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이에 새로운 시장 개척 등을 발굴하는 등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의기의식이 확대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는 지난 3일 철도 인프라 현대화사업을 추진 중인 폴란드를 주목할 것을 제안했다. 아시아·중동시장에만 집중하던 전략에서 벗어나 거대시장 ‘유럽’의 문을 두드림으로써 신시장 개척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유럽지역은 해외건설시장에서 규모가 가장 큰 시장 중 하나다. 특히 동유럽 폴란드의 경우, 유럽의 동-서간 운송로이자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유라시아 가교 역할을 하는 교통 허브에 속한다.

그럼에도 현지 철도 인프라는 상당히 노후화된 실정이다. 화물열차의 평균 속도가 시속25km에 불과해 인근 유럽국가에 비해 느리다. 동시에 환적 터미널도 부족해 전반적인 철도·물류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낮은 철도 수송분담률은 현지 철도의 노후화된 수준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도로의 수송분담률이 85%를 차지한 반면 철도는 12%에 불과했다.

특히 지난 유로 2012를 개최한 폴란드 정부는 현재도 교통인프라 구축 및 개선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EU 역시 폴란드 인프라 개발 지원을 위해 2013년까지 66억 달러의 예산을 배정했다. 하지만 투자 준비 지연으로 현재 전체 예산의 61%만이 집행됐다. 

무엇보다 폴란드 정부는 철도인프라 개발사업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예산을 적극 활용할 것임을 지속 강조하고 있는 것.

이를 위해 오는 2023년까지 9,000km의 철로 현대화 등 220개의 사업에 총 173억 달러를 지원하는 국가철도프로그램(KPK, Krajowy Program Kolejowy)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은 ▲폴란드 최초의 고속철도(시속200㎞급) 도입 ▲객차 내 인터넷 및 신규 발권시스템 개발 ▲도심과 공항 간 연계노선 건설 ▲열차위치 파악시스템 도입 등이 포함됐다.

폴란드 철도 현대화 사업 노선도(자료 출처 : 폴란드 철도청, 제공 : 해외건설협회).
폴란드 철도 현대화 사업 노선도(자료 출처 : 폴란드 철도청, 제공 : 해외건설협회).

현재 폴란드 정부는 총 3단계 가운데 현재 2단계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복합운송터미널 신규 건설과 도심-공항 연계 철도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것. 현지 철도청(PKP)을 주축으로 바르샤바(Warsaw)-우치(Lodz) 구간, E20, E30, E59, E65 등 10개 이상의 노선에서 철도현대화사업이 진행 중이다.

E65노선의 바르샤바(Warsaw)↔그단스크(Gdansk) 구간, E59 노선의 브로츠와프(Wroclaw)↔라비치(Rawicz) 구간, E30 노선의 소스노비에츠(Sosnowiec)↔크라코프(Krakow) 구간 등은 최근 완공됐다.

해외건설협회는 폴란드를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 실현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략적 국가로 평가했다. 서유럽과 동유럽을 잇는 이상적인 허브인 동시에 항공운송보다 저렴하고 해상운송보다 빠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대일로를 추진 중인 중국은 이미 폴란드와의 협력을 강화했다. 그 결과, 중국 청두부터 폴란드 중부도시 우치(Lodz)까지의 화물운송로를 만들어 지난 2013년 첫 운송을 시작했다. 이후 해마다 운송량이 늘고 있다. 경쟁국에 비해 한국이 뒤쳐진 상황인 셈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본격적인 폴란드 진출을 위해서는 핵심 유망분야를 먼저 파악하고, 경쟁우위를 갖고 있는 곳에 집중해야 한다”며 "현지시장에 대한 이해와 핵심 발주처와의 네트워크가 약한 점을 극복하기 위한 적극적인 수주외교, 콘퍼런스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지 진출역사가 짦은 만큼 한국건설기술력 및 철도기술력을 홍보하는 전략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폴란드 철도현대화사업에는 프랑스의 알스톰(Alstom) 등 유수의 해외 기업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고 있다”며 “현지기업과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적절한 위험분담과 협력체계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보력에 대한 조언도 이어졌다. 해외건설협회는 폴란드 철도청(PKP)·조달청(UZP)의 사업 발주 동향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뿐 아니라 EU기금을 지원받는 사업은 현지 주(州) 정부 등에서 직접 발주할 수 있는 만큼 관련 정보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 김현미 장관을 단장으로 한 인프라 협력 대표단을 현지에 파견,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구축 구상을 공유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의 철도 관련 협력 방안을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