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물의날 특별인터뷰]한국물산업협의회 윤주환 회장
[세계 물의날 특별인터뷰]한국물산업협의회 윤주환 회장
  • 선병규 기자
  • 승인 2019.03.25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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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기업 해외진출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

“물기업 해외진출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
올 법정단체 새출발…강력한 민관 파트너쉽 조성
전문가 네트워크 강화해 미국 물시장 공략 박차

[국토일보 선병규 기자] 한국물산업협의회(회장 윤주환/Korea Water Partnership)가 올들어 법정단체로 승격, 지난 2월 새로운 출발을 맞으면서 국내 물기업들의 해외진출 의욕이 고조되고 있다.

그동안 세계 물기술의 경연장인 미국시장에 국내 개별기업들이 진출을 꾀했지만, 정보 및 네트워크 부족 등으로 적잖은 고배를 마셔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산·학·연·관이 결집한 물산업협의회가 국내 물기업의 해외진출 나침반 역할을 올바로 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WP 윤주환 회장은 현재 고려대 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로 활동하면서, WEF(물환경연맹) 한국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다.

미국에서 오랜 활동과 경력을 쌓으면서 미국 물시장 문화를 제대로 알고, 폭넓은 인맥과 네크워크가 갖춰진 그가 물산업협의회를 이끌 적임자라는 게 주위의 평가다.    

윤주환 회장을 만나 국내 물산업 현주소를 진단하고, 향후 해외진출 활성화 전략을 들어봤다.

윤주환 회장은
윤주환 회장은 "물산업협의회는 강력한 민·관 파트너쉽과 폭넓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국내 물기업 해외진출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동반자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한국물산업협의회의 법정단체 새 출발을 축하합니다.
물산업협의회의 주 목적과 활동은 어떻게 됩니까.

▲상하수도를 위주로 한 한국의 물산업은 국가경제발전과 물환경보전에 크게 이바지 했고 현재 물산업 규모가 국가 GDP에 거의 2%에 달하지만, 내부 성장동력은 쇠진되고, 해외 수출은 부진하며 물기업들이 고사하고 있다는 위기감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래서 물산업협의회(KWP)는 한국의 물산업 플랫폼으로서 산·학·연·관이 결집해 국내 물기업의 수출기반을 구축을 돕고,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됐습니다.

KWP는 국제교류를 통해 기본적으로 우리 물기업의 해외 정보 공유 및 교류와 진출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선진시장과 개도국 시장 등 다양한 물관련 분야의 교류와 진출을 적극 돕고 있습니다.

-국내 기술과 물기업의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코자 협의회가 2015년 탄생됐는데, 그동안 성과는 어떤지요.
▲물산업협의회는 환경부의 승인을 받아 설립된 민·관 협력단체로 2015년 최초 설립 이후, 대림동에 사무소를 두고 국내 물기업 해외진출 지원을 위한 다양한 업무들을 수행해 왔습니다.

이후 2018년 6월 ‘물관리기술 발전 및 물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국회통과 이후, 법정단체 지위 획득과 함께 새로운 출발을 위해, 한국환경공단 후원으로 지난 3년간의 대림동 시대를 마감하고 지난 2월 새 당산동 시대를 맞았습니다.

협의회는 설립과 동시에 여러 어려움이 많았습니다만, 최근들어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협의회는 2015년 설립 당시 우선 국내의 해외진출지원기관들이 어렵다고 생각해 엄두도 내지 않는 미국부터 공략했습니다.

미국은 세계최대의 물 시장이자 물 기술의 경연장이고, 각국의 기업들은 진검 승부를 하는 곳입니다.

미국 물시장에 팔수 없는 제품과 기술은 개도국에서도 팔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협의회는 우선 미국 최대의 하폐수협회인 물환경연맹(Water Envronment Federation)의 기술검인증프로그램인 LIFT(Leaders Innovation Forum for Technology)의 공동 파트너로 참여했고, 한국 물기업들을 기술검인증 프로그램에 다수 참가하도록 했습니다. 

여기까지 오는데 환경부 물산업클러스터팀과 대구시의 적극적인 도움이 있었습니다. 

또한, 세계 물관련 기술이 모이는 미국 물기술전시회에 참가해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WEF(물환경연맹)가 주관하는 WEFTEC은 세계 최대의 물기술과 물사업 경연장인데, 지속적인 참가를 통해 PPI평화, 썬텍엔지니어링 등 국내 중소기업들이 드디어 조금씩 매출을 올리는 낭보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참고로 물기술전시회는 단발성 또는 1회성으로는 거의 성과를 내기 힘들어 몇 년간 지속성과 전문성을 가지고 꾸준히 임해야 합니다.

KWP는 한미 물산업 기술협력 세미나 및 기술검증 프로그램을 위한 전문위원회(LIFT-ISC) 구성 및 회의 개최, 미국 현지 기술평가제도 참여 위한 KWP-WERF(물환경연구재단)간 MOU 체결, 기술장벽 해소를 위한 해외 선진 물시장 테스트 및 기술평가 지원 등을 통해 한국 우수 물기업의 미국진출을 지원사격 했습니다.

한국 공공기관들은 순환보직으로 인해 전문성을 가지기 힘들기 때문에 물산업협의회를 중심으로 꾸준히 미국시장을 공략하자는 전략입니다. 

KWP(물산업협의회)는 IWA (International Water Association: 국제물협회)와 WEF(물환경연맹)에 대표자를 보내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AWWA(미국상수도협회)에도 매년 대표를 보내고 있고 스톡홀름의 International Water Week과도 사업을 진행중에 있습니다. 즉, 명실상부하게 국제적으로 한국의 물분야를 대표하는 플랫폼이 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회장님께서 보시는 현재 국내 해외진출 수준은 어느 정도고, 활성화가 미흡한 원인은 무엇이라 보는지요.
▲국내기업의 해외진출은 한마디로 미흡합니다.

물산업 해외수출 통계도 유관 기관별로 다르게 작성돼 있습니다.

몇 년째 물산업 수출목표는 8조원(80억불)입니다. 물산업 수출을 지원한다고 환경부, 국토부 등 정부부처의 산하기관 인원은 많지만 그 실적은 형편없었습니다. 

그 원인은 물산업이 그동안 국토부와 환경부 사이에서 영역다툼의 희생양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판단합니다.

물산업은 제도(制度)의 산업입니다. 국내 시장에서부터 해외 진출까지 일관된 제도적 지원책과 함께 기업들은 기술과 가격, 품질로 경쟁해야 합니다.

그러면 물산업도 살아나지만, 무엇보다도 우리 물환경을 보전할 기술과 자본이 축적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해외진출 촉진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들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해외시장 진출은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습니다. 한국이 경제성장기에 수출하는데 여러해가 걸렸고 경험을 쌓아 왔습니다.

수십년간의 물관리 이원화가 최근에서야 물관리일원화가 됐기에 물산업은 이제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과 인력, 그리고 네트워크입니다.

우선 정부는 제도적으로 기업들이 기술을 개발하고 경쟁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줘야 합니다.

예를 들어 지금도 환경신기술을 열심히 연구개발하고 인증을 받고 있지만, 선진 시장에 환경신기술을 받은 물기술을 수출한 사례는 거의 없습니다.

즉, 국내용 기술만 개발했다는 것입니다.

그나마 개발한 국내용 기술도 국내 시장, 즉 상하수도 사업자 들이 잘 써주지도 않습니다.  제도 혁신이 필요하고 그래서 최근이지만 ‘물산업진흥법’이 만들어 진 것은 시의 적절하다고 봅니다.

기업들은 사람과 기술에 투자하고 기업가 정신을 함양해야 합니다. 몇몇 앞장선 기업들은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만 아직도 미약합니다.

한국 고도성장기에 상하수도 시설에만 약 80조원을 투자했습니다.

많은 건설사, 엔지니어링사, 부품소재 제조사들이 수혜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정부 발주가 줄어들자 모두 시장을 떠났습니다. 물시장은 운영과 관리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봐야 하는 산업입니다.

건설업과 같이 핵심기술은 외국에서 사서 쓰고 시공하면서 인건비나 챙기는 행태는 반성해야 합니다.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기술개발을 한 기업들이 빛을 볼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줘야 합니다.

KWP는 네트워크를 강화할 생각입니다.

국내외 물산업 인력의 특징 중의 하나가 오랜 세월 전문성으로 연결된 전문가들이라 네트워크의 중요성은 절대적입니다.

KWP를 만든 이유중의 하나가 장기간 전문가 네트워크를 구성해 국내 물기업을 도우기 위한 것입니다. KWP의 사업모델은 그래서 전문성과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환경공단, 수자원공사, 환경산업기술원이나 코이카 등 여러 공기관들이 수출지원 업무를 진행중입니다. 기관별 산재된 업무들을 협의회로 중심을 맞춰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습니다.

▲당연히 결집해야 합니다. KWP의 역할은 네트워크 플랫폼(Network Platform)입니다. 각 기관들은 각자의 전문영역에서 분절된 경우도 많아 전문성을 향상시키기 힘들었다고 봅니다.

KWP는 환경부의 해외지원기능을 모아주고 끌어주면서, 그들의 어려운 일을 대표해주는 기관이 될 것입니다. 물론 수혜 주체는 민간기업입니다.

KWP는 물산업진흥법의 법정기관이지만 타 공기업(시장형, 집행형 등)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제3영역의 법정기관입니다. 즉 KWP 지배구조에 민간참여가 보장돼 견제와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협의회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 한 말씀 바랍니다.
▲미국, 독일, 네덜란드 등 글로벌 물 강국들의 경우, 민·관 협력을 통한 자국 물기업 해외진출 지원을 통해 신규시장 개척, 일자리 창출, 수출증대 등의 의미 있는 성과를 창출중입니다.

물산업협의회는 강력한 민·관 파트너쉽과 폭넓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국내 물기업 해외진출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동반자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 입니다.

물산업협의회는 최근 지난 3년간의 대림동 시대를 마감하고 지난 2월 새 당산동 시대를 맞았다.
물산업협의회는 최근 3년간의 대림동 시대를 마감하고 지난 2월 새 당산동 시대를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