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중구청, 국제시장 소방도로 둘러싸고 ‘상인간 위화감 조성’
부산 중구청, 국제시장 소방도로 둘러싸고 ‘상인간 위화감 조성’
  • 부산=김두년 기자
  • 승인 2019.03.11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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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들, ‘주먹구구식 예산책정 들킬까 도로개설 없던 것으로?’ ‘의심’
국제시장 소방도로 둘러싸고 ‘상인간 위화감 조성’ 도로.가건물에 막히면서 이 건물 사이로 난 좁은 골목길을 지나야 본격적인 국제시장 통에 들어서게 된다.
국제시장 소방도로 둘러싸고 ‘상인간 위화감 조성’ 도로.가건물에 막히면서 이 건물 사이로 난 좁은 골목길을 지나야 본격적인 국제시장 통에 들어서게 된다.

 

[국토일보 김두년 기자] 부산 중구청이 국제시장내 소방 도로 예산을 집행을 하지 않아 도로 개설을 둘러싸고 상인들간 위화감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계획도로인 이 부지는 특정업체 소유의 사유지로 화재시 소방차 진입이 불가능해 대형 화재의 우려 속에 수십 년 방치돼 왔다.

이 도로 위 가건물에서 장사를 해 온 상인들은 삶의 터전을 빼앗기는 상황이어서 도로개설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반면, 주변 상인들은 안전을 위해 개설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 주민들은 중구청에 각각 집단으로 찬 반 진정서를 제출하고 나서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실제로 현장을 둘러보면 넒은 도로가 20평 남짓 가건물에 막히면서 이 건물 사이로 난 좁은 골목길을 지나야 본격적인 국제시장 통에 들어서게 된다.

확인결과 중구청은 지난해 이 가건물을 철거해야 가능한 소방도로 개설 예산 40억 원을 확보했다.

문제는 이 예산이 주먹구구식으로 편성됐다는 데 있다.

관례적으로 공시지가의 10배로 책정했다는 이 예산이 보상을 위해 실제 가감정을 해보니 더 높게 나타난 것이다.

이때부터 구청은 갑자기 태도를 바꿔 근본적인 사업타당성 검토에 착수한다.

구청은 이 도로를 일직선으로 통과하는 계획도로중 대부분이 폐지됐기 때문에 본인들이 편성한 예산 책정 자체를 예산 낭비로 몰아붙이는 해프닝을 벌이고 있다.

도로 개설에 찬성하는 상인들은 이같은 구청의 행정을 주먹구구으로 예산을 확보했다는 비난에 직면하게 되자 책임 회피차원에서 근본적인 사업 폐지를 검토하는 것이라는 의심을 하고 있다.

구 의원들역시 “당초 어렵게 예산을 받아 놓고 이제 와서 도로 개설 타당성을 재검토하겠다는 것은 내세울 명분이 못된다”며 “구의회 차원에서 필요하면 추가 예산 확보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이곳 가건물을 수십 년간 삶의 터전으로 삼아 온 주민들은 도로개설에 극명하게 반대하고 있다.

가뜩이나 체감경기까지 하락해 있는 판국에 예산 낭비를 해가며 도로를 개설할 이유도 없고 꼭 쫒아내려면 적정한 보상을 하라고 버티고 있다.

반대 상인중에는 내년이면 공원일몰제로 계획도로가 사라질뿐더러, 현재 사람통행에 문제가 없는데 왜 구청이 갑자기 멀쩡한 도로를 건드리려 하는지 모르겠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중구도 지난해 이 도로에 대한 예산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가감정없이 주먹구구식 관례대로 책정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상인간 찬 반 양론은 안중에도 두지 않는 모습니다.

결정했으니 강제 철거를 하는 등 밀어붙이면 되지만 예산 낭비 우려가 있는 만큼 재검토를 하고 있다는 것인데 재검토 사유가 이미 예상 편성시 감안한 것들이어서 비난을 자초하는 모양새다.

수십 년간 문제의 가건물 상인들과 동고동락을 해온 주변 상인들은 당사자들의 눈치를 살피면서도 반드시 소방도로를 개설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의 찬성 논리는 간단하다. 수백여 명의 재산과 생명을 담보로 예산 타령이나 그 어떤 검토도 무의미 하다. 예산은 충분히 검토하고 편성돼야 하고, 책정된 이상 집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부산 시민 모두가 인정하듯이 전통적인 재래시장 대부분이 항상 대형 화재의 우려 속에 놓여 있는 만큼 국제시장역시 가능하면 소방도로를 많이 확보하는 길만이 그나마 재난피해를 줄일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