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계측센서 독자 개발 국산화 성공
지진계측센서 독자 개발 국산화 성공
  • 김주영 기자
  • 승인 2019.03.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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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FNS 기술독립 선언···한반도 지반 미세떨림 측정 가능

■ 지질硏 인증 통과···지진선제대응 ‘기대’
■ 선진국 수준 성
능 확인···수입 대체 효과’

풍산FNS가 자체 보유기술을 응용해 세계적인 수준의 지진가속도센서를 성공적으로 개발,  최근 지질자원연구원의 국가 인증을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했다. 사진은 지진가속도센서 1축(중앙 아래), 2축(왼쪽), 3축.
풍산FNS가 자체 보유기술을 응용해 세계적인 수준의 지진가속도센서를 성공적으로 개발, 최근 지질자원연구원의 국가 인증을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했다. 사진은 지진가속도센서 1축(중앙 아래), 2축(왼쪽), 3축.

[국토일보 김주영 기자] 땅의 미세한 떨림을 측정할 수 있는 선진국 수준의 지진계측센서가 순수 국내 기술로 탄생했다. 한국을 기술종속국에서 선도국으로 거듭나게 만들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풍산FNS(대표 류상우)가 자체 보유기술을 응용한 지진가속도센서 개발에 성공, 기술 독립을 이뤄냈다고 선언했다. 특히 행정안전부 및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진행한 ’2018년 하반기 지진가속도계측기 성능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해 국가 인증도 획득하는 등 우수한 성능을 갖췄음을 공식 확인했다.

지금까지 한국은 지진 대책에 큰 관심이 없던 ’지진 안전지대‘로 여겨졌다. 그 결과, 지진 관련 대책 수립에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

하지만 2016년 경주지진(규모 5.8), 2017년 포항지진(규모 5.4) 이후 내진설계, 내진보강 등 건축물 안전과 관련된 국민적 관심이 급속도로 높아지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행안부 역시 이달 국내 최초로 ‘지진안전 시설물 인증기관’을 지정함으로써 국내 지진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풍산FNS가 끈질긴 연구개발(R&D) 끝에 국산화에 성공한 지진가속도센서 역시 국내 지진 대응체계를 완성할 기초 기술로 주목 받는다. 지진 발생 여부를 선제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신속한 대피를 도와 인명피해를 줄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풍산FNS는 포항지진 발생 당시 안강사업장에 설치한 지진센서로 지진 발생 감지와 동시에 경보를 울려 상주인원을 즉각 대피시키는 등 그 성능을 입증한 바 있다.

이번 지진가속도센서는 인증기관인 한국인정기구(KOLAS)를 통해 군용센서 운용환경 규격인 ‘미국 MIL-STD-810F 성능시험’ 및 ‘IP67 방진방수시험’을 당당히 통과했다. 지진을 측정하기 위한 제품의 적용 환경에 대한 신뢰성을 검증받음으로써 즉각 현장 적용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풍산FNS 지진가속도센서는 지반의 미세변위 계측을 할 수 있고, 심지어 원거리에 있는 사람의 발자국 진동도 계측할 수 있는 성능도 확보했다. 무엇보다 해외에서 수입되는 제품보다 저렴하게 양산돼 기술 우위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다.

지진가속도센서의 국산화는 100% 국내 기술로 개발해 기술 독립을 실현할 초석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수입 제품을 사용할 경우 유지보수나 사용자 중심의 맞춤형 생산에서 제약을 받는 단점을 완벽히 제거한 것으로 시설물 관리주체의 관리 효율성 및 편의성을 제고할 것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2017년 기상청을 대상으로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기술 종속이 한 차례 지적된 적 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은 “공항기상관측 장비가 고장 났지만 외국 제조사의 협조가 안 돼 1년 넘게 수리를 못했던 사례가 있다”며 “기상장비 국산화는 국가경제측면뿐 아니라 정확한 기상관측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년간 100여억원을 들였는데도 기상장비 국산화율이 30~40%에 머무르는 등 국산화가 더디기만 하다”고 꼬집고 “지원사업을 계속 추진해 기상기술강국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풍산FNS 관계자는 “지진가속도센서가 지질자원연구원 인증을 통해 기술력을 인정받음에 따라 해외 센서 제조업체에 종속된 국내 시장을 개편하는 단초가 될 것”이라며 “자체 보유기술로 빠른 유지보수를 통한 정확한 계측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한반도 지진재난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풍산 FNS는 국내 최대 방위산업 회사인 풍산의 자회사로, 방위산업분야와 정밀가공 분야에서 최고 품질을 갖춘 다양한 제품을 생산·공급하는 중견기업이다.

지난 1973년 창립 이래 40여년간 첨단정밀신관 및 관성항법용 고정밀 가속도센서 기술과 정밀기술 등을 발전시켰다. 특히 선진국 수준의 고정밀 가속도계를 생산해 각종 미사일과 유도무기 등 군사용 항법장치를 국내 독점 공급하고 있다.

또 특히 2012년 11월 국방품질경영 대통령상을, 2016년 11월에는 국가품질유공자 대통령상을 각각 수상했을 뿐 아니라 지난해에는 초장대 교량, 초고층 빌딩 등 구조물의 변위를 정밀하게 계측할 수 있는 변위계측기를 국토교통부 건설신기술로 인증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