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수첩] 울릉공항 건설, 독도 실효적 지배 강화 첩경
[기자 수첩] 울릉공항 건설, 독도 실효적 지배 강화 첩경
  • 김주영 기자
  • 승인 2019.03.04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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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동도에서 바라본 서도.
독도 동도에서 바라본 서도.

“울릉도를 방문하려면 여권을 지참해야 합니다”

울릉도 관광해설사가 우스갯소리로 가까운 해외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울릉도 방문을 표현한 말이다. 처음에는 웃고 넘겼다. 하지만 동해의 외로운 섬 울릉도와 독도를 다녀온 뒤에 생각해 보니 결코 가볍게 넘길 말이 아님을 깨달았다.

서울시청을 기준으로 독도까지의 직선거리는 433.9km다. 하지만 실제 이동거리(편도)는 서울에서 포항, 포항에서 울릉도를 거쳐 650km 이상을 이동했다. 부산까지의 직선거리인 325.5km를 두 배 가량 웃도는 거리다.

사실 독도에 입도하기도 전에 지쳤다. 독도에 발을 내딛었다는 감흥만으로는 ‘독도 대장정’이 가져다 준 여독(旅毒)을 풀지 못했다. 함께 방문한 다수의 일행도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내 일생의 독도 방문은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반응에 쉽게 공감할 수 있었던 이유다.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독도의 실효적 지배를 강화할 방안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이 커졌다. 독도를 한국 정부가 '통치'한다기보다 ‘통제’하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 실질적인 방안은 ‘울릉공항’ 건설에서 찾을 수 있다. 지금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독도를 다녀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하지만 이 사업은 2013년 7월 건설을 확정짓고도 사업성 부족, 총사업비 증가 등으로 적정성 재검토 등을 반복하며 5년째 답보상태다.

정부에 대한 아쉬움도 크게 남는다. 올초 예비타당성 면제대상사업을 발표하면서 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많은 SOC 사업을 선정했지만, 국익이 큰 울릉공항 건설사업은 제외된 점이 그것이다. 

천혜의 절경을 자랑하는 독도가 아직도 눈에 생생하다. 하지만 다시 방문할 엄두는 나지 않는다.

정부는 이제라도 독도를 실효적 지배가 아닌 실제 '우리 땅'으로 만들기 위한 해법 모색에 나서야 할 때다. 더 이상 ‘국민 정서적 거리’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