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 지하터널안전 토론회... 지역주민 반대목소리로 '스톱'
GTX 지하터널안전 토론회... 지역주민 반대목소리로 '스톱'
  • 김준현 기자
  • 승인 2019.01.3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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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대심도 건설기술 대토론회장 점거 농성 목숨 건 투쟁나선 청담·용산 주민들
31일 지하 대심도 건설기술 토론회가 개최되자마자 청담동 비상대책위원회가 무대를 장악하고 GTX-A 선로 계획을 변경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31일 지하 대심도 건설기술 토론회가 개최되자마자 청담동 비상대책위원회가 자리에서 일어나 GTX-A 선로 계획을 변경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토일보 김준현 기자] 정부가 주도했던 지하 대심도 건설기술 토론회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변경을 요구하는 청담비상대책위원회 주민들의 반발로 끝내 무산됐다.

앞서 수도권 외곽에서 서울 도심의 주요 거점을 지하 40m 이하 터널로 연결하는 GTX-A노선은 일부 지역이 노후 주택가로 연결돼 있어 안전과 소음, 진동 등 주거환경 침해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왔다.

사전에 주최측의 계획을 감지한 청담비대위 주민은 개최 5분 만에 질문이 있다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승헌 원장의 개회사를 중간에 끊었다.

한승헌 원장은 공청회가 아니고 토론회라며 시간을 따로 주겠다고 했지만 주민의 높아지는 언성과 삿대질 등 강도 높은 반발에 부딪쳐 말문이 막혔다.

탄력 받은 비대위 주민들은 하나 둘씩 자리에 일어나 무대를 장악했다. 그들은 관계자들과 거친 몸싸움을 벌이는 것은 물론, 무대 위에 드러눕는 광경도 보였다.

갈 길을 잃은 토론회는 파행으로 치닫고, 자리에 참석했던 관계자들은 속속히 회관을 빠져나갔다.

청담동비대위 주민 A씨는 “안전이 담보되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우리 삶의 불안을 가중시키는 내집 밑 지하공사는 용납할 수 없다”며 죽음까지 불사하겠다는 초강경 입장을 고수했다. 

곁에 있던 주민 B씨는 “청담동은 편마암지역으로 지반침하가 우려되고 상부 건물에 균열 등 치명적인 영향을 줘 제2의 인천 삼두아파트, 상도유치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국토부는 의견 피력할 기회조차 안 줬다”며 “GTX-A 노선 계획안을 확정하고 착공식을 진행하려는 정부의 행동은 납득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청담동 주택밀집지역의 약한 지반과 이해할 수 없는 노선 변경 사유, 지하수 유입에 따른 지반침하 및 싱크홀 발생 등을 우려했다.

그밖에도 용산지역 후암동에서 온 조모 씨는 “변경된 터널 노선도를 보면 외력에 강한 콘크리트 빌딩을 피하고 취약한 저층밀집 빌라주택가를 거침없이 관통시키는 모순된 상황”이라고 비난했다.

토론회를 듣기 위해 참석했던 업계 관계자는 "향후 정부 및 주최측은 사전에 지역 주민에게 충분히 설득하고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지하 대심도 건설기술을 통해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던 의구심을 해소시키려고 했지만, 현 상황으로서는 재차 토론회를 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이날 오후 면담 일정을 잡고 GTX-A의 안정성에 대해 재논의 하기로 했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오는 1일 간담회를 열어 청담비대위 대표 10여명에게 김현미 장관과 논의한 내용을 설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31일 지하 대심도 건설기술 토론회가 개최되자마자 청담동 비상대책위원회가 무대를 장악하고 GTX-A 선로 계획을 변경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