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에스컬레이터 탑승시 고무신발 조심
[기고] 에스컬레이터 탑승시 고무신발 조심
  • 국토일보
  • 승인 2011.08.05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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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남 덕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장


에스컬레이터 사고 5년간 436건
철저한 규칙 준수가 ‘안전’ 확보 첩경


최근 서울의 한 대표적 놀이시설에서 4살 여자아이가 에스컬레이터 계단 옆쪽 틈새에 신발이 빨려 들어가면서 오른쪽 발등과 발가락을 심하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아이는 발가락 골절로 병원에서 수술까지 받았다고 한다. 이 같은 유사한 사고는 올해만 3건이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고무재질로 만들어진 신발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조사됐다. 대체적으로 고무신발은 가볍고 물에 젖어도 금세 마르며,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와 화려한 디자인까지 갖추고 있어 엄마, 아빠, 아이 할 것 없이 괘나 인기가 좋다.

아이들을 키우는 집에서는 한두 켤레 정도는 신발장이 있을 정도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고무 재질의 신발을 신고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할 경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은 못한다.

천이나 가죽에 비해 마찰계수가 높은 고무제질 신발은 말랑말랑한 재질로 되어있어 힘이 가해질 경우 쉽게 눌리는 등 에스컬레이터의 스텝(계단)과 벽면사이에 존재하는 작은 틈새에도 순식간에 빨려 들어갈 수 있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어른들에 비해 발사이즈가 작기 때문에 에스컬레이터의 좁은 틈에도 끼일 확률은 더욱 높아지게 된다.

실제로 지난 2006년부터 올해 7월까지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에 접수된 에스컬레이터 사고는 총 436건에 이르고, 사망자 9명을 포함해 총 556명이 피해를 입었다.

이중 13세 미만 에스컬레이터 끼임사고는 총 50건인데, 이번처럼 에스컬레이터 디딤판과 스커트가드(계단부 옆 수직 철판 구조물) 사이 틈새에 발이나 손이 끼인 경우는 절반인 25건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이 같은 유형의 사고가운데 상당수는 장마철과 휴가가 겹치는 7․8월에 주로 발생하고 있다. 날씨가 무덥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장화나 샌들 등 고무재질로 된 신발을 신고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 경우가 다른 계절에 비해 월등히 많은 것도 사고의 한 원인이다.

에스컬레이터에서 주로 일어나는 끼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철저한 안전규칙 준수가 필수적이다.
무엇보다 아이를 둔 부모들은 에스컬레이터를 탈 때 계단(스텝) 테두리에 표시된 노란안전선 안쪽 가운데에 서서 핸드레일(안전손잡이)을 잡고 걷거나 뛰지 않도록 경각심을 주지시키는 방식의 기본적인 안전교육이 필요하다.

에스컬레이터 끼임사고 자체는 순간적으로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보호자는 아이들과 함께 이용할 때는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될 것이다.

아울러 에스컬레이터 관리주체는 계단 양쪽 끝에 안전솔을 설치하거나 스커트가드에 마찰계수를 낮추기 위한 코팅처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에스컬레이터 틈새 연결부위인 스커트 가드에 마찰계수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코팅을 처리하면, 적어도 빨려 들어가는 상황은 상당부분 예방할 수 있다. 승강기 관리주체와 유지보수 업체는 철저한 에스컬레이터 안전점검을 통해 틈이 법정기준치 이상(4mm이하)으로 벌어지는 것을 상시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에스컬레이터 끼임사고는 발가락이나 손가락이 좁은 틈으로 빨려 들어가 절단되므로 중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태반이다.

일부 끼임사고에서는 절단된 손가락이나 발가락을 찾지 못해 봉합수술을 하지 못하는 극단적인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미 미국이나 일본, 싱가포르 등 다른 나라에서는 고무재질 신발로 인한 에스컬레이터 끼임사고에 대한 문제를 여러 차례 지적한 바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지하철 등 에스컬레이터 다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스펀지 샌들 등 고무신발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는 대국민 안전홍보를 꾸준히 실시해 오고 있다.

사고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에스컬레이터 안전규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아이들은 부모나 보호자의 절대적인 관심만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