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년 칼럼) 우면산의 저주
(김광년 칼럼) 우면산의 저주
  • 김광년 기자
  • 승인 2011.07.30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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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면산의 저주

소가 누워 자는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하여 牛眠山이다.
서울 강남의 녹색줄기이자 허파 역할을 하며 강남중에서도 살기좋은 전원마을로 알려진 일대 아파트촌과 마을이 졸지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700밀리가 넘는 비 폭탄이 퍼부었다고 하니 인간의 능력으로 극복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위안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 참사를 계기로 다시한번 진지하게 자연의 섭리를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다.
이상기후로 내리는 폭우 또는 폭설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해마다 수십 수백명의 목숨을 잃어 버리며 비싼 수업료를 감당하며 우리는 배워왔다.
무엇을? ...
‘ 자연의 위대함과 순리를 존중해야 한다는 사실을... ’
그런데 인간은 이 진리를 참 우습게 여겼던 것이다.
사람 죽으면 잠시 침묵하고, 재산상 피해 있으면 대충 보상해 주고, 국가비상사태 선포하고 어영부영 세월가면 그저 그렇게 잊혀졌기 때문이다.
사실 우면산은 인간의 욕심에 의해 강제로 허리가 잘려 형성된 산맥이다.
관악산의 맥이 흐르고 있던 것을 개발이라는 명명아래 山神(?)을 화나게 한 게 아닌가 걱정이 앞선다.
더 이상 우면산의 저주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조심스럽게 사고현장에서 인간의 잘못된 판단을 사죄해 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간의 목숨이다.
물론 자연의 이치대로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전제하고 인간과 자연이 天地의 조화를 이루며 지구가 돌아갈 때 세상은 평온과 사랑이 함께 하는 것이다.
開發과 保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정부의 고민은 이제 人間과 自然이라는 대명제를 존중하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러나 무조건적인 환경보존은 자연을 무시하고 자연의 순수함을 더럽히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자연친화적인 개발이 선행돼야 할 것이고 아울러 전국 하천의 대대적인 정비작업이 최우선 국책사업으로 지속적으로 전개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주지하듯이 103년만에 퍼 부은 이번 폭우에 4대강 등 강바닥에 쌓인 토사 등 불순물을 제거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온 국토가 물난리로 심각한 위기에 처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더 이상 제2의 우면산 사태가 없어야 할 것이다.
人災니 天災니 하며 정치적 공방을 주고 받을 때가 아니라 누군가 해야 할 일이라면 거국적 차원에서 쟁점 사안에 대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앞으로 이보다 더 심각한 자연재해가 닥쳐올 것은 겅 건너 불 보듯 뻔하다.
防災대책에 정책적 역량을 집중해서 말로만 선진국이 아니라 국민안전이 보장되는 명실상부한 선진국의 기초적 요건을 충족시켜 주기 바란다.
편안하게 누워 잠자는 우면산으로 하루빨리 제 모습을 찾아주길 기원한다.

본보 편집국장 김광년 / 2011, 7, 30 / knk@ cdaily.kr